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하자 ‘동아시아 국제분업구조

kimswed 2019.02.23 05:50 조회 수 :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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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국제분업구조(GVCs)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동아시아 각국이 독립된 경제체제라기보다는 가치사슬로 엮어진 한 몸이라는 뜻이다. 결국 한 곳에서 꼬이면 다른 곳도 꼬인다. 이 분업구조는 통상 중국을 가운데로 둔다. 중국은 한국·대만에 적자는 보는 대신에 역외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흑자를 낸다. 반면에 한국은 중국에게 흑자를, 일본에 적자다. 일본은 한국·대만에 흑자를 보고, 중국에 적자를 본다. 대만은 중국에 흑자, 일본에 적자를 본다.


특별히 누가 잘나고 못난 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가진 경제의 구조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이 구조가 잘 적용되면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어, 경제 발전을 이룬다. 그런데 반대로 이 구조가 깨지면 결국 가치사슬에 있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공동파산’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발 미국의 무역전쟁이 이제 본격적으로 이 가치사슬에 무리를 주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지금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가치사슬의 붕괴다.


우선 옆 나라 일본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은 최근 4개월 연속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올 1월 대 중국 수출이 작년 1월과 비교해 17% 넘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1월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4% 줄어든 5조5742억 엔(약 56조4839억 원)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입은 0.6% 줄어든 6조9895억 엔(약 70조7903억 원)에 머물렀다.


원인은 중국이다. 중국에 수출되던 전기회로 등 전기기기(-38.9%)와 반도체 장비(-24.8%)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서는 무역전쟁보다는 춘제 연휴 등을 배경으로 꼽고 있지만 실제로 앞으로 상황은 더 녹록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도미노’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올 1월 수출은 –5.9%를 기록했고, 수입도 –1.7%를 기록했다. 원인은 대 중국 수출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수출증가율이 무려 –19.2%를 기록했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35.3%다. 중화권 수출에 무언가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반면에 미국으로는 수출이 20.3% 늘었고, 수입도 7.1% 늘었다. 결국 풍선의 바람이 중국에서 빠지고, 미국에서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불안한 징조다. 지난해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였고, 미국은 12.1%였다. 홍콩까지 합치면 중화권 비중은 34.4%에 이른다. 중국, 홍콩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경제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나 언론이 미중 무역전쟁을 보는 시각은 지극히 편협하다. 심지어는 누가 이기기를 바란다면서 응원을 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반도체 등 전자제품이나 철강·화학제품에서 시작된 대중국 수출 문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백색가전을 시작으로 영상분야 등으로 밀려온 중국발 쓰나미를 이미 경험했다.


문제는 앞으로 무엇에서 답을 찾을 건가다. 얼마 전 필자는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특강을 했다. 제목이 ‘aT(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가 한국 미래 먹거리의 키워드를 갖고 있다’였다. 강의를 듣는 사람을 위로하는 소리가 아니다. 필자는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강의를 했다. 최근 한 시사잡지가 표지에 짐 로저스로 내세우고 제목을 ‘한반도 블루오션은 관광과 농업’이라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물론 이 기사는 북한을 중심으로 쓴 기사지만 어떻든 키워드는 필자의 생각과 같았다.


그럼 왜 aT가 우리 미래라고 했을까. 우선 급속히 늘어나는 중국 하이엔드 소비층을 소개했다. 중국 중산층은 2015년 1억900만 명에서 2030년 4억9000만 명으로 증가한다. 필자가 베이징에 살 때 불법 택시를 운전하던 베이징 아저씨들이 지금은 수십 억 원대 자산가로 변모했다. 이런 사람들이 과거처럼 저렴한 먹거리를 찾지 않는다. 크루즈 여행을 다니고, 명품을 찾는 등 돈을 아끼지 않는다. 당연히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인구는 늘어난다. 더 중요한 것은 약재들이다. 필자는 중국을 수없이 다녔지만 안전하고, 기운 좋은 땅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그래선지 중국 약국에서 산 감기약 등이 신통하게 낫는 경험을 별로 해보지 못했다. 이런 중국인들에게 한약재는 엄청 소중하다. 그런데 우리 땅에는 십여 년째 농사를 짓지 않아, 농약 기운도 빠지고, 영양분도 좋은 땅이 엄청나게 많다.


이런 곳에서 한약재 생산과 함께 스토리텔링까지 할 수 있다면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데 충분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농어촌공사 등과 협업을 통해 생산기반을 만들면 어떨까. 종자관리, 생산, 유통, 마케팅은 4차산업혁명을 도입하고, 중국에서는 식품은 허마셴셩, 제약은 동인당이나 천사력 같은 회사를 찾으면 된다. 물론 aT는 한국 생산을 총괄하고, 중국 현지 판매망 마케팅을 추진하면 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우선 창업농을 키우고, 귀농이나 은퇴자에게 매우 유효한 정책으로 자리할 수 있다. 이런 정책이 시행되면 지금 공동화로 고통을 겪는 낙후 농촌을 부흥시킬 수도 있다. 또 수익이 지자체나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간다.


결과적으로 이런 정책이 성공하면 네덜란드나 덴마크 등 북유럽 농업 성공 모델을 우리나라에도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창완

서남해안도시개발  투자유치본부 상무. ㈜한양 등이 추진하는 솔라시도 프로젝트의 홍보, 스마트시티 저널,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관광 투자유치,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문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중국여행지 50 등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changw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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