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경험은 성공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다.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도전’을 즐길 줄 아는 기업가다. 일찍 사업에 뛰어들었고 실패도 여러 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었다.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정육 딥에이징 기술을 개발, ‘불고기’와 ‘한국식 바비큐’의 세계화에 나서고 있는 김철범 대표를 만났다.
●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다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할 즈음 집안 사정으로 인해 대학 진학 대신 수영과 스킨스쿠버 강사를 택했다. 학창 시절 즐겼던 스포츠다. 물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킨스쿠버 장비 수입업체와 연결돼, 취직까지 했다.
7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방수 메커니즘을 익혔다. 김 대표는 “100% 수입이다 보니 국내에서 AS를 책임져야 했다. 분해와 조립을 반복하다 보니 기술을 터득했다”고 밝혔다.
기술 이해는 그의 첫 도전으로 이어졌다. 카메라 방수케이스 개발 회사를 창업했다. 연구를 반복하다 보니 잘 나가는 일본산 제품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일본 방수케이스가 수심 45m까지 버텼는데 우리 제품은 70m에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술력으로 국내 대표 카메라 회사인 S사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시장’이었다. 방수케이스 시장 자체가 워낙 작고, 국내 카메라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이 낮아 판로 개척이 어려웠다. 결국 해외로 도전했다. 일본 카메라회사에 납품을 시도했는데 당시 한국산에 대한 신뢰가 낮았다.
김 대표는 “일본 카메라회사의 실무자는 품질에 대해 높이 평가했지만 ‘한국산’이라는 이유로 도입을 안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 튀는 아이디어로 도전 이어가
2004년 당시로는 매우 획기적인, 반려동물용 드라이어를 개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던 김 대표가 낸 아이디어다. 특허도 여럿 확보했다.
이번에도 시장이 문제였다.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작았다. 우수한 기술을 백방으로 알리려고 노력했지만 좁은 시장에 결국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2005년에는 다시 수중 특수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전공을 살린 셈이다. 기술력도 인정받아 정부 출연연구소와 공동 연구개발을 했다. 수중 3,000m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했다. 독일·스페인 등 유럽 전시회에 출품해 6개국에 연 2억~3억 원을 수출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국내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드는 바람에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 대표는 “틈새시장인데 대기업이 진출하는 바람에 대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국내 사업을 모두 접고 미국으로 넘어갔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인수했는데,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2010년에는 또 하나의 혁신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최소한의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다가, ‘인터랙티브(쌍방향) 전자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텍스트만이 아닌 영상도 가미했다.
닥치는 대로 수요처를 찾았다. 정부, 방송사, 출판사 등을 접촉해 콘텐츠를 개발했다. 정부 기관에서 제공한 콘텐츠로 개발한 전자책은 해외 110개국 도서관에 수출했다.
하지만 이 또한 트렌드가 맞지 않았다. 스마트폰 기반의 웹소설·웹툰이 뜨면서 전자책 콘텐츠 수요는 쪼그라들었고, 결국 눈물의 폐업을 선택했다.
● 실패를 밑거름으로 다시 도전
3년여 동안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창업 및 사업 운영 경험 노하우를 공유했다.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멘토로 활동하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2019년 딥플랜트 탄생의 계기다. 멘티였던 제주 축산농가의 사업을 도우며 식육을 연구하다가 찾았다.
김 대표는 “‘식육은 같은 부위인데 왜 맛이 다를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모든 정육을 부드럽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고기 비선호 부위의 맛과 식감을 살리는 방법을 찾았다. 지인의 도움으로 육가공 공장에서 6개월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상국립대 축산학과와 연이 닿아, 고기 맛의 데이터 축적 및 부위별 최적화된 숙성 방법을 찾아냈다.
김 대표는 “이미지 데이터와 고유 스펙트럼을 활용한 분광 데이터를 수치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딥플랜트는 식육의 마블링(지방)·단백질·수분 함량 정도 그리고 감칠맛 정도 등 9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식육의 맛을 높이는 딥에이징 장비를 함께 개발했다. 여기에는 전문 분야인 방수기술이 활용됐다. 진공으로 포장된 고기를 초음파와 수압을 결합한 물리적 자극으로 숙성한다. 정밀 제어된 수온 환경에서 물리적 자극으로 고기의 근육세포 내 작은 막 구조를 파괴해 단백질이 빠르게 분해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기를 부드럽고 감칠맛 나게 숙성시켰다. 김 대표는 “고기의 숙성 과정을 가속하는 물리적·기계적 혁신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가 직접 설계와 개발을 주도했고 관련 특허도 보유했다.
![]() ▲육류내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활성화해서 숙성을 가속화 하는 딥플랜트의 ‘딥에이징’ 시스템 개념도 [이미지=딥플랜트] |
![]() ▲딥플랜트는 식육의 맛을 높이는 딥에이징 기술로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 회사 부스에서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딥플랜트] |
● 국내외 사업화 ‘한창’
딥플랜트는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상품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농협과 손잡고 간편식 불고기를 내놨다. 딥에이징을 통해 육류 내 단백질 분해 효소를 활성화해 고기를 부드럽고 감칠맛 나게 제조했다. 인공 양념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방이 적음에도 맛이 우수하고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고령친화식품으로도 선정됐다”며 “자연 친화 제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도 노크 중이다. 한우는 홍콩·UAE·싱가포르 등 주로 아시아 위주로 수출이 가능하다. 한돈 역시 아시아 일부 국가만 가능하다. 최근 수출이 가능한 홍콩 전시회에 나가서 좋은 반응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홍콩 전시회에 특별 초청돼 현지 200명 요리사에게 시연했는데 극찬받았다”며 “한 요리사는 직접 식당에서 바로 판매를 희망했다”고 강조했다.
● ‘K-불고기’ ‘K-바비큐 문화’ 확산
한돈·한우 간편식 수출에 힘쓰면서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딥에이징 기술’을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싱가포르 자본의 유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고 내년에는 동남아시아에 가공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불고기 간편식을 만들었듯이 동남아에서 조달한 정육을 가공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내후년에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딥플랜트가 ‘12번째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계속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남이 안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큰 희열”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이어 “K-뷰티, K-컬처처럼 ‘K-불고기’ ‘K-바비큐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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