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융합으로 메타버스 전시컨벤션 플랫폼 주도
‘기획 3개월 만에 1000명 완판’
콘서트 얘기가 아니다. 에코마이스(대표 홍회진)가 2017년 3월 처음 개최한 콘퍼런스 ‘VR엑스포’ 성과다.
티켓 가격은 30만 원. 에코마이스가 처음 단독 기획한 행사였다. 지금은 ‘K메타버스 엑스포’로 성장해 회사의 대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행사 기획 과정이 흥미롭다. 2016년 9월 300명 규모의 VR챌린지 행사를 대행한 홍회진 대표는 ‘이 사업은 확실히 뜬다’는 감(感)을 느꼈다.
그리고 대형 행사장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중 이듬해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의 한 행사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시점이 2016년 말이다.
1000석. 시간은 3개월. 1개월 동안 연사를 섭외하고 나머지 한 달여 동안 모객을 마쳐야 했다.
준비된 자에게는 언제나 기회는 찾아오는 법이다. 홍 대표는 VR챌린지를 준비하면서 당시 커뮤니티 모임이었던 ‘VR FC’와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이들 회원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전문가들과도 소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VR엑스포를 국제 콘퍼런스로 기획했다.
그리고 한 달여. 수도 없이 전화를 걸고, 메일을 보내 60명 연사 라인업의 윤곽을 잡았다. 연사에는 미국·영국·일본·중국·대만 등 해외 8개국 20여 명 전문가도 포함됐다.
다음은 ‘모객’. 홍 대표는 당시 VR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고려할 때 1000명의 모집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정확히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제대로 광고 한번 하지 않았음에도 1000석 모두가 접수 기간(4주)을 채우지 않은 채 3주 만에 마감됐다.
지금에야 편하게 말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순조롭게 진행됐으니 망정이지 자칫하면 연사 확보와 참관객 모집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홍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위험한 시도였습니다. 망하기 딱 좋은 구조였죠. 하지만 수익만을 바라보고 기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VR이 보급되고 확산되는 데 일조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강행했습니다.”
2009년 창업 후 실패하더라도 단독으로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자 했던 계획이 ‘대성공’이라는 마침표로 이어진 셈이다.
●사원시절부터 발로 뛰며 ICT·국제행사 기획 = VR엑스포 성공은 홍 대표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 바로 그의 경력 때문이다.
홍 대표는 1996년부터 창업하기 직전까지 17년간 언론사와 ICT 관련 협회에서 대규모 행사를 전담했다.
특히 첫 번째 맡아서 진행한 행사를 잊을 수 없다. 갓 신입사원 시절 회사에서 ‘e비즈니스 엑스포(당시 CALS-EC)’를 맡으라는 주문이 떨어진 것.
사원 신분으로 그는 코엑스를 무작정 찾아가 전시장을 요구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코엑스 전시 일정이 빠듯해 전시장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내부 임직원을 총동원해, 전시장을 확보했다. 그리고 큐시트도 만들고 연사 섭외부터 인사말 등 모든 것을 사원 신분으로 해냈다. 홍 대표는 그때 ‘MICE 사업의 매력’을 느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짜 놓은 시나리오대로 행사가 착착 진행되는 것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비록 준비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행사가 끝나고 나면 커다란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홍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대형 국제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많다. 1999년 한국전자거래협회 재직 시절 일본 유관단체와 공동으로 양국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인 ‘한일EC추진협의회’를 기획했다.
당시 일본 전자거래 시장 견학을 위한 ‘참관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했다가 현지 협회와 대화 과정에서 추진하게 됐다. 1년에 두 차례 한국과 일본에서 양국 정부 고위관계자와 업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국제행사 진행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한일EC추진협의회와 국내에서 열리는 전자상거래 대표 행사인 ‘CALS-EC(추후 e비즈 엑스포)’ 등 굵직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MICE 사업에 매력을 느낀 홍 대표는 2009년 드디어 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2년여 준비 후 2011년 본격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누구나와 같이 만만치 않았다. 신설 법인이다 보니 정부 입찰에는 신청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중소형 세미나와 콘퍼런스를 맡았던 홍 대표는 2012년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2013년 여수엑스포 자원봉사자 3000명에 대한 사전교육을 맡은 것. 엑스포 행사장이 공사 중인 상황에서 주변 숙박 시설과 현장(엑스포 전시장)에서 철저히 교육과 예행연습을 진행했다.
홍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온 봉사자들이 연령대도 다양하고 처한 상황도 달라서 교육과 관리가 쉽지 않았다”며 “다행히 탈 없이 행사를 마쳤다. 엑스포 행사 성공에 일조했다는데 언제나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이스와 ICT 접목에 한창 =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ICT에 눈을 뜬 홍 대표는 MICE와 ICT 접목에 여념이 없다. 2017년 국내 첫 VR엑스포를 개최했을 뿐 아니라 2019년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채용해 ‘MICE ERP 개발팀’을 꾸렸다.
이 팀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오프라인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한 ‘온라인 실사 전시장’과 ‘3D 가상 전시장’을 구현하는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미리 대응한 셈이다.
에코마이스의 혁신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2021년에는 메타버스엑스포(이전 VR엑스포)에서는 확장현실로 구현한 XR스테이지를 처음 시도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행사에서 디지털 휴면을 구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메타버스 전시컨벤션 플랫폼 ‘오뜨리움’ = ICT와의 융합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은 또 다른 결과물로 나타났다. 바로 에코마이스의 차세대 먹거리인 ‘오뜨리움’이다.
프랑스어로 ‘최고의(오뜨) 공간(리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MICE 이용 고객에게 최고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오뜨리움에 대해 홍 대표는 ‘메타버스 전시컨벤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MICE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공간·콘텐츠·커뮤니케이션 3가지 요소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정리하면 메타버스 환경에 어떤 콘텐츠를 올리고 메타버스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콘텐츠를 보고 즐기며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뜨리움은 이 3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킨 플랫폼입니다.”
홍 대표의 도발적 혁신은 정부도 공감했다. 지난해 40억 원 규모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업융합형 메타버스 전시컨벤션 플랫폼 실증사업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것. 오뜨리움은 오는 8월 부산 세계장애인대회를 통해 시장에 공개된다.
●미래형 MICE 인재 양성 앞장 = 홍 대표는 미래형 MICE 인력양성에도 매진한다. 이를 통해 사명처럼 선순환 MICE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 에코마이스는 ‘생태계(Ecosystem)’와 ‘MICE’의 합성어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 MICE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맘껏 뛰어놀며 역량을 발휘할 창작자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모든 MICE를 이해하는 창작자를 육성해 우리나라 MICE 생태계가 잘 돌아가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ICT 융합을 위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홍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때론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투자해야 회사도 저도 성장합니다. 제가 20여 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MICE산업이 ICT와 융합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열정적으로 고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설립일 : 2009년 10월
• 사명 의미 : ECO+MICE.
• 대표 행사 : K메타버스엑스포(옛 VR엑스포), 넥스트크리에이터페스티벌
• 모토 : New MICE First Leader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MICE와 ICT 융합을 통한 MICE Ecosystem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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