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스타(Siesta). 지중해 주변 스페인이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 이른 오후에 자는 낮잠 또는 낮잠 자는 시간을 뜻하는 말이다. 베트남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베트남에서 지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낮잠이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일부, 아니 삶의 즐거움이라는데 동의하게 된다. 물론 ‘베트남 고참’들의 충고가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문을 닫고 잠에만 취하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이 시간은 휴식의 의미다.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한낮에 낮잠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꿀맛 같은 시간이다. 풍속의 차원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 사람들이 구현해 온 삶의 방식이다.

군대 문화에 길들여져서인가. 우리는 지금도 5분 만에 뚝딱 한 그릇 해치우고 다시 책상에 앉거나 공구를 집어 든다. 얼어 죽을 걱정, 굶어 죽을 걱정 없는 이 나라 사람들의 여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