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컴퍼니

kimswed 2019.03.14 05:31 조회 수 :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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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청결제, 창업부터 수출까지 고군분투기

 

㈜엑스컴퍼니_맹수연 대표

남성 청결제

 

 나는 ‘재클린’이라는 남성 청결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내가 남성 청결제를 만들고 또 그 회사의 대표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다소 놀라운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특히 이런 시선은 남자들이 더하다. 내가 아직 젊은 여성인 탓이다.
 사실 남성 청결제는 아직 남성들에게조차 생소한 제품이다. 따라서 판매에 주력하기보다는 제품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했다. 해외시장 진출은 먼 과제였다.
 그런데 제품 출시 1년도 안되어 예상보다 빠르게 올리브영 입점 제안이 오고, 올해 초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1,000%가 넘는 성과를 달성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재클린’을 가지고 해외시장을 공략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생소한 남성 청결제,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

 뷰티 제품으로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해외진출 조건 역시 국내 드럭스토어 1위인 ‘올리브영’ 입점과 단 기간내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여성 청결제의 경우 이미 오래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고, 일반 소비자에게도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지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남성 청결제는 달랐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다. 시장조사를 통해 그나마 기존의 남성 청결제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중년 남성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웬만해서는 자신이 사용하던 제품을 다른 회사로 잘 바꾸려 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 회사는 중년남성보다 젊은 20~30대 남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제로 ‘와디즈(Wadiz)’를 통해 젊은 남성들에게 제품이 팔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터였다. 와디즈는 펀딩을 통해 세상에 없던 제품을 개발해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국내 회원수 1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와디즈에서 남성 청결제를 개발하겠다고 알린 것은 내가 최초였다. 1차로 596명의 펀딩 투자자를 받았고, 2차 앵콜 펀딩으로는 381명의 투자자를 받았다. 이들 중 남성 회원들이 70%를 차지했다.

 

남성 청결제 인식 개선 위한 적극적 마케팅

 펀딩을 통해 제품에 대한 남성들의 1차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실제 판매로 연결될 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기에는 일렀다. 남성 청결제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바디샤워처럼 일상 생활에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했다.
 운이 좋게도 파우치 형태의 ‘재클린’을 개발한 후, 국내 드럭스토어 1위인 올리브영에서 먼저 입점 제안이 왔다. 진열 조건도 좋았다. 가장 트렌디한 강남본점 플래그십 매장에 최상단 매대를 제공받았다.
 남성 특화 매장의 컨셉과 남성 청결제 ‘재클린’의 타겟이 잘 맞아 떨어졌다.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재클린을 홍보하는 판매 문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젊은 남성 뿐 아니라 커플층을 공략하기 위해 ‘오빠, 이거 쓸꺼지?’라는 일상적인 멘트를 홍보 카피로 선보였다. 젊은 남성 뿐 아니라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여자들을 겨냥한 거였다. 군인인 남자친구를 위한 ‘고무신 이벤트’와 아버지나 남자 형제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온가족 선물세트용으로도 선보였다.
 국내 남성 청결제 시장에서 출시 1년여 만에 이렇게 빠른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것은 재클린이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제 국내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으니 해외진출 성공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한류 열풍으로 K-POP에 이어 K-BEAUTY가 대세가 되면서 한국에서 인기있는 화장품이라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중국시장 진출 브랜딩 현지화 필요

 당시 사업에 있어서 초보였을 뿐 아니라 수출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다른 뷰티 브랜드의 대표님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 대부분의 대표님들은 ‘직접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려주셨다. 우리 역시도 국내의 수출 총판사를 구해 해외진출을 하기에는 좋은 협력사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다행히도 7년간 친하게 지내던 중국인 친구가 베이징에서 무역관련 회사를 설립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중국으로 가서 친구에게 우리의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제 사업 파트너가 된 중국인 친구는 세세하게 미팅 일정을 잡고 ‘중국에서 브랜드를 키우는 방법’부터 ‘바이어 미팅’까지 많은 정보를 주고 배울 수 있게 도와 주었다.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은 거센 편이었다. 한국 브랜드는 아예 유통 자체가 힘들어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중국 브랜드화 시키는 현지 브랜딩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규모 있고 좋은 바이어를 하나만 잡아도 원하는 수출 물량을 채울 수 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가는 온라인 시장도 놓치면 안된다는 조언을 받았다.
우선 타오바오와 같은 몰에 정식 매장을 개설하여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가령 타오바오에서 녹차 마스크팩이 1위라면, 그 대답은 간단했다. 1위라서 1위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이미 검증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한다는 얘기였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로켓배송’과 같은 서비스도 중국에 늘어나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했다. 빠른 배송은 한국만의 특징일 줄 알았는데 중국처럼 큰 대륙에서 1일 배송이 가능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 말을 듣고 중국 시내로 나가 직접 관찰해보기로 했다. 우선 우리나라처럼 화장품 강국인 일본의 한 뷰티 브랜드가 중국에 정착한 케이스를 살펴보았다. ‘Designed by Japan'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고는 브랜드명부터 가격까지 모두 중국 현지화가 된 브랜드였다. 중국에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중국 빅바이어에게 6,000개 샘플

 걱정과 두려움 등 중국 진출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의 도움으로 중국의 잘 알려진 뷰티협회 회장과 미팅을 진행할 기회를 얻었다.
 그 분은 뷰티 제품들을 B2B, B2C로 구매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5,000여 개의 중국 내 제휴 매장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분이었다. 잘 팔리는 제품은 한 달 매출만 400~500억 원 규모라고 했다. 한국어는 전혀 못하셨지만, 만나자마자 본인의 가방을 열며 ‘화장품은 한국 제품들만 직구로 구매해서 쓴다’면서 환하게 웃으셨다.
 하지만 그 동안 한국 화장품 업체들과 거래하면서 납품 기일을 어기고 잠적한다든지 하는 여러 문제들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파트너와의 관계가 아니었으면 한국 회사와 미팅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파트너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뷰티협회 회장은 남성 청결제 ‘재클린’의 컨셉과 제품력이 좋다고 칭찬을 한참 하셨다. 실제로 중국에서도 남성 청결제는 2~3년 전 붐이었다고 한다. 회장은 그 자리에서 한 컨테이너 물량의 샘플을 요청하시고는 미팅을 끝냈다. 얼떨떨한 와중에 한 컨테이너 분량이면 제품 6,000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세한 거래조건은 추후에 따로 논의하겠다고 정리를 해 주었다.
빅바이어인 중국 뷰티협회 회장과의 미팅 후, 한국으로 돌아온 파트너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파트너는 다른 사업 진행 건으로 바빠서 진행이 더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재촉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파트너 확보
 지금 생각해보면 사업 파트너가 오랜 친구라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먼저 파트너가 중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중국 유통 시장의 구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고 몇백 개 업체나 되는 상세 자료를 제공받기도 했다. 지난 여름에는 그 친구의 재정적인 도움으로 베이징 뷰티 박람회에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바이어들의 문의도 많았고,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파트너가 오랜 친구였기 때문에 전적으로 그를 신뢰했고 덕분에 중국시장 진출에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역시 무역 일은 처음이었기에 원활한 진행은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파트너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일에 집중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중국에서 얻은 귀중한 정보와 여러 기회들은 실질적인 수출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도 시원하게 성사된 수출 건은 없지만, 우리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을 시도하는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바이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있어 샘플을 보낸 상태이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등에 벤더사를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바이어들의 요청을 받아보며 해외 각국의 현지 스타일도 익히게 되었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한 준비들도 하게 되었다.

 

수출 시도 6개월째, 더 나은 길 찾고 싶어
 사실, 아직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써부터 큰 물량의 수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빠른 길보다는 지속적일 수 있는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무역협회가 제공하는 해외 전시회 파견 등의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화장품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먼저 더 이상 한류붐을 탄 스타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 브랜드가 중국 내에서 인기 있는 것은 맞지만 사드와 같은 악재로 인해 한국 제품이기 때문에 중국 내 유통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을 중국 현지화시킬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례로, 한국의 한방 화장품을 중국내에서 그대로 가져가면 바이어들은 ‘한방’이라는 말 때문에 제품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대신 ‘중의’라는 말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인들이 빨간색을 좋아할거라 생각하고 제품 용기를 빨간색으로 하는 단순한 접근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중국인들 역시 한국인들 못지 않게 취향이 고급스러우며 안목이 높아졌다.
 앞으로 나의 바람은 동종업계 업체들 간에 서로 수출 경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마련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가 무역초보에게는 어두컴컴한 무역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환한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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