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기업들이 제주가 아니라 동남아로 갈까?


<한국, 베트남.캄보디아 투자 1위국 부상>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한국이 동남아 일부 국가의 투자순위에서 1위로 부상했다.

코트라(KOTRA) 하노이 무역관과 프놈펜 무역관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2006년도 외국인투자동향에서 나란히 선두를 차지, 최근 한국기업의 동남아 진출 붐을 여실히 입증했다.

한국은 지난해 베트남의 총 투자액이 26억8천300만달러에 이르러 2위인 홍콩의 11억4천200만달러를 두배이상 앞지르며 베트남 전체 투자액의 34.2%를 차지, 단연 선두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도 5억5천160만달러로 처음 선두에 오르긴 했으나 올해의 투자액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5배 가까이 올랐으며 2,3위국인 홍콩과 일본(9억9천620만달러)의 투자액을 합한 액수보다도 더 많아 부동의 1위를 과시했다.

이러한 투자액은 한국의 지난해 해외투자액 중 8%를 차지하는 것으로 2005년의 4%에서 두배로 뛰었다.

한국의 투자가 이처럼 갑자기 증가한 것은 지난해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등의 대규모 중공업 투자가 성사됐고 포스코건설과 부영, 금호건설 등의 신도시 및 건설분야 투자가 지난해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급격한 투자 증가에따라 한국은 투자액 누계에서도 2006년말 현재 77억9천940만달러로 일본(73억9천890만달러)을 4위로 밀어내고 1위 대만(81억1천240만달러)과 2위 싱가포르(80억7천600만달러)를 바짝 뒤쫓고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한국이 베트남의 총투자액 누계에서도 선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까지의 투자 이행실적에서는 26억610만달러에 그쳐 전체의 33.4%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웅 코트라 하노이무역관장은 "몇년전부터 시작된 베트남 투자붐이 절정기를 맞고있다"고 평가하고 "현재 베트남의 가능성을 평가해 볼때 투자전망이 매우 밝은 것은 틀림없으나 올해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경쟁력이 강한 글로벌 기업들이 밀려들 것을 감안하면 무작정 투자보다는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점검을 거친 투자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 베트남의 인접국가인 캄보디아에서도 처음으로 투자 선두국이 됐다.

캄보디아 투자위원회의 최근 발표에서 한국은 2006년 유전과 신도시 개발 등에 모두 10억달러의 투자승인을 받아 7억1천700만달러의 중국을 제치고 선두로 치솟았다.

2004년 국가별 투자순위 5위, 2005년 3위였던 한국은 2006년 프놈펜의 퐁페아브 호수 신도시 개발사업에 한일개발 등이 참여하고 시아누크빌의 유전사업에 LG칼텍스가 관여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해 투자순위를 선두로 끌어 올렸다.

캄보디아는 한국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방문한 것을 계기로 한국기업의 투자를 권장하고있어 베트남 못지않은 투자붐이 형성될 것으로 에상되고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베트남에 비해서는 아직 정치.사회 상황이 불안하고 부정 부패가 만연돼 있어 보다 신중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것으로 코트라 현지 무역관은 촉구하고있다.

이밖에 동남아 국가들 중 필리핀과 라오스 미얀마 등에도 최근 한국의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있어베트남에서 시작된 투자붐이 동남아 전체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에 유동자금이 넘치고있으나 국내경제 여건의 불안으로 자금의 해외투자 욕구가 늘고있는데 맞춰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가 2-3년전부터 급성장을 하고있어 한국의 동남아 투자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