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 행사에 초대되어 온 산악인 엄홍길을 지난 일요일 저녁 푸미흥에 있는 한 식당에서 만났다. 몇몇 지인들과 함께 격 없이 만난 자리에서 식사를 곁들여 이것저것 물으며 자연스럽게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철인적 모습 보다는 소박하고 친절함이 더욱 느껴졌다. 유난히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문: 베트남에는 처음 오셨습니까?
답: 10여 년 전에 캄보디아 등을 가기 위해 잠시 들른 적은 있지만 자세히 살피지 못했는데 이번에 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 같고 앞으로의 가능성이 아주 많은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문: 앞으로도 등반 계획이 있으신가요?
답: 이제는 등반계획은 없습니다. 현재는 “휴먼스쿨”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제가 등반했던 에베레스트 산간 마을에 학교를 지어주는 사업입니다. 현재 3개를 지었는데, 제가 열여섯 봉우리를 등반했던 숫자대로 학교를 지어주려고 합니다. 두 번째 학교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는 네팔 대통령이 저희를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의 반응은 정말 뜨겁습니다. 학교 하나에 2억에서 3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공사 기간으로 약 2년 정도 걸립니다. 생색을 내기 위해 대충대충 짖는 건물이 아니라 학생들이 정말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건물로서 지역 기후에 맞고 튼튼하며 친환경적인 학교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뜻 깊은 분들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어 외국지부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문: 이 사업 이외에는 또 어떤 일들을 진행하시나요?
답: 장애인들을 데리고 히말라야 등반을 가기도 하며, 청소년 등반 캠프를 갖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이 산을 오르며 심신을 단련하기도 하고 서로 협력하는 정신을 갖게 되어 청소년 선도에 이만한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열여섯 봉우리를 모두 등반하여 세계사에 대 기록을 남기셨습니다. 어떤 이유로 이처럼 산을 오르게 되셨나요?
답: 저희 가족은 제가 세 살 때 의정부 망월사 산자락으로 이사를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산과 함께 살았고 산을 오르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 돼 버린 것이지요.
문: 1985년부터 2007년까지 22년 동안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도하시며 실패 속에서도 성공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가장 힘든 상황을 기억하신다면 언제이신가요?
답: 1998년 안나푸르나 등반 때일 것입니다. 7600미터 지점에서 발목이 부러졌는데, 완전히 두 동강이 났습니다. 2박 3일 동안 부러진 발을 이끌고 한 발로 4500미터 지점까지 내려와서 헬기에 구조되었습니다. 부러진 발은 축 늘어진 상태였고 눈구덩이 속에서 한발로 절름거리며 거의 구르다시피 내려왔습니다. 뒤돌아보면 내가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저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때가 네 번째 안나푸르나를 실패했을 때입니다. 발목 봉합수술 후 10개월 후에 다시 도전하러 갔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정말 노발대발 하였습니다. 쇠 핀이 두 개나 제 발목에 박혀 있는 채였습니다. 평지에서도 오래 걸으면 발이 시큰거린 상태였는데 결국 다섯 번째 도전하여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동료 세 명을 잃었습니다.
문: 베트남에 계신 교민들께 지면을 통한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저는 지금껏 “도전과 극복”이란 명제로 살아왔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도전한다는 것은 설레임도 있지만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두려움과 실패의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해 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심감과 희망만이 유일한 해답이었습니다. 동포 여러분, 해외에서 도전하고 계신데 강한 자신감을 갖고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도전과 용기로 인해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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