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봐라 봐,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
지난주는 한국 골퍼가 세계를 제패한 주였읍니다. 신지애 선수가 LPGA 대회를 우승하고 양영은 선수가 PGA에서 우승하는, 커플 승전보가 들려왔습니다. 두 선수 다 대단 합니다. 오늘은 이 애기로 골프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시죠. 신지애 선수, 뭐 그런 선수가 다 있나 싶네요. 고작 2주전에 9 오버를 치며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셔 우리에게 심각한 충격과 함께 적잖은 실망을 안겨준 그녀가 2주 후에는 우승컵을 거머쥐고 환한 미소를 날립니다. 일주일 전 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그녀의 성적은 명성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13위인가 했죠. 이제는 신지애도 골프의 수수께기에 빠져 한동안 슬럼프를 겪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자연히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싱가폴에서 열린 이번 대회, 한국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은 HSBC라는 영국계 은행에서 주최하는 메이저급 대회의 1,2 라운드 역시 이븐파와 1 오버파를 치며 부진이 지속되는 감을 주었는데 3라운드에 들어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처럼 펄펄 날기 시작합니다. 보기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6개의 버디를 만들어 졸지에 순위를 공동 5위로 끌어 올립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는 호주의 케서린 헐이라는 선수는 이미 11언더파로 신지애와 6타 차이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던 터라 우승은 힘들게 보였습니다. 오히려 유선영이라는 한국 선수가 2타 차 3위에 올라 그 선수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거참, 신지애의 별명이 파이널 퀸이라는 것 아시죠? 마지막 날 무섭게 몰아쳐 우승컵을 앗아간다고 붙여진 별명이라고 합니다. 역시 그 별명답게 신지애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6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제풀에 무너진 선두권의 선수들을 다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립니다. 다른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신지애는 기를 질리게 만드는 선수입니다. 처음에는 슬슬 노는 듯 한가하게 치다가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 무섭게 집중하며 반드시 넣어야 할 퍼팅을 넣으며 우승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는 모습이 마치 계단을 올라 한발한발 다가오는 유령처럼 선두권의 선수들에게 공포마저 안겨줍니다. 처음부터 몰아치며 확실하게 우승을 하곤 하던 세계 랭킹 1위, 멕시코의 오초아에게서 느끼는 체념과는 전혀 다른 공포입니다. 체념은 다음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만들지만 공포는 기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 무게입니다. 손에 쥐고 있어도 언제 날아갈 지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들며 스스로 손을 놓아 공포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게 만드는 고차원의 압박입니다. 필드를 지배하는 능력을 지닌 타이거 우즈나 잭니콜라스 등 세기의 골퍼들만이 지닌 특징입니다. 사실 신지애의 우승은 단지 언제냐 하는 시간 문제였지, 하느냐 못하느냐는 존재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우승 컵을 거머쥔 신지애의 수줍은 미소 속에는 필드를 지배하는 최고 실력자의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한 세기에 한 명 나오기 힘든 여자 골퍼로 그 이름을 떨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지애가 우승 소식을 전해주자 그 다음날 아침에는 양용은이 응수를 합니다.
이렇게 지난 주는 참 행복한 한 주였습니다. 봐라 봐,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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