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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수출까지 인내의 시간

쎄븐펜_이승환 대표

옷걸이

 

 

20여년 간 건설회사의 해외 플랜트 업무를 해왔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서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자진해서 퇴사를 결심한 것은 오랫동안 결심해온 창업에 뛰어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창업이란 말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단어이지만, 누구나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홀로 시작하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도많았고 주저함도 있었지만 지난 2015년 회사라는 조직을 벗어나 마침내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창업을 시작해 첫 수출까지 지난 시간 동안 고군분투하며 얻게 된 몇 가지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일상생활용품도 아이디어 통해 재탄생
저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며 수출을 시작한 게 아니라 창업을 통해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수출 아이템은 바로 빨래집게와 옷걸이입니다. 두 제품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저는 거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일상의 흔한 제품들도 고정관념을 탈피해 바라보면 차별화된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일 수 있고, 잘 팔리는 상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트렌드를 접목시킨다거나 새로운 작동 방식을 고민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저만의 아이디어를 기록해왔습니다.
제가 기획해 만든 윙(Wing) 옷걸이는 공간 수납 활용에 탁월한 옷걸이입니다. 기존의 고정적인 모양의 옷걸이 대신 평면 접이식 회전구조를 적용해서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서 보관해 부피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옷걸이 상하부에 고리 수납 및 바지 고리를 달았고 행거수납을 위해 양 날개에는 10개의 원형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옷걸이에 비해 수납 효율을 10배 늘릴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미끄럼 방지 기능, 10kg의 하중을 견디는 튼튼함 등 디테일과 기능성도 보강했습니다. 옷걸이의 컬러 역시 하나 하나 신중을 기해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디어만으로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해 개발하고 보완하여 마침내 상품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색상을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제품 색상을 선정할 때 화이트도 여러 가지의 톤과 색상이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즉 저에게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제품화하는 과정이 새로운 도전이자 넘어야 하는 벽이었습니다. 제품의 기능 보강과 디테일, 색상 선정까지 마무리 지었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적용한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외면하면 그것은 제품으로서 의미를 잃게 됩니다.

 

포기하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사실, 간편 접이식 윙옷걸이를 만들기 전 제가 개발했던 것은 바로 빨래집게 였습니다. 정확히 핀치(Pinch-it) 멀티 행거와 멀티 클립입니다. 멀티 클립은 빨래집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시중에서 사용되는 빨래집게 대신 하나의 형태로 된 새로운 작동 방식의 제품을 개발했고, 그것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기획했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하니 아쉽고 서운했습니다. 결국 저는

 

 "저에게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제품화하는 과정이 새로운 도전이자 넘어야 하는 벽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적용한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외면하면
그것은 제품으로서 의미를 잃게 됩니다."

 

포기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어려움들을 감내하고 이겨내는 것 또한 창업과 사업화를 위한 과정이며, 제 자신이 단단해져 가는 배움의 시간이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견디기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좋지 않았을 때 왜 내가 만든 제품을 소비자들이 인정해주지 않는지에 대한 억울함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빨래집게를 포기함으로써 또 다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고의 과정을 거쳐 제품을 양산한 후 시장에 내놓을 단계가 되었음에도, 눈앞에 닥친 유통이나 판매는 또 다른 벽이었습니다. 그러나제가 만든 제품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마땅히 극복해야 할 또 다른 관문이었기에 협력사를 얻기 위해 정보를 얻으러 다녔고 마침내 무역협회 수출전문위원님의 도움과 컨설팅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습니다.

 

첫 수출 준비하며 기다림과 인내를 배우다
사실, 저는 해외 플랜트 관련 일을 하며 해외에서 근무도 해보았지만 수출과 무역에 대한 경험은 거의 전무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출상담회나 여러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역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갔습니다. 바이어들을 만나고 상담을 진행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의 과정 및 방법 등을 알아가고 무역 실무에 대한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갔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배워갈수록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의 높은 벽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함을 재차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 여러 지자체의 지원사업과 수출상담회 및 관련 교육과정 등에 지속적으로 참가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연결된 여러 해외업체와 바이어들에게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메일을 보내고 샘플을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막상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염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홀로 창업한 후 무역 실무를 접하면서 낯선 수출 관련 무역용어에 대한 이해 부족과 바이어와의 소통에서 발생한 많은 실수는 저 자신의 준비 부족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실패를 통해 배워나간다는 자세로 포기하지 않고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가운데 마침내 해외 바이어로부터 첫 메일이 왔습니다.
첫 메일을 시작으로 저는 5개월 동안 그 바이어와 교신을 진행했고 마침내 브라질 바이어로부터 초도 물량에 대한 오더가 들어왔습니다. 창업 후 처음으로 수출에 대한 계약이 성사되고 선금이 입금되었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수출의 끝까지 도와준 KITA 수출전문위원
그러나 거래가 성사되었다고 해도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당 바이어에 대한 초도 수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또 여러 가지 과정과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생소한 무역용어를 익히고 바이어의 요청에 대해서는 수출전문위원님의 조언과 컨설팅을 받으며 진행한 결과 드디어 첫 수출 물량을 컨테이너에 실어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잔금을 받기 전 선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바이어에게 잔금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해당 바이어로부터 회신이 늦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잔금 입금이 지연되었던 그 때 초조해하던 저는 그제서야 수출에 대한 리스크를 인지함과 동시에 수출 조건에 대해서 사전에 세심히 챙기지 못했음에 또 한번 자책했습니다. 이후 바이어로부터 브라질 현지 경제 상황상 갑작스레 환율이 급등하여 잔금 지불을 일정기간 유예해 달라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론 안도감과 함께 또 다른 고민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비록 수출이라는 첫 단추가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되었으나 그 과정에서의 배움도 향후에 수출 업무와 바이어 대응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교신에서 선적에 이르기까지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바이어로부터 대금지연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잔금을 수령하였습니다.
혼자 힘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해외에 첫 수출하였던 것은 제 인생에 있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큰 배움의 과정이자 해외시장에 대한 의욕과 더 큰 도전을 위한 시작일 것으로 믿습니다. 그 시작과 끝의 과정에서 진심으로 조언해 주시고 해결방법과 대안을 고민해 주신 KITA 수출전문위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달드립니다.

 

 

제품도 중요하지만 관계와 팀워크 등 네트워크 중요
작은 시작이었지만, 해외 수출과 무역이라는 것이 긴 인고의 시간 속에서 바이어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저의 아이디어로 만든 윙옷걸이가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으로 각광받을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해외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나가볼 예정입니다. 윙옷걸이 3종과 업그레이드된 2종의 옷걸이를 들고 북미와 유럽시장을 개척해 나갈 예정입니다.
제가 창업하시는 분께 드리고 싶은 조언이라면 혁신적인 제품도 중요하지만 무역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관계와 팀워크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파트너사를 만나고, 유통 등 협력업체를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 자신의 이익을 먼저 내세우기 보다는 협력업체나 파트너사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과 윈윈 전략으로 일에 임하면 언젠가 그것을 돌려받을 때가 반드시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윙옷걸이와 함께하는 저를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저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좁은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는 글로벌한 인재로 성장하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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