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업 세계로 날다] 두드림

kimswed 2020.08.11 08:48 조회 수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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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황금누에 화장품 세계시장을 누비다

 

소치. 러시아 남부에 있는 휴양 도시다. 흑해에 면해 있고 황화 수소천과 온천, 해수욕장이 있는 이곳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도 유명하다.


2017년 이 도시의 한 회의장에 20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러시아 굴지의 화장품 유통업체 아르뜨라이프가 개최한 행사 때문이었다. 러시아 내 대리점은 물론 옛 소련(CIS) 지역의 대리점 관계자들도 참가했다.

 

이날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초대받은 기업인이 있었다. (주)두드림의 신용식 사장(59).


그는 한국의 대형 화장품업체 대표가 아닌, 신생 화장품업체 사장이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두드림은 2014년 창업한 스타트업이었다. 당시 소치 행사 때는 창업한지 불과 3년 됐을 뿐이다.

 

그에게 2000여 명의 대리점 관계자들 앞에서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뿐만 아니라 기수가 태극기를 들고 단상을 한 바퀴 돌기도 했다. 도대체 두드림이 어떤 회사이기에 이런 환대를 받은 것일까.

 

 

두드림에서 개발한 황금누에 화장품들 위로 두드림이 체결한 수출계약 MOU 문서들과 신용식 대표가 지난해 무역의 날 받은 표창장이 보인다.

 

 

충북대와 협업해 창업, 제품화


H화장품 등 화장품 업계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신 사장은 2014년 1월 두드림을 창업했다. 고향이 청주인 그는 이런저런 인연으로 충북대학교와 연결됐다. 창업 직후인 2월 충북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드림의 본사와 공장을 청주에 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수도권 사무소를 두고 있다.


신 사장은 “전통 육종방식으로 생산된 황금누에는 충북대 누에산업RIS사업단과 공동개발해 생산되는 100% 천연소재로 독특한 골드 색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육종방식이란 금색 고치를 만드는 누에끼리 여러 번 번갈아 교배하여 황금색 누에고치를 생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두드림은 천연의 황금누에에서 추출한 골드 세리신과 확장세포배양액을 적용하여 피부 미백, 피부노화 예방 및 주름 개선 등에 효능을 가진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황금누에에 함유된 골드 세리신은 피브로인 75%와 세리신 25%로 구성된 복합 단백질 원료로 NMF(천연보습인자)와 유사해 피부친화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면 황금누에의 세리신과 일반 세리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신 사장은 “우선 아미노산 함량이 다르다”며 “황금누에는 일반누에보다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다”고 말했다. 피부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케라틴 등 다양한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미노산이 피부에 흡수되면 섬유아세포(콜라겐의 엄마 세포)를 활성화시켜 피부단백질을 많이 만들어줌으로써 피부를 ‘탄탄하고 탱탱하게’ 가꾸어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백효과도 좋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에 따르면 누에는 예로부터 귀하고 활용도가 높은 벌레로 여겨졌다. 동양에서는 누에를 하늘의 벌레라 부르며 ‘잠(蠶)’을 표기할 때 ‘하늘 천(天)’ 아래에 ‘벌레 충(蟲)’을 써서 표기했다.

 

누에는 청결과 안정이 필요한 벌레여서 시끄러운 소리, 불결한 사람, 연기나 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 누에를 키우는 환경은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농약을 살포한 뽕잎을 먹게 되면 몸이 오그라들며 죽게 될 정도다.

 

이런 누에가 최근에는 기능성 식품, 성인병 치료제, 당뇨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활용되고 있다.


신 사장은 “과거에 누에고치는 실크 섬유를 만드는 데에만 사용됐는데, 섬유산업의 해외 이전으로 국내 수요가 줄어들자 비로소 타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 등지의 섬유업체들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로 떠나자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의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누에는 보은·옥천·충주 등 충북과 전북 일원에서 키워지는데 이들 잠사농가들의 새로운 수요처 확보도 문제였다. 두드림이 충북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사업화에 나선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황금누에는 과거 자연환경에서도 존재했으며 일명 ‘천종’이라 불리는데 정부에서는 한국농업진흥청을 중심으로 황금누에고치의 대량 보급을 위한 연구개발을 했다.

 

그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충북대학교에 RIS사업단을 설치해 황금누에의 사업화연구를 적극 추진했으며 그 결과 국제 화장품 원료집에 세리신(Sericin)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천연소재를 이용한 피부 ‘모델링팩’용 화장료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가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두드림의 화장품은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여러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개최된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에서 홍콩 바이어와 40만 달러에 달하는 거래 MOU를 체결한 기념으로 찍었다. 오른쪽이 신용식 (주)두드림 대표. [사진=두드림 제공]

 

 

충북도 주관 시장개척단에 참여


신 사장은 그동안 수십 차례 해외전시회와 시장개척단에 참가했다. 주로 충청북도와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가 주관한 행사였다.

 

이런 지방자치단체와 무역유관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마케팅 행사에 참가하면 다양한 이점이 있다. 부스임차료, 통번역 비용 등의 지원은 물론 숙박이나 항공 예약, 샘플운송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사전 섭외를 통해 진성 바이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그동안 시장개척을 위해 방문한 곳은 러시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다.


하지만 수출길을 뚫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우선 가격대가 비싸다보니 바이어들이 쉽게 구매하지 않았다.

 

이 회사 제품의 가격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고가로 평가된다. 이머징마켓의 소비자들이 사기엔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두드림 제품은 크게 마스크팩과 앰플, 크림 등 다양한 기초 제품들이 있다.


결국 바이어나 소비자로부터 직접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고 판단하고 전시장에서 ‘한 번 써보고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거들떠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장에선 수십 수백 개 화장품업체들이 모두 샘플을 뿌리며 ‘한 번 써보라’고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장품은 주로 얼굴에 사용하는 것이어서 자칫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아직 이름도 알려지지 않는 신생기업 제품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샘플을 받는다고 바로 써보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몇 달 뒤에야 뚜껑을 여는 일이 많다. 이런 곡절을 거친 뒤 비로소 한두 달 써본 고객들이 뭔가 좋다는 것을 느낄 때 주문을 하게 된다. 두드림은 이런 식으로 한 곳 두 곳 거래처를 늘려갔다.

 

신 사장은 “일단 테스트를 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소치에 초대를 받은 것도 이런 테스트를 거쳐 두드림 제품을 인정받은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아시아 시장에선 황금색을 싫어하는 민족이 거의 없다. 황금색 누에고치를 보면 ‘어떻게 이런게 나올 수 있느냐’며 신기해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등에도 적극 참가해 국내외 바이어들과 상담을 벌였다.

 

 

러시아 바이어와 상담을 진행 중인 신용식 두드림 대표(오른쪽 두 번째). [사진=두드림 제공]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숨가쁜 행보


2014년 1월 두드림을 창업한 뒤 곧바로 충북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해 벤처기업 인증을 취득했고 핵심원료 개발 및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2016년엔 완제품 라인업을 갖췄고 해외수출 기반을 조성했다. 그러는 사이 국내 특허를 3건 출원했고 아울러 ISO 9001, ISO14001 인증도 획득했다.


2017년엔 러시아의 아르뜨라이프에 황금누에 시리즈 납품 계약을 맺었다. 동남아와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선 것도 이 즈음이다. 국내외 유통 및 판매망도 구축했다.


2018년엔 캄보디아 및 중국 상하이 기업과 현지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듬해인 2019년엔 충북도의 모스크바 및 몽골 수출사절단을 통해 러시아 유통망 확대에 성공했으며 같은 해 충북도의 캄보디아.미얀마 수출상담회를 통해 캄보디아에서도 유통망을 늘렸다. 또 2018년과 2019년 연속 충북우수상품전에 참가해 베트남 수출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러시아에서 황금누에 신규 브랜드로 홈쇼핑 제품을 런칭할 예정이다. 수출시장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드림’의 의미와 세포과학의 개척자


그가 지은 사명 두드림(DoDream)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영어 문자 그대로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둘째, 우리말 발음의 ‘두드린다’는 의미다. 화장품은 바르는 게 아니라 가볍게 얼굴에 두드려서 사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셋째, 성경적으로 ‘두드려라. 그러면 열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보다 젊어 보이고(안티에이징), 아름답게 보이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 속에 피부과학에 기초한 새로운 화장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드림에서도 피부과학에 기초해 얼굴피부 개선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는 신물질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프리미엄급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세포과학의 개척자(Pioneer Of Cell Science)라는 모토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이를 기본 축으로 고객, 협력파트너의 관점에서 노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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