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어떤 제품을 고를지는 큰 즐거움이자 작지 않은 고민거리인데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매장 직원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점포에서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상당 부분 없애면서 화장품 업계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온라인 패션 쇼핑몰 조조(ZOZO)가 화장품 시장에 새로 진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조조코스메 홈페이지 캡처

 


◎ 무엇이 무기인가?=조조는 지난 3월 500개 브랜드가 넘게 출점할 수 있는 화장품 전문 전자상거래 사이트 ‘조조코스메(ZOZOCOSME)’를 개설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페이스컬러 진단용 안경 ‘조조글래스’를 활용한 새로운 구입 체험을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조조글래스를 사용하려면 먼저 안경을 쓰고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측정 화면을 열어야 한다. 화면을 열면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안경 제조사와 컬러 칩을 인식해 얼굴 피부색과의 비교 측정을 실시한다. 이 과정을 통해 측정된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톤의 화장품을 조조코스메에서 곧바로 구입할 수 있다.

조조글래스를 통해 측정된 결과는 화장품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피부 계측기기와의 오차가 거의 없으며 계측 시 환경광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된 고정밀 계측이 가능하다. 초기의 분석시간을 제외하면 소요시간은 약 1분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피부색을 측정할 수 있다.

자신의 피부색 이외에도 피부색 구성성분인 헤모글로빈이나 멜라닌 표시, 얼굴의 부분별 색이나 블루베이스, 옐로 베이스 같은 개인 컬러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며 립스틱이나 볼터치에 관한 상품 제안, 증강현실(AR) 메이크업 기능, 페이스타입 진단 등 한층 더 발전된 서비스 제공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조의 이토 마사히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존의 패션 쇼핑몰을 통해 축적한 고객기반, 다양한 상품군, 화장품 전용 UI 및 조조글래스를 활용해 조기에 일본 제일의 화장품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최근 일본 화장품 시장은?=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은 2019년 출하금액 기준 2조6480억 엔으로, 점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수요 소멸과 재택근무 확대, 외출 자제에 따라 국내 수요도 위축돼 작년 시장은 10% 가까이 감소했다.

화장품 분류별로는 스킨케어가 전체 시장의 47.2%(1조2490억 엔)로 가장 크며 메이크업 22%(5830억 엔), 헤어케어 17.5%(4630억 엔), 남성용 화장품 4.8%(1261억 엔), 향수 1.2%(319억 엔) 순이다.

조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화장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킨케어이며 피부색을 정밀하고 쉽게 측정할 수 있어 화장품 수요 환기의 기폭제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전용 UI를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요구되는 비대면이 가능해 ‘위드(With) 코로나’, ‘애프터(After)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조는 이번에 발표한 페이스 컬러 측정 방식 이외에도 신체를 3D로 측정할 수 있는 조조슈트나 발 사이즈를 3D로 측정하는 조조매트 등 다양한 측정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두 제품에 이어 조조글래스를 출시함으로써 조조는 ‘고객별 최적 맞춤’이란 자신의 철학에 충실하고 있다.

◎ 우리 기업 시사점=일본 조조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커스터마이이징(customizing) 통한 기회 창출의 가능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조슈트, 조조매트, 조조글래스 등이 추구하는 것은 고객별 최적 맞춤으로, 결국 커스터마이징을 강화하는 것이다.

화장품 소비자들은 사이즈, 색 등 사양이 부분적으로 나뉜 제품을 선택하므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가능하다는 사고는 점차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대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각각의 니즈와 사양을 자세하고 빠르게 파악해 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현장에 전달, 바로 상품화하는 커스터마이징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조의 화장품 가치창출 방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저가 화장품의 경우에는 다양하게 구입해 시험해보고 만일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손쉽게 다른 제품으로 바꾸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조조는 조조글래스를 통해 불확실한 인간의 감이 아니라 논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종전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스매치의 축소는 소비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구매판단 기준이 가격보다 더욱 좋은 제품, 자신에게 더 맞는 제품을 편하게 고를 수 있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의 전략 또한 수정돼야 한다. 판매가격 억제를 위해 투입한 기업의 리소스를 이제는 품목 다변화, 품질, 편의성 향상 등 고객의 니즈에 맞는 요소 개발에 투입해 소비자의 구매방식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KOTRA 도쿄 무역관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305 왕초보 수출기업, 수출실적 없어도 성장금융 혜택 kimswed 11318 2022.10.20
304 1억8천만원 있으면 최대 10년 거주 kimswed 11252 2022.10.27
303 마켓플레이스에서 해외 소비자에 제품 팔려면 kimswed 11153 2022.10.07
302 대만, Z세대 이해하기 kimswed 11073 2022.09.24
301 시알(SIAL) 혁신상으로 본 식품산업 kimswed 10973 2022.09.23
300 디지털 혁신, 세상 경험 방식 파괴적 변화 초래 kimswed 10897 2022.11.16
299 글로벌 커피산업의 다크호스, 미얀마 kimswed 10768 2022.09.01
298 파키스탄, 전자상거래의 해가 뜬다 kimswed 10766 2022.11.21
297 말레이시아, 주목받는 ‘비건 뷰티’ kimswed 10766 2022.09.13
296 지속 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kimswed 10722 2022.08.25
295 글로벌 무역환경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kimswed 10698 2022.08.30
294 박승찬의 차이나 포커스 (1) kimswed 10226 2022.07.26
293 중국 메타버스는 기회의 땅 kimswed 10109 2022.07.21
292 일본, Z세대 참여로 활기 띠는 남성 화장품 시장 kimswed 9841 2022.07.10
291 이제 인도 시장으로 가야할 때 kimswed 9694 2022.12.03
290 데이터 기반 경제로 디지털 산업 미래 대비해야 kimswed 9580 2022.12.07
289 배달만을 위한 소규모 창고형 매장 kimswed 9406 2022.06.09
288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26) kimswed 9128 2022.12.17
287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1) kimswed 8187 2022.06.01
286 FTA는 셀러·바이어 모두에 윈-윈 kimswed 7979 2022.05.13
285 고령화로 의료시장 기회 kimswed 7976 2022.12.29
284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27) kimswed 7674 2023.01.06
283 김문영의 인도경제, 인도상인 이야기(9) kimswed 7536 2022.03.14
282 바이어를 찾는 7가지 방법 kimswed 7525 2022.04.28
281 건강을 위해 차(茶)를 마시는 독일 사람들 kimswed 7509 2023.01.04
280 FTA 활용 성공 사례 화학제품 kimswed 7334 2022.03.05
279 샐러리맨 30년 현직 CEO가 전하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7182 2022.04.23
278 현지 파트너사·전문가 네트워크 소개해 해외진출 돕는다 kimswed 7170 2022.04.12
277 FTA 활용 성공 디지털 도어록 kimswed 6895 2022.03.28
276 샐러리맨 30년 현직 CEO가 전하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kimswed 6698 2023.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