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기술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을 통으로 보지 말고 각 지역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대중국 사업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중국 지역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해당 지역 상인들의 비즈니스 관행과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은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 규칙과 지역감정이 생각보다 심하게 존재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보편적으로 상하이 출신 상인들은 상하이를 제외한 모든 지역 중국인을 외지인(外地人)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광둥지역 사람들은 광둥, 푸젠 등 일부 남방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사람들을 통틀어 북방인(北方人)으로 분류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비즈니스를 공유하고 상호협업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대해 나간다. 
 
[그림] 상하이인(좌) 및 광둥인(우)이 생각하는 중국지도
▲*출처: 바이두
 
그렇다면 중국의 지역상인은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였을까? 
 
역사적으로 중국 상인은 지역특성에 따라 다양한 ‘상방(商帮)’들이 생겨났고, 그 규모와 세력에 따라 흥망성쇠가 반복되었다. 
 
상방은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의 상인집단을 말한다. 
 
거대한 비즈니스 세력을 형성하고, 중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점차적으로 세력을 키워 나간 지역 상인들을 일컫는다. 
 
중국에서 상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약 530년 전인 명나라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시작된 상방문화는 북방의 진상(晉商)과 남방의 휘상(徽商)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이른바, ‘10대 상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중국 10대 상방을 남방과 북방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3대 북방상방과 7대 남방 상방으로 나눌 수 있다. 
 
북방상방으로는 크게 진상(晉商)으로 불렸던 산시(山西) 상방, 산상(陝商)인 산시(陕西) 상방, 노상(鲁商)으로 불렸던 산동(山东)상방의 3대 상방이 있었다. 
 
남방에는 첫째 장강 일대의 상권을 장악했던 안휘성 남부 후이저우(徽州)를 중심으로 성장한 ‘휘주상방’이 있었다. 
 
휘주상방은 중국 역대 상방 중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가지고 성장한 상인들이다. 
 
둘째, ‘동팅상방’으로 장쑤성 쑤저우 타이후 동팅(洞庭)의 동산과 서산 일대로 근거로 형성된 상인집단이다. 
 
동팅상방은 비옥한 토지를 기반으로 면화, 연초, 차 등 물품을 수로를 통해 전국으로 운송하며 장사를 해 돈을 번 상인들이다. 
 
셋째, 저장성 닝보를 중심으로 형성된 닝보상방으로 항저우, 광저우와 함께 해상무역이 발달하면서 급격히 그 세력을 키워나간 지역 상인이다. 
 
닝보시를 관통하는 용강(甬江)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용상(甬商)’이라고 불리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의 대표적인 약국 브랜드인 ‘베이징 동인당(同仁堂)’도 닝보 상인이 만들었다. 
 
넷째, 저장성 취저우(衢州) 일대 상인들의 집단으로 형성된 룽요우(龍游) 상방이다. 
 
‘롱요우’ 명칭은 취저우 산하 시안(西安), 창산(常山), 카이화(开化), 장산(江山), 롱유 등 5개 현이 있었는데 롱유 지역 상인의 규모가 컸고, 유명했기 때문에 ‘롱요우 상방’으로 통칭되었다. 
 
다섯째, 장시(江西)성 일대의 상인집단으로 지역 약칭을 따서 ‘간상(赣商)’ 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명청시대부터 습관적으로 ‘장요우(江右) 상방’으로 불렸다. 
 
여섯 번째, 푸젠성 일대의 중심으로 성장한 푸젠상방이다. 
 
‘민상(閩商)’으로 불렸던 이들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의 특성을 살려 해상무역으로 명청시대 전성기를 누린 대표적인 남방상인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웨상(粤商)으로 불리는 광둥상방이다. 
 
광동상방은 명나라 가정(1122-1566) 중엽 이후 형성된 상방으로 지금까지도 중국의 대표적 상인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광동상방은 외국과의 해상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해상(海商)과 국내 도매사업을 하는 아상(牙商)으로 나누어 성장하며 그 사업범위 및 인적·자본 규모가 확대되었다. 
 
광동상방에서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광저우 및 그 주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광저우상방(广州商帮)’과 차오저우 및 그 주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차오저우 상방(潮州商帮)’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지역상방은 중국의 파란만장한 역사적 변곡점을 거치며 각자도생하며 쇠퇴와 몰락, 부활을 꿈꾸게 되었다. 
 
신중국이 설립되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과거의 상방정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상방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로 ‘신진상(新晉商)’, ‘신절상(新浙商)’, ‘신휘상(新徽商)’, ‘신루상(新鲁商)’ 등 이른바 ‘신상방’들이 지금의 중국 산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에 흩어진 동향 상인들을 불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식이다. ‘세계 절강상인(浙商) 대회’, ‘국제 휘주상인(徽商) 대회’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매년 개최되는 동향 기업인들의 네트워킹 모임을 통해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소통하는 행사다. 
 
[사진] 세계 절강상인대회(좌)와 국제 후이저우상인대회(우)
▲ *출처: 바이두
그중에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절강상인들의 네트워킹 모임인 세계 절강상인 대회는 2015년부터 매년 진행되며 행사규모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신절강상방’은 1980~90년대 무역, 부동산, 건설 영역을 넘어 현재 인터넷,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마윈의 알리바바, 리수푸의 지리자동차, 딩레이의 왕이닷컴, 금융권으로는 절상은행(浙商银行), 절상증권(浙商证券) 등 매우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은 매년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절강상인들이 세운 기업들 대상 매출액 기준 ‘중국 절강상인 500대 기업’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기준 순위를 보면 1위 알리바바, 2위 물산중대그룹(物产中大集团). 3위 지리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절강상인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이 8조8000억 위안(약 1601조 원)으로 만약 이 수치를 하나의 지역으로 가정할 경우 중국 각 성별 GDP 순위에서 광둥성, 장쑤성 다음 3위에 해당되고, 세계 각국 GDP 순위에서 세계 14위 수준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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