(주)엔젤에스캄

kimswed 2020.11.10 08:01 조회 수 : 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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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만 7년이 걸렸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저희 비누에요.”

 


충북 음성 소재 천연비누 수출업체 엔젤에스캄의 김정숙 대표(68)는 지금의 코로나19 사태가 누구보다 원망스럽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 개발한 자사의 비누가 탁월한 효능을 입증 받아 해외 수요가 이제 막 터져 나오는 순간, 예기치 못한 사태로 수출길이 막혀서다.


“위챗이나 메일을 통해 바이어들과 소통하고는 있지만, 직접 만나 서로의 진정성을 나누는 것만은 못하죠. 특히 신뢰 구축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중국 바이어들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나마 최근 싱가포르로 장당 2000원에 총 1000장 규모의 비누가 초도 선적돼 작은 위안이 됐다. 이번 싱가포르 수출이 막혔던 코로나 장벽을 뚫어줄 것으로 김 대표는 믿는다.

 

내가 필요해 만든 비누, 세계를 누빈다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피부가 약했다. 어머니가 수건으로 때라도 밀어주면 그게 그렇게 아팠다.


“한 다섯 살 때쯤이었던 거 같아요. 엄마가 목욕을 시켜주시는데 너무 아파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나요. 그 이후로 성인이 돼서도 피부가 늘 말썽이었죠.”


시중에서 파는 비누는 모두 김 대표 피부에 맞지 않았다. 늘 트러블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규소’의 효능에 대해 알게 됐다. 그때부터 독학으로 물질화학 등을 공부하고 전문가들에게 귀동냥을 해가며 천연비누 연구에 매진했다. 일본 규소학회의 도움으로 수용성 규소와 규산나트륨 원전을 직접 제조해낼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천연비누 제조에 베이스가 되는 ‘수용성 규소’를 완성해낼 수 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엔젤에스캄의 비누에는 규소뿐 아니라, 몸에 좋다는 천연재료가 한가득 들어있다. 보성 녹차를 비롯해 6년근 인삼, 동충하초, 망고, 페퍼민트, 로즈마리 라벤더, 올리브, 홍화씨, 피마자오일, 달맞이오일, 호호바 오일, 천연지방산 등 10여종의 물질 배합돼 있다. 그 황금조합을 찾는데 7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엔젤에스캄 명품 천연비누. [사진=엔젤에스캄 제공]


김 대표는 “이들 재료를 M통상으로부터 들여오는데, 원자재 값만 비누 1장 당 5000원 가량 된다”며 “하지만 우리는 대량에 들여와 비교적 싸게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물량이 1만 장 이상일 경우, 장당 2000원 선에서 가격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수출된 엔젤에스캄 비누는 현지서 장당 1만 원 내외의 최고급 명품 비누로 판매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고객이 곧 홍보맨… 아낌없는 샘플

 

김 대표는 얼마 전 한 수녀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다. 오랜 기간 천형처럼 앓아온 무좀 때문에 말 못할 고생을 해왔는데 엔젤에스캄 비누를 쓴 뒤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애기 아토피가 없어졌다는 아이 엄마, 아버지 욕창이 사라졌다는 환자 가족, 코기름이 개선됐다는 중국 바이어까지 나서 엔젤에스캄의 홍보맨을 자처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따로 돈 들여 광고를 하거나 홍보에 신경 쓰지 않아요. 그저 될 수 있으면 많은 분들이 우리 제품을 써보실 수 있도록 샘플을 많이 드리려 노력하죠. ‘백문이 불여일용’입니다. 저희 제품 좋다고 아무리 입 아프게 설명해봤자, 한 번 써보시고 직접 느껴보시는 게 좋아요. 그럼 저절로 저희 회사 홍보대사가 되십니다.”


예컨대, 김 대표가 직접 발효해서 비누에 배합하는 황칠나뭇잎의 경우 인삼보다 많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어 비누 사용 시 거품이 많이 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측백나뭇잎에는 발모효과가 탁월하다. 보성녹차는 각질에 좋고, 동충하초에는 코디세핀이라는 천연항생제가 함유돼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효능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바이어를 만나면, 먼저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어요. 그런 뒤 샘플 비누를 건네며, 써보신 뒤 다시 만나자고 합니다. 그럼 십중팔구는 먼저 연락이 와요.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와 함께. 어제의 바이어가, 오늘은 우리 회사 홍보맨이 되는 순간입니다.”

 

엔젤에스캄 연구소 직원이 비누 성분을 분석중이다. [사진=엔젤에스캄 제공]

 

제2의 고향 충북서 재기 발판 마련

 

서울서 나고 자란 김 대표가 충북 음성에 내려와 터를 잡은 건 지난 1995년. 그 몇 해 전 있었던 제14대 대선 당시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 캠프에서 중책을 맡은 뒤였다.
“설상가상 잘나가던 사업체마저 부도가 나 더 이상 서울에 머물 수 있는 상황이 아녔습니다.”


당시 김 대표는 남편과 함께 ‘키친피아’라는 주방기기 제조업체를 수년째 운영하고 있었다. 부평에 대규모 자체 생산라인도 갖춰놓고, 스테인리스 냄비 등을 OEM 방식으로 독일 휘슬러사 등에 납품했다. 국내 대형 백화점에도 자사 브랜드로 입점해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다. 하지만 선거 패배의 후유증은 컸고, 승자의 뒤끝은 작렬했다.


“평소 꽃동네에 관심이 많았어요. 봉사활동 차 여러 번 오가며 유심히 봐왔죠.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면 거기가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김 대표가 제2의 고향으로 충북 음성을 택한 이유다.


음성에 무일푼으로 내려온 김 대표 내외가 처음 시작한 일은 오리 사육이었다. 경험이 일천한 김 대표의 오리 농장이 처음부터 잘 될 리 없었다. 김 대표는 오리가 폐사하면 직접 오리의 배를 갈라 그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려 애썼다. “오리는 대부분 장염으로 죽는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이후로는 사료의 배합과 생육 등에 더욱 신경을 써 폐사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죠. 꼬박 14년을 오리와 함께 했습니다. 서울 깍쟁이가 고생 많았죠.”

 

수출 초년병에 큰 도움을 준 지자체

 

엔젤에스캄이 수출로 눈을 돌린 건 지난해부터다. 7년간의 비누 개발이 끝난 직후였다. 충청북도가 먼저 수출 초년병 김 대표에게 손을 내밀어 줬다. 지난해 ‘충주 해외바이어 초청상담회’를 통해 중국의 북경국방위업국제무역회사와 5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는데, 김 대표는 이 성과를 바로 충북도의 공으로 돌렸다.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제113회 중국 일용백화 상품교역회’에 도내 수출유망기업 10개사와 함께 ‘충북기업관’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충북도와 청주상공회의소의 도움을 받아서 가능했다.


김 대표는 “수출업에 처음 뛰어든 업체로서는 인증이나 번역, 카탈로그 작업 하나하나가 낯설고 힘든 작업일 수 있다”며 “그때마다 충북도와 무역협회의 지원 사업이 큰 힘이 되곤 했다”고 말했다.

 

중국 바이어와 첫 만남의 장이 된 ‘충주무역상담회’ 모습. [사진=엔젤에스캄 제공]

 

비료사업으로 새 아이템 발굴

 

김 대표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차기 사업아이템으로 꼽고 있는 게 있다. 바로 비료다. 25년 전 음성에 터를 잡은 뒤, 우리 농촌의 민낯을 지켜보며 비료야 말로 망가진 우리 땅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1월 규산나트륨이 함유된 유기농비료의 개발을 마치고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친환경비료는 비교적 코로나 등에 따른 경기변동에 민감하지도 않아 안정적이다. 이미 아프리카와 캄보디아, 중국, 러시아 등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도 얻고 있어 수출판로 개척에 파란불이 들어온 상태다.


다만, 비료 제작용 기계장비와 설비, 순수 규소등 유기농비료의 재료 등은 미국과 중국 등지서 전량 수입해야만 한다. 엔젤에스캄은 여기에 소요되는 각종 운영자금 등의 지원을 충북도와 무역협회 등에 요청하고 있다. 이 회사는 천연비누와 친환경비료 등을 통해 올해만 1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화학비료에 찌든 농토의 지력 회복을 위한 유기농 비료도 개발하고 있어요. 제 꿈은 우리 농민들이 유기농 비료를 통해 더 좋은 땅에서 더 많은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저희의 천연비누로 농촌의 물과 농민들의 거친 피부를 살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남은 인생을 농촌 살리기에 바치겠다는 김 대표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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