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GTEP 시작이 반이다

kimswed 2019.03.21 06:38 조회 수 : 211

시작이 반이다. 이제 나는 무역인이다!

 

전북대학교 GTEP_이성엽 대학생

 

 전북대학교의 무역학과 학생이자 GTEP사업단 팀장으로서 나는 올해 4개의 해외전시회에 참여했다. 3월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서 시작해 5월 미얀마 홈쇼핑 및 수출 상담회, 9월 홍콩 국제 보석 전시회, 10월 말레이시아 뷰티 엑스포까지. 4개의 전시회에서 부스 운영을 하며 생생한 무역 현장에서 배우며 체감할 수 있었다.
 해외 전시회는 크게 그 과정을 나누면 전시회 준비부터 시작해 기존 바이어 컨택 및 신규 바이어 발굴, 바이어 상담 매칭, 전시회 부스 운영 및 바이어 상담, 현장 계약과 후속 조치까지의 프로세스로 운영된다. 그러나 모두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보다 히든 스토리가 더 재미있는 법!
 지금부터 전북대학교 GTEP사업단(Gloc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지역특화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 3팀 이성엽 팀장의 좌충우돌 ‘무역 전문가’로의 성장기이자 나만의 무역 히든 스토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2018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무역의 시작과 끝

 3월, 부천에 소재한 뷰티·유아제품 전문업체이자 전북대학교 GTEP사업단 협력업체인 ㈜홈케어의 수출지원을 위해 ‘2018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 참가하였다. 샘플 지참용 핸드캐리어와 여벌옷을 가지고 가기 위해 해외에 자주 가는 친구의 캐리어를 빌렸다. 첫 해외 전시회 참가인만큼 한껏 부푼 기대로 정장을 곱게 접어 넣고, 구두며 코트, 비즈니스 영어 회화 책까지 넣으니 여행 가방은 이내 배부른 아기의 배처럼 빵빵해졌다.
 인천-런던-볼로냐 경유 코스로 장장 18시간이나 걸려 볼로냐에 도착하여 여행 캐리어를 받은 순간,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다. 캐리어 바퀴 한 짝이 없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없어진 바퀴 구멍 사이로 전시회 샘플인 네일파일들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응급조치로 테이프를 붙여 파손된 구멍을 막고 간신히 호스텔에 도착했다.
 여행 캐리어가 자신을 희생해 가며 지켜낸 소중한 제품 샘플들로 코스모프로프 뷰티 전시회는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친구의 캐리어는 임무를 수행 한 후 나와 함께 귀국을 못하고 조용히 머나먼 볼로냐 땅에 묻혔다.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캐리어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수출희망이 담긴 캐리어와 바이어 미팅 및 전시회 성과가 오롯이 담긴 캐리어의 대조적인 모습. 내게 캐리어는 그저 해외에 나갈 때 물건을 넣는 바퀴 있는 박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출국시 나갈 때 들고 갔던 가방을 볼로냐에 묻어두고, 무역의 시작과 끝이라는 가치를 가진 새로운 캐리어를 들고 온 셈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전시회 참가를 통해 비로소 무역인으로서의 성장을 시작했다.

 

미얀마 홈쇼핑 수출 상담회장의 열기

 내가 속한 전북대학교 GTEP사업단 3팀에는 뷰티 및 패션 업체가 있다. 그 중 하나인 유리 손톱 광택기 전문업체, 다인스의 수출 지원을 위해 2018년 5월 월드 옥타(OKTA)가 주관한 미얀마 홈쇼핑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하였다.
 난생 처음 동남아시아 국가에 방문하는 것이라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출국했다. 미얀마 양곤 공항에 딱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히며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호스텔은 에어컨이 시원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전시회 부스 설치를 하는데, 정작 상담회장의 에어컨이 전혀 작동을 안 하는 것이었다.
 전북대학교 GTEP 선배이자 협력업체 다인스에 입사하여 해외무역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K사원과 나는 ‘부스 설치할 때도 에어컨은 틀어줘야지!’라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래도 상담회 당일인 내일은 시원할 것이라는 기대에 더 이상 불평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담회 당일 기대와는 다르게 에어컨은 다시 작동되지 않았다. 원인은 에어컨 고장. 40도가 넘는 상담회장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부채질도 소용없고, 임시방편으로 준 선풍기도 상담회장의 열기를 잡을 수는 없었다. 찜통 전시장 소식을 들은 현지 바이어들은 상담 취소를 연달아 통보해왔다.
 우리 팀은 부스팀과 상담팀으로 나누어 운영하기로 했다. 부스팀은 부스를 지키며 소매 및 매칭 바이어들을 상담하고, 상담팀은 취소 바이어 업체를 찾아가 상담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나는 부스팀으로 매칭 바이어들과 열띤 상담을 진행하였다. 상담회장의 수출을 위한 뜨거운 열기가 업체를 방문하는 상담팀에게도 전해졌는지, 상담팀이 마침내 샘플 수출 계약을 하였다. 무역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바이어 업체의 미팅장도 열기가 가득한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2018 홍콩 국제 보석 전시회-천재지변
 익산에 위치한 앤트라주얼리 수출 지원을 위해 9월 홍콩 국제 보석 전시회에 참가하였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성룡의 나라’를 즐길 틈도 없이, 전시회 시작 2일 만에 슈퍼태풍 망쿳이 홍콩에 상륙했다. TV에서는 태풍으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을 반복적으로 중계하고, 호스텔 창문으로 보이는 바다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바람에 무섭게 흔들렸다. 홍콩의 태풍 경보 레벨 9가 발동되고, 대중교통과 공공기관들은 휴무를 하였다.
 전시회 3일차가 통째로 취소되어 버렸다. 졸지에 우리는 호스텔에 갇혀 버렸다. 천재지변으로 전시회가 취소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전시회 참가를 위한 비용과 시간은 취소되지 않았다.
 나는 진정한 무역인이 되고 싶은 예비 무역인으로서, 또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는 속담에 걸맞게 구글링을 시작했다. 홍콩 및 홍콩 근교 보석 전문업체, 보석 세공업체 등을 검색하여 남은 전시회 기간에 앤트라주얼리 부스에 와서 상담해보지 않겠냐는 C/L과 SNS 메시지 및 이메일을 보냈다. 홍콩 시내에 위치한 보석 전문 업체와 연락이 닿아 4일차 전시회 바이어 상담 매칭을 하였고, 2018년 11월 현재 그 바이어와 계약을 위한 Follow-up을 진행하는 중이다. 무역학과 학생으로서 무역보험관련 강의에서 들었던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내가 실제 겪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뜻밖의 천재지변이 아니었다면 추가적인 바이어 매칭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10월 이탈리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 함께 참여한 ㈜홈케어의 수출지원을 말레이시아 뷰티 엑스포에서 다시 한 번 진행하였다. 2018 말레이시아 뷰티 엑스포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뷰티 전시회 중 권위 있는 전시회였다. 세번의 해외전시회 참가에도 현장계약이 단 한 건도 없는 처지라 이번에는 반드시 현장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쿠왈라룸푸르(KL)에 도착했다.
 이전의 해외전시회는 업체와 함께 부스운영을 했지만, 이번 말레이시아 뷰티 엑스포에서는 업체의 인적자원 지원없이 전북대학교 GTEP 요원들이 직접 부스 운영을 했다. 따라서 전시회 조사부터 부스 인테리어까지 GTEP팀이 기획했다. 가장 많이 준비한 전시회이기에 최선을 다해 상담했다.
 바이어 상담을 하던 중 기존 거래처와의 불만을 토하던 네일파일 유통사 대표가 갑자기 지갑에서 돈 뭉치를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약 1,400 말레이시아 링깃(약 40만원)을 주며 지금 제품 가격의 반을 주고 제품이 도착하면 잔금을 치르겠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현장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고대하던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흥분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바이어에게 하나하나 부가 설명을 했다. ‘말레이시아화를 원화로 환전하면 수수료가 너무 많이 든다. 정확한 가격 견적을 한국에 가서 내줄테니 샘플을 써본 후 비교하여 계약하자. 입금은 계약 후 T/T로 받겠다.’
 바이어는 알겠다고 하였다. 현장계약의 목표를 가지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현장에서 주문을 받지 않은 이유는 환차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말레이시아 링깃을 US달러로 바꾸고, US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의 각종 수수료 등을 고려했을 때,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대금을 받는 것은 ㈜홈케어에 손해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시회장에서 현장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바이어가 샘플에 만족하여 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표출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홈케어의 네일파일 제품 또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 바이어와는 계약을 위한 Follow-up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오퍼, 카운터오퍼를 통해 최소주문량(MOQ)의 반절밖에 안되던 수량 규모를 MOQ로 증가시켜 유리한 조건으로 이끌었다. 물론 처음에 바이어가 US 달러를 꺼냈다면, 현장계약 이야기는 또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뭐니, Money(머니) 해도 무역은 역시 U$ Dollar!

 

 

이론과 실제의 차이
 GTEP사업단 요원으로서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이론으로만 배웠던 무역을 현장에서 실제 체험하고 접해보니, 그동안 잘 이해되지 않았던 무역 개념들도 자연스레 이해가 되었다. 또 전시회 후 Follow up을 진행하며 무역실무를 경험하니 한 발 더 무역인에 성큼 가까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탈리아 볼로냐 캐리어 사건, 미얀마에서의 수출에 대한 뜨거운 열기, 홍콩의 천재지변을 겪은 후 생긴 자신감과 말레이시아의 현장계약 에피소드로부터 얻은 교훈까지.
 나는 GTEP의 진정한 취지처럼 네번의 해외 전시회 참가와 무역실무 경험들을 통해 예비 무역인을 넘어 전 세계를 누비는 무역 전문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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