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이 이 동국베트남방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파견한 해결사(?)가 황규철 전무다. 황 전무가 이 회사의 법인장을 맡은 지 1년이 됐다. 그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안푸의 칸타빌 아파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6년 전 베트남에서는 한국 업체 최초로 아파트 분양권을 얻어 대원 칸타빌 신화를 낳은 대원건설 베트남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 때는 계급이 상무였다.
국내 유수의 주택건설업체를 뒤로 하고 처음 분양권을 얻어 호치민에 한국식 고급 아파트 바람을 일으킨 칸타빌은 이제 호치민의 택시기사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동국베트남방직의 세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공장 규모는 14만㎡. 지금 가동하고 있는 공장을 하나 더 지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다.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가동한다. 전체 근무 인원은 섬유공장치고는 적은 850명. 황 법인장은 신발이나 봉제와 달리 섬유산업은 하이테크산업이자 장치산업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공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기계는 일본, 스위스, 미국 등지에서 만든 것이다.
공장장을 비롯한 한국인 직원들은 공장 내 숙소에서 기거를 한다. 이들은 면방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고수’들이다. 이들이 지키고 있어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 연말까지 오더는 확보돼 있고 지금 시황이라면 당분간 잘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연매출은 약 2천만 달러 수준이다.
설비도 대원이 인수를 한 후 최신식으로 교체하고 인력도 최강으로 구성한데다 베트남 근로자들 역시 면방업계에서 10년 정도 갈고 닦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일만 남았다는 것이 황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매일 아침 7시30분이면 칸타빌 모델하우스에 있는 영업사무소에서 1차 미팅을 하고 동나이 연짝공단으로 향한다. 차 안에서 2~3시간을 보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황 법인장에게는 생산라인의 주축인 베트남 직원들과의 관계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식구처럼 대하고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전부라는 것.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없다. 또 베트남에 처음 진출할 때의 초심을 지켜나가는 동국베트남방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리자가 얼마나 잘 인도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는 점에서 주인 없이 표류하던 지난 10년과는 달리 새로운 구심점이 자리를 잡은 이상 면방 분야에서도 제2의 칸타빌 신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원면의 반입에서부터 품질검사와 분류, 불순물 제거, 실을 만드는 과정과 불량품 검사 그리고 최종 제품을 만들어 출하하는 과정까지 거의 전 공정이 기계로 이뤄지고 있다. 섬유산업은 이제 인건비 따먹기 싸움의 단계를 훨씬 넘어 고도의 하이테크 장치산업이 됐다. 공장 내부는 쉴새없이 집진설비가 돌아가고 있어 대화가 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