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현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사나 방송이 나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건물이 있다. 바로 한국의 포스코 건설이 호찌민 요지에 건축한 다이아몬드 프라자 빌딩이다. 이 건물은 백화점과 사무실 그리고 관리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베트남 최초의 현대식 복합빌딩이라고 볼 수 있다.
베트남에 최초로 심어진 한국 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다이아몬드 프라자에 새로운 마에스트로가 등장했다. 

수 년 동안 많은 활동으로 교민사회에 적잖은 족적을 남기고 떠난 전임 이왕걸 사장의 후임으로 새로 부임한 권혁윤 사장(53세), 그는 누구인가?

기자: 반갑습니다. 우선 베트남에 오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베트남에 오신 소감은 어떻습니까?

권 법인장: 베트남은 워낙 한국에서 친근하게 잘 알려져 있는 곳이고 저 역시 하노이에 두어 번 출장 경험이 있고 이집트나 중국 등지에서 해외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터라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이제 온지 한 달여 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베트남의 정서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회사의 부름으로 온 곳이긴 하지만 이곳에서의 근무가 제 인생에 유익한 경험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합니다.

기자: 쉬운 시절에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에 시달리는 시기에 오셨는데 귀사가 하시는 일이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성격의 사업인지라 이런 불황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이런 경제 불황에서 사업을 지키고 나아가 더욱 공공이 할 비책이라도 준비하셨는지요?
권 법인장: 전세계가 불황에 시달리는데 저희라고 특별한 비책이 있겠습니까. 부임 전에 시작된 상황이라 이미 각오는 하고 왔는데 다행히 베트남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지는 않아 보여 이런 저런 대비책을 준비할 여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전체 건물과 각 사업군의 운영 관리 상태를 재 점검하여 조금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과감한 보완작업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기자: 각 사업군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기회에 다이아 몬드 프라자 빌딩의 주인인 IBC가 하시는 일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십시오.
권: 예, 다이아본드 프라자 건물은 3개의 사업 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잘 알다시피 백화점입니다. 베트남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입니다. 그리고 사무실이 있습니다. 유수의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하여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파트가 있는데 분양아파트는 아니고 100%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관리 아파트입니다. 이렇게 세가지 사업군으로 구성된 다이아몬드 프라자 건물을 관리 운영하는 곳이 바로 저희 회사인 IBC입니다. 최근 저희 백화점의 운영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이 기회를 통해 확실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이 빌딩을 운영하는 모든 관리는 저희 회사 IBC에서 직접 합니다. 단지 백화점의 경우 오랜 경험을 지닌 전문 회사의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단지 자문을 받는 것이지 관리를 넘긴 것이 아닙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기자: 그렇군요, 어째든 상황이 좀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거의 유일한 백화점이라는 이유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는데 최근 한국의 롯데마트를 포함하여 대형 상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 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대한 대비책은 어떠신지요?
권: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은 경험입니다. 특히 모든 것이 생소한 외국에서의 사업은 더욱 경험이 크게 작용합니다. 저희는 이미 10여 년 전에 베트남의 유력회사인 VNSTEEL(VIETNAM STEEL CORP.) 과 합작으로 이 건물을 짓고 베트남의 현대화의 시기를 함께 걸어왔습니다. 그 동안 IMF시절도 겪으면서 어려운 시기가 많았지만 저희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된다는 믿음으로 이 건물을 완성하고 결국 다이아몬드 프라자를 베트남에서 한국의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다이아몬드 백화점은 베트남의 유일한 고급 쇼핑몰, 최고의 백화점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명성은 저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고 선발업체만이 가질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비록 후발업체들이 좀더 개선된 환경에 진출했지만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얻은 경험을 공유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다이아몬드의 상품은 항상 최고만을 지향한다는 모토로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이룰 것입니다.

기자: 하긴 포스코 건설은 세계 여러 나라에 이미 이런 식의 진출을 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기회에 그 동안 얻은 귀한 경험, 이국에서의 성공요인이랄까 뭐 그런 점들을 이곳에 진출하신 한국 교민을 위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권: 저는 이곳에 오기 전에 이집트와 중국 상해에서 해외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상해에서 34층 건물을 지어 관리한 경험은 이곳에서의 근무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해외근무를 통해 얻게 된 몇 가지 사업 성공 요인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물론 원칙적인 일이라 새로운 것이 없겠지만 다시 한번 리뷰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현지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현지의 음식, 언어, 풍습, 문화 등을 신속하게 이해하고 동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투자는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만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고 내가 번만큼 현지에도 이익이 되는 운영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음으로 현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사업은 인간관계에서 출발하는데 이국에 와서 이들과 진정으로 화합하지 못한다면 절대로 성공을 약속할 수 없게 됩니다.
베트남은 이미 교민들이 잘 알다시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나라입니다. 단순히 돈을 매개로 사업의 승부를 걸지 마시고 마음으로 베트남을 사랑하고 아낀다면 사업의 성공은 이미 보장된 것이라 믿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현재 포스코 건설이 베트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까?
권: 현재 포스코 건설은 하노이 안카인 신도시 건설을 맡았고, 하노이 광역도시 설계, 옥리엡 신도시 개발, 까이멤 항만 공사, 붕타우 냉연공장 건설 등을 이미 진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시행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기자: 부디 성공적인 투자로 양국의 발전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권혁윤 법인장은 경주 출신으로 대구 계명대를 졸업하고 바로 포스코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포스코 맨으로 그 동안 주로 금융 재무를 담당하는 중요 요직을 거쳤다.
개인적인 생활 철학으로는 “본분을 지키자” 라는 겸손한 자세를 강조한다. 자신의 환경과 처지를 고려하여 그에 알맞게 생활하라는 뜻이다. 그런 생활 철학에서 그의 엄격하게 절제된 생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역시 높은 의자는 다리만 길다고 앉는 것은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