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등 서비스 확대 주력해야

kimswed 2020.01.30 08:49 조회 수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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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인타운인 왕징이 위치하고, 한국기업의 사무실이 가장 많은 지역은 차오양취다. 주중한국대사관도 이곳에 있다. 그런데 올해 신년하례식에 한국기업을 부르지 않았다. 아직 사드의 냉기가 가시지 않은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도 중국의 탈 사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올해 상반기 중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중국의 사드 제재의 가장 상징적인 두 가지 조치도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국행 전세기 취항과 크루즈의 한국 기항이 바로 그 두 가지다.


그러나 위 두 가지 조치 해제가 실행된다고 할지라도 사드 전후의 한중 교류는 차원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우선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계가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중 갈등에서 한국을 우방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 때문에 한국에 문을 여는 것일 뿐, 완전하게 마음을 열었다는 느낌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보다 영향력이 큰 중거리 미사일 협정(INF)이 대두될 경우 중국은 더 강한 자세로 한국을 경계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에 미국이 주도하는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될 경우 전면전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포스트 사드 시대의 한중관계는 당연히 살얼음판을 걷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는 한자성어 ‘여리박빙(如履薄氷)’이다. 또 한국의 대중국 산업 패러다임 자체도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된 가장 큰 배경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지난 3년간 중국 정부의 한국 문화산업 금수 조치(한한령·限韓令)로 중국인들이 한국 문화, 즉 한류를 접할 기회가 확연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한류는 90년대 후반에 큰 인기를 끈 ‘사랑이 뭐길래’를 시작으로 ‘질투’, ‘목욕탕집 남자들’, ‘대장금’, ‘별에서 온 그대’까지 빅히트작이 나오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을 확대했다. 여기에 아이돌 그룹들도 큰 몫을 하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탄탄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2016년 상반기(2월~4월)에 방송된 ‘태양의 후예’ 이후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는 사라졌다. 물론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는 적지 않지만, 이전처럼 대중 매체까지 장악하면서 이름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노출이 사라지면서 한국 연예인의 지명도는 낮아지고, 광고 모델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화장품이나 휴대전화, 자동차 등 진출 산업에서의 영향력도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대중국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이 급속히 축소되는 현상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에 대해 섣부른 예단은 위험 =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중국 교류의 패러다임을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정리하는 것이다. 사드 이후 대중국 교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의 관심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와 인도 등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그런데 이 흐름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를 자문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27일 중국 전문가 모임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정기세미나에는 김나영 <블룸버그통신> 한국지사장이 ‘중국 채권의 국제화’란 주제로 발표했다. 김 지사장은 발표의 서두에 이렇게 말했다. “최근 한국 금융시장의 관심은 70~80%가 베트남이나 미얀마, 인도로 쏠리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홍콩이나 미국 쪽의 주된 관심 지역은 여전히 중국입니다. 이 편차의 원인이 무엇인지, 한국의 입장이 정확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상황은 맞다. 1만여 명의 대학 동문들이 모인 모임에서 필자는 중국 분과의 분과장을 맡고 있다. 사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출범할 때는 100여 명이 모여서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런데 사드 이후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 1년 후에는 일단 개점휴업하기로 해서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베트남이나 동남아에 관심이 있는 그룹들이 개설되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기업이나 금융사의 관심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과연 중국은 이미 성장이나 진출의 기회가 사라진 시장일까. 한화생명은 2012년 12월 900억 원을 투입해 저장성 항저우에서 국제무역그룹과 합작으로 ‘중한인수’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COO와 스텝 1명을 제외하고 영업관리자, 재무관리자 등 392명은 현지 인력이다. 중국 정부가 이후 외자 생보사 설립 허가를 내주지 않아, 지분 가치는 상당히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3500명 정도의 설계사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저장성 내 17개 외자 보험사 중 조직 규모 1위를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일본 생보사들은 중국 진출을 신청하고 있음에도 추가적인 허가가 나올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그런데 한화생명의 주된 투자 관심은 중국보다는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주변 지역으로 조직을 확대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중국에서 영업 중인 생보사는 중한인수 등 2곳, 손보는 4곳, 재보는 1곳 등이다.


미래 가치가 높은 관광 등 서비스업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우선 중국으로 가는 여행객의 절반 이상이 항공권과 숙박을 예약하는 쉐청(www.ctrip.com)에는 아직도 한국 메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 여행사의 홈페이지 여행사이트의 메뉴에 있는 해외여행에는 홍콩·마카오·대만(香港·澳门·台湾), 일본·몽골(日本 蒙古), 동남아·남아시아(东南亚·南亚), 유럽(欧洲), 미주(美洲), 오세아니아·중동·아프리카(澳新南太·中东非) 등 6개뿐이다. 물론 크루즈에도 한국은 없다. 그나마 메인 메뉴에는 없지만, 한국 비자 업무가 살아있는 게 감사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 비자 발급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서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자유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의미 있는 해외여행지다. 특히 한국의 먹거리나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많다. 베이징, 칭다오, 닝보 등에서 사업을 하는 한 CEO는 이렇게 말했다. “칭다오에 사는 친구들은 한국이 너무 친숙하다. 주말을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면, 화장품 등은 물론이고 휴지까지 사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으로 갈 때 개인적으로 무역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팩을 가져가면 항공료가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을 찾는 지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중간 교역을 할 수 있는 서비스분야는 많은 잠재력이 있다. 특히 e스포츠나 출판,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두 나라가 움직일 가능성은 무궁하다. 중국은 사회주의를 고수할 수밖에 없기에 상대적으로 문화 상품의 응용 능력에서 한국은 지속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창완

중국 전문 컨설턴트. ‘달콤한 중국’ 등 14권의 중국 관련서 출간. 기자, 교수, 전문 공무원, 기업 투자유치 담당 상무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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