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발전소 프로젝트

kimswed 2016.05.26 08:44 조회 수 :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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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거대 프로젝트를 일으키는 중동 지역에 대한 진출은 많은 한국 기업의 꿈이다. 민정일 한국전력 알카트라나발전소 기술이사가 한국전력의 요르단 발전소 건설·운영사업(IPP) 참여한 사례를 KOTRA 글로벌 윈도우에 기고했는데, 이를 요약한다.

 

◆ 사업 수주 = 한전이 요르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8년 7월 18일 요르단 정부에서 발주한 복합발전소 건설·운영사업(IPP, Independent Power Producer)을 수주하면서부터다. 이 사업은 요르단 정부가 두 번째로 발주한 IPP 사업이었으며 한전으로서는 중동에서는 첫 수주한 사업으로 의미가 있다.

 

한전이 요르단에서 첫 수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요르단 IPP 시장에 입찰경험이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세넬(XENEL) 사와 컨소시엄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전은 짧은 기간에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세넬 같은 요르단 유경험자의 컨소시엄 합류는 큰 도움이 됐다.

 

실제 이 프로젝트 입찰에는 미국의 AES, 영국 IP, 일본 미쯔비시상사 등 세계 유수의 IPP 사업자가 대거 참여했고 한전은 그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당당히 승리해 세계 발전시장의 유력한 IPP 플레이어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을 시초로 한전은 중동지역에서 연이어 사우디의 라비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슈웨이핫 S3, 요르단 IPP3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 발전소 건설 = 이 사업은 암만 남쪽 90㎞ 지점의 알카트라나에 373㎿짜리 복합 발전소를 건설하고 25년간 운영해 생산되는 전력을 요르단에 공급하며 이때 받는 전력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프로젝트다. 그러므로 요구된 기간에 적격 품질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25년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 하는 근간이다. 

 

발전소 시공업체로 한국 L사가 선정됐으며 2009년 5월 현장공사팀이 투입됐다. 국내 기업과 해외사업에 동반 진출함으로써 국가정책에 부응하는 의미도 컸다. L사는 해외 발전소 건설은 처음이었기에 사업 추진에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부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첫 작품인 만큼 경험 부족에서 온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2009년 겨울 유례없는 강추위가 찾아와 주 기기 공급사인 S사로부터 공급경로 하천결빙을 사유로 38일의 공정지연 불가항력(FM) 클레임을 받기도 했다. 시운전간 발전기 화재사고, 시공사의 연료가스 인수설비 필수부품 설치 논쟁 등으로 1단계 준공이 3개월 이상 지체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한전은 논쟁이 초래할 수 있는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과감하게 자체 비용을 들여 필터를 우선 구매해 시공사가 설치토록 하는 한편 발주처 측으로부터는 상업 운전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경유 운전시험은 유예시키도록 합의를 이끌어내 2개월 이상의 공정단축 효과를 거두었다. 2단계 복합발전 건설 시에는 발전용수를 생산하는 순수 처리설비 용량 미달로 지연이 발생했고 시운전 때 발생한 발전기 로터 스크래치 사고로 공정이 한 달 이상 늦춰지기도 했다. 특히 발주처 측의 절대 보증(Absolute Guaranty) 항목으로 요구된 소음기준은 준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소였다.


적기 준공을 가로막는 갖가지 난관을 한전은 계약적 조치인 지체상금 부과로만 밀어붙이기보다 사업 참여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이의 일환으로 발전소 신뢰성 운전시험의 경우 이미 2달 이상의 심각한 지연이 벌어진 점을 감안해 기술적 필수항목만 확인한 뒤 조기 착수를 허용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한 소음시험 준공을 위해 발전소 내부소음에 대해 한전이 별도로 발주처에 손해보증(Indemnification)을 제공하는 등 힘겨운 노력을 통해 2012년 6월 마침내 협상을 마무리하고 상업 운전일을 2011년 12월 22일로 소급해 적용하기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런 합의에 이르기 위해 법인장부터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약 9개월간 발주처인 요르단전력청(NEPCO)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이사회, 경영진, 실무진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음은 물론이다. 2009년 허허벌판이던 알카트라나가 2011년 요르단 전력 공급의 요충지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를 느끼게 된다.

 


◆ 뒷이야기 = 프로젝트는 이제 운영·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5년간 요르단에서 건설 및 운영을 주관하며 느낀 몇 가지 소감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독불장군은 없다. 한전이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력 있는 주 기기 공급사를 적기에 선정할 수 있었고 또한 적절한 사업 파트너, 재원조달 은행의 긍정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이 사업 개발자인 한전을 믿고 따라주었고 한전의 입찰전략을 적극 지지해주지 않았다면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발주처와 협조적 관계 유지가 사업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프로젝트는 에너지광물자원부, 전력청 같은 요르단 정부과 공기업이 주 교섭 상대자였지만 건설기간 중 수많은 경우를 통해 느낀 점은 다행스럽게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통한다는 것이었다. 한전도 할 수 있는 한 최선과 정직으로 그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노력했고 되돌아오는 반응도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요르단이 군주국가이면서도 여전히 국민과의 교감을 통해 안정된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투명성이 큰 몫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심스럽지만 ‘비교적 사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의견을 내고 싶다.


대형 프로젝트이다 보니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게 되고 이익의 상충은 피할 수 없고 그러므로 때로는 전쟁도 불가피하다. 결국은 다수의 의견으로 움직이게 되고 소수의 피해자는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피해와 상처를 최소화시키려는 다수의 배려는 필수다. 어쩌면 동양적 사고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배려가 작동되는 상생적 기업이라야 장기적 생존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간무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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