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보인다

kimswed 2022.01.01 07:23 조회 수 : 21

히말라야와 데칸고원을 알면 인도가 보인다
 
지리경제학으로 본 ‘북고남저·서고동저’의 인도아 대륙
 
▲김문영은 1992년 KOTRA에 입사해 인도에서만 8년 동안 근무한 인도 전문가로 KOTRA 서남아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8월 귀국하여 현재 KOTRA 인도경제경영연구소장으로 근무 중이다. 저서로 ‘3,000 년 카르마가 낳은 인도상인 이야기(2021)’가 있다.
 
●히말라야와 ‘북고남저’ = 아시아의 종교, 문화, 정치, 경제에서 히말라야를 뺀 설명은 겉핥기에 불과하다. 8000미터가 넘는 14개 산을 중심으로 동서 길이 2500km, 남북의 폭 200~4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는 전 세계 산악인의 로망이기도 하다. 
 
5000만 년 전 분리되어 있던 인도아 대륙판이 북쪽으로 이동, 아시아 대륙판과 만나면서 충돌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인도아 대륙판이 아시아 대륙판을 파고들게 되고, 아시아 대륙판이 서서히 융기하면서 지금의 히말아야 산맥군을 만들었다. 
 
중앙아시아와 연결된 힌두쿠시, 천산산맥, 중국 중앙의 여러 산맥들도 이러한 충돌 과정의 산물이다. 히말라야 북쪽으로 평균 해발 4000m에 우리나라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광할한 티벳 고원을 만들었고, 이곳 티벳에서 중국의 황하와 양쯔강, 동남아의 메콩강이 발원한다. 
 
반면 밑으로 눌린 남쪽 인도판이 일부 융기하면서 평균 해발 600m의 데칸고원을 만들었고, 히말라야와 데칸 사이에 평균 폭 500km, 동서로 파키스탄에서 인도, 방글라데시에 이르는 3000km의 저지대 인더스-갠지스 평원을 가져다주었다. 
 
산이 있으면 물과 강이 있게 마련이다. 서쪽 히말라야의 물이 모인 5개의 강은 파키스탄과 인도에 걸쳐 있는 펀잡(힌디어로 Pun(5)과 Jab(River)의 합성어로 ‘5개의 강이 흐르는 지역’이란 뜻) 지방을 감아 돌면서 인더스강으로 합치게 되고, 남으로 남으로 흘러 파키스탄 카라치항 북쪽의 인도양으로 흘러든다. 모헨조다르, 하라파 등 인더스 문명이 꽃핀 지역이다. 
 
반면 중동부 히말라야 빙하와 지류가 실어 나르는 방대한 토사와 유기물은 갠지스 평원을 돌고 돌면서 황화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곡창지대를 만들어 내었다. 그 중심이 갠지스 강으로 동으로 동으로 2500Km를 달려 인도 콜카타와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흘러든다. 인도 힌두문명과 인도 종교의 젖줄이다. 이리해서 다이아몬드 모양의 인도아 대륙은 기본적으로 ‘북고남저(北高南低)’다, 
 
▲인도아대륙(출처 : Science Photo Library)
●데칸고원과 ‘서고동저’ = 반면 인도아 대륙의 중간 데칸고원은 서쪽 융기가 더 높아 ‘서고동저(西高東低)’다. 해서 인도 중남부 강은 북부와 남부를 가르는 니르마다(Nirmada) 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쪽에서 발원해서 동쪽으로 흐른다.
 
북쪽 히밀라야는 난공불락이고, 7000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은 16세기 이전까지 외부 세력으로부터 인도아 대륙을 지켜준 천혜의 방파제였다. 2차 대전 때 인도 북동부 임팔(Impal) 지역에서의 치욕적인 일본군 대패와 자멸은 이 북동 밀림지역이 인도아 대륙에 가져다준 방벽의 견고함을 대변해 준다. 
 
북서 사막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토질은 기름져 몬순만 제철에 풍성히 와 준다면 풍년을 자동으로 보장해 주었다. 모든 것의 근원인 히말라야를 칭송해야 하고, 인간 노력 밖의 결과인 몬순을 구하는 절실함이 인도가 종교의 나라가 된 원인이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이리해서 5000년 넘는 인도아 대륙 역사에서 알렉산더, 이란, 몽골, 아프간 등 외부세력의 인도아 대륙 진입은 지금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1000m의 카이베르 고개(Khyber Pass)가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북인도 역사는 이 카이베르 고개와 펀잡, 델리(Delhi)와 아그라(Agra)로 이어지는 외부세력의 진격과 이에 대항한 토종세력의 합종연횡 역사였다. 
 
역사는 이 경로 한복판에 위치한 펀자비(Punjabi)들을 단련시켜 인도 정치, 행정, 군사의 핵심 세력으로 만들었고 이들은 치고받는 힌두와 이슬람을 통합한 시크교를 이 지역에 가져다주었다. 때로는 안 좋은 의미로도 해석되는 이들의 민첩성과 철저한 관리능력은 북인도 경제의 터줏대감 펀자비 상인집단과 동부아프리카 영국 식민지에 파견된 펀잡 출신 중간관리자들의 성과로 증명되었다.
 
●인도의 지리경제학 = 북인도 정수기, 필터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 파키스탄과 인도를 가르는 북서쪽 타르 사막의 영향을 받아 델리 주변의 북인도 지역은 기본적으로 사막성 기후다. 그러나 히말라야가 뿜어내는 방대한 유량이 지하로 스며들어 복류화될 뿐 지하수를 파면 식수의 양과 질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타르사막을 끼고 있는 서북부 구자라트(Gujarat)주 및 라자스탄(Rajastan)주는 수도관을 교체해도 1년이 안 되어 흰 백회가 더덕더덕 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도를 방문하는 우리 기업 관계자들이 이렇게 겉에서 드러나는 한 점의 현상을 인도 전체로 일반화한다. 자신도 그리고 영향을 받은 주변의 귀중한 시간과 마음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 중남부 데칸고원의 끝자락 해발 900m 평원에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로 유명한 벵갈루루가 있다. 인구 1200만 명을 넘는 인도의 3대 도시로 인도 IT산업, 인도 스타트업의 본산이다. 인도 1인당 평균소득이 2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이곳은 9000달러대를 넘는다. 넘쳐나는 다국적 IT 기업들과 이들에 맞춘 생활 인프라로 인도에서도 가장 이국적이고 서구적인 풍광을 가진 곳이다. 
 
이 벵갈루루가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가 된 가장 큰 원동력이자 출발점은 기후다. 해발 900m 전후의 데칸고원 남쪽이 가져다주는 연중 섭씨 20~30도의 상온과 캘리포니아와 똑 닮은 기후, 그리고 풍광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 등 1980년대 미국계 IT 기업인들을 매료시켰다. 대부분의 비도 밤에 몰려 낮 동안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 준다. 적어도 기후, 문화, 개방성, 인프라 등에서 아시아 어느 대도시 못잖은 삶과 사업 여건을 갖춘 곳이 이 벵갈루루다.
 
미 서부와의 12시간 나는 시차로 인한 24시간 운영시스템, 영어에 기반한 양질의 이공계 인력,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힌두 종파가 달라 북부 델리에서는 보기 힘든 소고기 스테이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반면 수도 뉴델리와 주변은 해발 200~300m 평원 분지지대로 인근 타르사막 영향을 받아 사막성 기후다. 자동차로 7~8시간을 달려도 언덕 하나 보기 힘들다, 5~6월 타오르는 태양 열기로 섭씨 45도를 쉽사리 넘나들고 겨울철 델리는 분지에 갇힌 공기로 세계 최악의 오염도를 자랑한다. 고대로부터 갠지스 대평원과 데칸이 낳은 풍요로운 물산이 갠지스강의 지류 야무나강을 통해 델리와 아그라에 집결되었다. 수천 년 이민족의 침입이 델리에 집중된 이유다.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주는 아열대 사막기후 지대로 열사와 금주와 채식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인도 제조업과 상업의 본산지로 공장 입지도 가장 좋은 지역이나 한국 기업 중간관리자들 대부분이 이곳의 투자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하는 이유다.
 
인도 경제의 관문 뭄바이는 19세기 중반 7개의 섬을 매립해 만든 지역으로 남북으로 길쭉하고 북쪽 입구 쪽은 긴 띠 모양의 슬럼 지대로 둘러싸여 있어 입출입 시 이 슬럼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해서 인도 물동량의 절반 이상이 거쳐 가는 뭄바이 시내의 임차료는 일본의 도쿄보다도 비싸다. 
 
북동부 콜카타(Kolkata)는 갠지스강이 벵골만과 만나면서 만들어진 델타지대에 입지한 물류 전략거점이다. 이곳의 신시가지는 영화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의 슬럼가와는 딴판으로 대영제국 최초 수도의 옛 영화를 회복하려는 듯 모든 것이 시원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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