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을수 없는 친구 |
일반적으로 한평생 살면서 자신이 굳게 믿을 만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사실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믿는다는 것도 다 개인적으로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믿을 만한 친구란 적어도 자기 편에 항상 서있는다는 확신이 서는 친구를 말함이 아닐까?
아주 오래된 얘기이긴 한데 예전에 우리들의 국민가수 조용필이 모 국회의원 여식과 결혼이 어긋나 이혼을 할 당시 어떻게 마음을 달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에게는 골프가 있어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는 답변을 한 기억이 난다. 당시 그에게 골프는 그의 마음을 위로하는 최상의 친구였던 게다. 그 후에 어느 국내 골프장에서 앞 조에서 즐거운 듯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플레이를 하는 조용필을 본 적이 있다. 골프가 그의 친구라는 것이 진실이었다.
그는 참 냉정한 친구다. 자신에게 쏟는 관심이 조그만 덜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내친다. 이 친구에게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안보면 멀어진다는 현실적 논리가 철저하게 적용되는 친구다. 아무리 친하게 지낸다 해도 몇 개월만 소식이 없다가 다시 찾으면 반가워하기는커녕 사정없이 곤두박질 치도록 만들고 그 절망과 실망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재 확인시키는 아주 이기적인 친구다. 그 정도에서 끝나면 양반이다. 이제는 확실히 친해졌다고 마음을 놓고 조금만 오만한 기색을 보이면 그 역시 어김없이 토라져 응징의 칼을 들이대며 속을 확 뒤집어 놓는다.
아마 이 사건에 대하여 그 원인을 정신과 의사에게 묻는다면 분명히 지난친 의식이 샷을 망쳤으니 의식하지 말고 믿고 쳐라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골프의 속성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인간의 심사만큼이나 복잡하고 미묘하다. 어느 책에서는 그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은 믿음의 부족에서 나온다며 그 예로 밥을 먹을 때 수저로 음식물을 들고 입에 넣는 일을 실패하고 코에 넣은 적이 있는가 묻는다. 물론 중풍환자가 아닌 이상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의식하며 먹으면 입에 넣기가 그리 편하지 않다는 것을 그 증명이라고 들이댄다. 그러나 아무리 같은 손이 하는 일이라 해도 포크와 골프채를 같은 경우로 비유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스폰서를 맺는 조인식에서 그 원인을 정확히 밝혔다. 그녀는 준비가 모자란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겸손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LPGA 를 뛰고 보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는 오만한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는 말이다. 이 번 사건을 쓴 보약으로 삼고 다시 준비하고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신지애라는 어린 선수가 위대해 보이는 순간이다. 골프가 자신의 오만함을 읽고 내려친 채찍을 그대로 감수하며 골프가 원하는 정답을 내놓은 것이다. 신지애의 9 오버파 라는 스코어는 우리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던져준다. 한가지는 골프라는 친구의 매몰찬 진면목이고 또 한가지는 우리 스스로 위로 받을 수 있는 변명거리다. 골프 지존이라는 신지애도 9 오버파를 치는데 내가 90개를 쳤다고 뭐 그리 슬픈 일이냐는 거다. 요즘 골프를 접을까 생각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심심찮게 연습을 하고 있음에도 골프스코어는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곤두박질을 계속한다. 애당초 골프라는 몰인정한 녀석을 친구로 삼은 게 잘못이다. 이미 20년이나 사귄 친구와 절교를 선언할 수도 없고 어차피 평생을 함께 가야 하는데, 참 앞날이 갑갑하다. 또 얼마나 많은 우산이 부서지고 얼굴이 난타 당해야 될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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