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 사업의 핵심키워드

kimswed 2021.11.02 07:39 조회 수 : 1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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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역사 속의 중국 10대 상방은 많은 정치경제적 변화를 겪으며 절상(浙商: 저장성 일대 상인), 월상(粵商: 광둥성 일대 상인), 휘상(徽商: 안후이 일대 상인), 진상(晉商: 산시성 일대 상인) 등 4대 상방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4대 상방은 다시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인터넷 및 부동산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다시 월상의 대표 격인 차오상(潮商)과 절상(浙商) 및 민상(闽商)의 3대 상방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첫 번째인 차오상은 광둥성 차오저우(潮州), 지에양(揭阳), 산토우(汕头), 산웨이(汕尾) 지역 상인으로 ‘차오산 상인(潮汕商人)’ 혹은 ‘동방의 유태인’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차오산 상인으로 텐센트의 CEO 마화텅(马化腾), 홍콩 제일갑부인 리자청(李嘉诚)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태국 제일 갑부를 포함한 태국 경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인들 모두 차오산 상인들이다. 
 
차오산 상인들이 비즈니스에 뛰어난 이유는 광둥성 차오저우 및 산토우 등 특수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이 지역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 면은 바다를 향하고 있어 농사를 지을 토지가 많지 않았다. 산림이 아니면 바다인 지형적 특징으로 대부분의 차오산 상인들은 외지로 나가 장사를 통해 가족을 먹여 살렸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차오산 상인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오산 상인들은 용감하고 모험정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능력있는 남자는 집에 머물면 안 된다’, ‘바닥에 잠을 잘지 언정, 반드시 사장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그림] 광둥성 상방 분류 (출처: 바이두)
▲*注: 파란색(광푸상방), 붉은색(커지아 상방), 보라색(차오산 상방)
 
광둥성 지역은 차오산 상방을 선두로 지역에 따라 광푸상방(广府商帮), 커지아상방(客家商帮), 레이저우 상방(雷州商帮) 등 4대 광둥 지역상방을 형성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광둥시장 내 사업 주체가 대략 1300만 개가 있으며 인구 1만 명당 약 1300명이 사장들이다. 2019년 기준 월상의 상장기업수가 618개, 중국 500대 민영기업 중 58개, 중국 500대 기업 중 59개사가 모두 월상이 운영하는 기업들이다. 
 
두 번째, 절상은 중국에서 ‘제일 상방’으로 불리는 지역상인들로 저장성의 연해지역을 배경으로 성장한 상방이다. 절상은 저장성 내 각 지역별로 닝보상방(宁波商帮), 온저우상방(温州商帮), 샤오싱상방(绍兴商帮), 이우상방(义乌商帮)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진다. 
 
대표적인 절상으로 완상그룹(万向集团)의 故루관치우(鲁冠球) 회장, 알리바바 마윈 회장, 와하하 CEO 종칭호우(宗庆后), 중국 선박왕으로 불렸던 故바오위강(包玉刚) 회장 등 전설적인 사업가들이 꼽힌다. 2019년 기준 절상기업 중 468개가 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500대 민영기업 중 96개 사, 중국 500대 기업 중 43개사가 월상기업들이다. 절상의 큰 특징은 현금보유 능력이 기타 상방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현대 중국 산업계에서 절상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푸젠성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민상이다. 민상은 3대 상방 중 가장 겸손한 상방으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세력을 확장시킨 지역상인들이다. 민상은 과거 진상과 휘상의 위치를 대체하며 세력을 키워 온 상방으로 현재 동남아 지역 기업 중 민상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다. 
 
월상과 절상에 비해 기업규모 및 영향력은 떨어지나 현재 동남아 국가들과의 사업 연관성이 꽤 깊다고 볼 수 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170여 국가와 지역에 1000만 명에 가까운 민상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홍목(红木)과 민영병원 등 산업 생태계에서 80% 이상 민상들이 독점하고 있을 정도로 특정한 산업영역에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규모를 확장하고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방이다. 
 
차오산 상인과 마찬가지로 민상도 사업의 당위성을 어릴 때부터 자식교육 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중국인들의 민상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의 상반된 의견으로 나누어진다. 
 
민상은 기타 상방 대비 지명도는 떨어지나 응집력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한 사람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면 함께 비즈니스를 키워 나가는 이른바, ‘빠오투완 경영(抱团经营)’ 모델로 유명하다. 혼자보다 함께 해야 비즈니스 규모도 커지고 수익도 커진다고 그들은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화교로 샹그릴라 호텔 등 여러 호텔 체인을 운영 중인 곽씨그룹(郭氏集團)의 회장인 로버트 콱(郭鹤年), 중국 자동차 유리대왕으로 알려진 유리공업그룹 회장인 차오더왕(曹德旺), 필리핀의 대형 쇼핑몰 SM(Shoe Mart) 창업주인 SM프라임 故헨리 시(施至成) 회장,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 부회장이자 부동산 기업 스마오(世茂)그룹 쉬롱마오(许荣茂) 회장 등이 대표적인 민상으로 꼽힌다. 
 
[사진] 중국 4대 지역상방 잡지 커뮤니티(출처: 바이두)
 
중국의 지역상방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중국 시장을 넘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동남아 화교 대부분은 본토 지역상방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사업과 파트너를 물색한다. 그것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의 내재화를 통해 지속적인 부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중국 지역상방은 각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지역상방의 위쳇 단체방, 지역상방 잡지, 지역상방의 금융권(예: 절상은행, 월상 투자운용사) 등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를 통해 그들의 정보와 사업모델을 공유한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중국사업 파트너는 어떤 지역상방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한다. 14억 중국시장의 파트너가 아니라 좀 더 좁혀서 타깃팅 된 중국 지역시장 파트너로서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중국 및 동남아 사업의 주인공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서 우리의 장점과 역할을 부각시켜야 한다. 중국 지역상방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거기서 우리기업 스스로 존재감을 알릴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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