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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운전하기

그렇게 몇 나라 가보질 못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오래 눌러 앉아 있었던 곳에서는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몽골이나 베트남 같은 곳에서는 한국인이라면 의례 운전실력을 인정 받아 우리 나라 면허증을 제시하면 별 어려움 없이 그 나라 면허증을 교부 받을 수 있는 데 반하여 사우디 같은 곳에서는 시험을 봐야 했다. 물론 단 번에 땄다. 그런데 우여곡절이 좀 있었다. 실기시험은 그야 말로 이었는데, 필기 시험이 무진장 어려웠다. 어렵다기보다도 그런 건 몰라도 운전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문제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차를 운전하는 데에는 엔진을 뒤집어 까봐야 볼 수나 있는 실린더 블록이나 크랭크 축같은 것은 정말 몰라도 되는 것들이다. 그러데 사우디 면허시험 교관들은 구술시험으로 이게 뭐냐 저게 뭐냐 하면서 자동차 부속을 직접 손으로 짚어가며 물어본다. 그 때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그 문제는 틀린 거다. 나도 당연히 실린더 블록이나 크랭크 축같은 건 중고생 시절에 학교에서도 배우는 것이므로 맞힐 수 있었지만 나머지 자질구레한 것들 알 수가 없었다.

나보다 2주 먼저 시험을 봤던 중국인들은 처음부터 영어를 전혀 모르는 척하면서 시험을 봤기 때문에 시험관의 질문에 그냥 중국말로 정말 잘 아는 것처럼 마구 떠들어대니까 통과를 시켜주더라 하던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애초에 천성 탓에 그런 건 잘 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냥 모른다 하고 솔직히 답했는데, 처음에 한두 개 모를 때에는 답안지에 동그라미를 치더니만(이슬람 문명권에서는 서구 세계와는 반대로 틀리면 동그라미, 맞으면 작대기를 긋는다) 동그라미가 세 개를 넘어가니까 더 이상 동그라미를 그리지 않는 거다.

내가 잘생긴 덕분에 시험 교관한테 호감을 많이 사서 그냥 넘어가 준 거였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실은 사우디 사람들은 한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유라고 한다. 예전에 그 나라에 사막에 모래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공항을 건설하고 도로를 닦고 전력선, 통신선을 포설하던 사람들이 바로 내 아버지나 삼촌뻘 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 곳 사람들은 아직도 그 일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은 지나가는 길에 지하교차로 공사구간이 나오기에 물끄러미 쳐다 봤더니 운전을 하던 친구가 한국 사람들이 했으면 몇 달 만에 끝나는 공사인데 사우디 회사가 직접 하니까 지금 5년이 지나는 데에도 공사가 그대로다라고 했던 적도 있었다.

 

어쨌던 사우디에서도 운전면허는 땄다. 그래서 내가 발급받은 면허증은 우리 나라 운전면허를 포함해서 총 4개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나라 말고는 거의 모두가 운전을 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았다. 몽골은 개발이 덜 되어 포장 도로가 있었어도 밤에는 운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고, 교통 표지판이 제대로 시설되어 있지 않아 사고를 내기에는 그만이었다. 실제로 직접 차를 몰아 야간 주행을 하던 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비포장 구간에서 공사표지판을 그대로 받았던 적도 있었다.

앞 차가 흙먼지를 뿌옇게 날리며 사라지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로 알았더니만 그 먼지 날리던 구간이 공사구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속도를 시속 30km/h 이하로 팍 줄이고 서행을 하는데 앞에 거뭇거뭇하게 뭔가 있는 것 같아 정말 긴장하고 지나는데 내 앞에 나타난 것은 2차 세계대전에서나 쓰였을 만한 구닥다리 러시아제 트럭이었다. 그 때 만일 처음 속도 그대로였더라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몽골 사람들은 말을 타고 다니던 습성 때문에 불과 1~200미터를 가더라도 차를 운전해서 간다. 그리고 도로와 인도의 구분이 모호한 곳에서는 사람을 거의 스치고 다닌다 할 정도로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나라 사람들한테는 자동차가 말이나 마찬가지란 소리다. 그리고 소득이 높지 않은 탓에 그 곳에서 굴러다니는 차들은 거의 모두가 오래된 중고차들인데, 이곳 베트남에서처럼 우리나라에서 사들여 간 것들이 많다.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에서 한 때 출퇴근 하느라 뻔질나게 타고 다녔던 보광동이 종점이던 81번 버스를 보았을 때, 저 버스를 집어 타면 부모님 계시는 집에 갈 텐데 하니까 그곳이 외국이란 생각을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

 

사우디에서는 일단 운전대를 잡으면 사람이 돌변해 버린다. 우리 나라에서도 운전 습성을 보면 그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아예 사람이 전혀 180도 달라져 이 사람이 그 사람이 맞나? 할 정도이다. 앞 차를 추월하는 데는 당연히 왼쪽 차선만 타야 하는데 사우디 사람들은 자기 차가 끼어들 틈만 있다면 방향이나 속도 정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사우디 사람들은 한 때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1위였다.

석유가 펑펑 쏟아져 나오는 부자 나라여서 도로는 시원시원하게 잘 뚫려있는 편이고, 국토 면적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 도로가 텅텅 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마냥 밟고 있으면 속도가 거의 200Km/h 가까이 올라가는데도 무신경하기 일쑤이다. 그러다가 목표지점이나 꺾어져야 할 교차로가 나타나면 그냥 브레이크 밟는다. 그래서 차가 빙그르르 돌아 오던 방향을 바라보고 멈추기도 한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본 이야기다. 그래서 사우디에서는 운전 중에 아무 이유 없이 저 혼자 발라당 뒤집어져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차도 종종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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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사람들은 쾌락을 탐하는 것이 금기시되어서 그런지 운전을 하는 것에서도 재미를 느끼려 하는 것 같다. 남자들이라면 대개가 가지고 있는 치기稚氣가 운전을 하는 것에서나 또는 휴양지 같은 곳에 자동차를 세워둔 곳에서도 나타난다. 내가 외국인이라고 주행중인 내 차 앞뒤를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오락가락하던 꼬맹이 녀석도 있었고, 그늘 진 나무 밑에 돌 무덤을 잔뜩 쌓아 올린 다음 차 앞턱을 대어 놓고 바퀴를 빼내는 정말 쓸데 없는 장난도 그 곳에서는 재밋거리라고 한다.

더욱이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지하는 탓에 브레이크 페달에 발도 닿지 않을 만한 꼬맹이 녀석들도 운전을 한다. 여자가 운전을 하면 안되기 때문에 집에 어른 남자가 없는 집에서는 사내 아이들이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교통법규상 불법인데, 그래도 여자가 운전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암묵적으로 봐주는 모양이다. 단속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아랍뉴스라는 그곳 영자신문에 사우디 공주가 여자한테도 운전을 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냈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앞으로도 물론.

 

어제 그제 들은 고국 소식 중에 하나가 안타까운 교통사고 소식이다. 그런데 그 곳이 내가, 아니 우리 교민들이 뻔질나게 들락거리던 공항 진입로 근처라고 하니 또 한 번 가슴이 철렁 한다.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부주의로서, 이상징후가 있는 차량을 고집스레 몰고 가다가 기어이 도로 정 중앙에서 정차를 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따라 오던 트럭과 버스가 그 차를 피하려고 잇달아 사고를 내더니 버스는 그만 다리 아래로 추락해서 사상자가 많이 난 모양이다. 안타깝다.

 

만일 자기 차에서 고장의 징후가 느껴졌다면 곧바로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 남보다도 자기가 먼저 사는 길이다. 주행 중에 차가 멈춰 설 정도의 큰 고장인 경우라면 이상 징후도 평소와는 다를 것인데, 그런 경우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어도 정비소를 찾는 것이 먼저이다. 그 때, 차는 바깥 차선으로 붙여 천천히 서행을 해야 한다. 그랬더라면 삼각대 경고표지 설치하는 것 정도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예전에, 친구 놈 중에 하나가 회사 차를 운전하던 도중에 느닷없이 브레이크가 들지 않더란다. 그래서 겨우겨우 차를 멈춰 세워 대형 사고를 면했다던데, 만일 이런 경우가 내게도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은 차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키를 뽑아 시동을 꺼버린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이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만일 그런다면 핸들이 갑자기 무거워져 방향조작이 힘들게 되는 수가 있다. 파워핸들의 경우이다. 이 때는 키는 그냥 놔두고 변속기를 저단으로 내려야 한다. 이러면 엔진 구동속도가 바퀴가 도는 속도 보다 낮아 엔진이 무거워져 속도가 줄어든다. 이게 바로 엔진브레이크다. 일단 그렇게 속력이 어느 정도 낮아진 다음에는 길가에 가드레일이나 가로수 등, 행인을 다치게 하지 않을 것들을 골라 차를 부딪혀 가며 그 마찰력에 의해 차의 속도가 서행이 되게 한다. 그리고 그 때 주차브레이크를 당기면 차가 멈춘다. 속도가 아직 빠를 때 주차브레이크를 당기면 차가 팽이처럼 회전하는 수도 있으니까 유의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이렇게 까지 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 유비무환이니까.

 

쓰다 보니 이곳 베트남에서의 운전 이야기를 못했다. 그건 나중에 내가 차를 한 대 사고 난 다음에 해볼까 한다.

 

이인  yiin123@naver.com

  • Created by: kimswed
  • Completed on: 28th Dec 20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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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gory: 신규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