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를 맞이한 베트남 소매시장에 우리 기업들도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9년 베트남의 소매시장 상품 판매액은 1201억 달러로 2009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유통채널별로는 점포 기반 소매판매액이 1169억 달러로 97.3%를, 무점포는 2.7%(32억 달러)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성장세를 살펴보면 점포 기반 소매점 중에서는 편의점이, 무점포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아세안 소매유통시장 진출, 왜 베트남인가’ 보고서에 소개된 베트남 소매시장 진출 전략을 사례와 함께 간단히 소개한다.

1. 채널의 상위에 위치(Position)하라

“경쟁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치열했다. 이것이 우리가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다.” ‘샵앤고(Shop&Go)’는 경쟁에 뒤처지면서도 혁신을 통해 시장을 리드하지 못했다. 결국 적자로 자본금이 줄어들어 증자를 통해 사업을 유지했으나, 적자가 다시 확대되며 자본금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봉착했다. 누적적자가 880만 달러에 달한 샵앤고는 2016년 4월 편의점 사업을 빈그룹에 1달러에 팔고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했다.

베트남에서는 특정 시장의 미래 잠재력이 크다고 손실을 일정부분 감수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는 있으나, 치열한 경쟁으로 주도권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채널의 상단에 위치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2.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경쟁력을 높여라

일본의 제2대 편의점 패밀리마트(Family Mart)는 300개 출점을 목표로 2009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손실이 나자 코지 타카야나기 대표는 “우리의 자원을 무작정 쏟아 부을 수 없다”며 3년 만에 베트남 로컬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청산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20개 점포만 유지하고 독자법인으로 전환해 영업망과 제품 카테고리를 재정비했으며,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패미포인트’를 만드는 등 두터운 소비자층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 현재 패밀리마트는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147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 패밀리마트처럼 기존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 과감한 결정과 행동으로 새로운 전략을 찾아 맞서야 한다. 많은 매장을 보유한 경쟁자들이 시장점유율 등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제품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두터운 고객을 만들어야만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

3. 혁신으로 시장을 리드하라

모바일월드(Mobile World)는 스마트폰을 주로 판매하는 져이지동닷컴(gioididong.com)과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디엔 마이샨(Dien may Xanh)을 소유한 업체다. 2018년 모바일월드는 져이지동과 디엔 마이샨을 합쳐 종합가전판매점 ‘미니 그린 전자점(Mini Green Electronics)’을 출점했다. 그 결과 방문 고객의 구매액이 크게 늘었고, 2018년 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순이익은 44%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대비 5%p 상승했다. 높은 시장 점유율에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사례다.

사례에서처럼 수익과 시장점유율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끊임없이 수립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려는 노력은 필수다. 제품 경쟁력 확보, 구매 혁신, 이미지 쇄신, 충성고객 확보, 보유 자원의 통합이나 비용절감 등 노력을 통해 업계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4. 떠오르는 틈새시장을 찾아라

이마트는 호치민에서 주택이 밀집된 고밥지역에 문을 열었다. 경쟁자들이 주부 등 기존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은 반면 이마트는 2030 소비자에 집중했다. 인테리어를 감각적으로 꾸미고 다른 리테일샵에서는 살 수 없는 특색 있는 제품들로 진열장을 채웠다.

새롭고 이국적인 음식에 호기심이 많은 고객을 위해 구매한 제품을 바로 시식할 수 있는 섹션 ‘푸드투고(Food to Go)’를 만들었으며, 다양성을 갖춘 푸드코트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안착시킬 수 있었다.

이는 시장선점 기업들과 기업 경쟁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다. 차세대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타깃 고객층에 역량을 결집하고 차별화된 기업 정체성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구매 트렌드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다.

5.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라

이마트는 새해, 여성의 날, 명절 등 특별한 기념일이나 ‘세트’ 할인, ‘선물 폭풍’ 행사 등 다양한 할인과 프로모션 행사를 자주 개최한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소비자의 절대다수는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 가격 관련 마케팅에 반응도가 매우 크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베트남인들은 애국심과 자존심이 강하다.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소비자들은 편리하고 안전한 고품질·고성능 제품을 선호하지만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이 아직 높지 않다. 이에 소비자 요구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고, 유통비용 등을 절약해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자체개발상품(Private Label)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유정  wtrade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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