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토사구팽형 실패 현장

kimswed 2020.11.25 07:18 조회 수 : 7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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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화장품이 수출되는 국가별 순위를 보면 압도적으로 중국 비중이 높다. 2019년 기준 수출시장 1위는 중국으로 수출금액 3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출 중 46.8%를 차지했으며, 2위는 홍콩으로 수출금액이 9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의 14.2%를 차지했다.

 

홍콩을 경유한 수출 중 거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로 가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산 화장품의 전체 수출 중 60%가 중국에 수출된다는 의미다.


한편, 2019년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화장품 관련 기업이 1만8618개(제조업체 2911개, 판매업체 1만5707개)가 넘는데 이들 대부분이 중국시장을 보고 생겨난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에서 중국은 543억 달러로 미국(779억 달러)에 뒤이은 세계 2위의 시장이며, 성장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중국 화장품 시장규모도 계속해서 커지다 보니 국내 기타 업종 기업들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 종근당건강·동국·삼진·한미·동아·보령제약 등 유통·제약업계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중국 화장품 사업을 런칭하고 있다.

 

[표] 한국 화장품의 Top 5 국가 수출현황(단위: 백만달러, %) 

순위

2017

2018

2019

국가

금액

점유율

국가

금액

점유율

국가

금액

점유율

1

중국

1,937

39.1

중국

2,657

42.6

중국

3,038

46.8

2

홍콩

1,222

24.7

홍콩

1,315

21.0

홍콩

919

14.2

3

미국

449

9.1

미국

538

8.6

미국

525

8.1

4

일본

225

4.5

일본

303

4.8

일본

402

6.2

5

대만

154

3.1

베트남

168

2.7

베트남

223

3.4

 

총계

(138개국)

4,952

100.0

총계

(142개국)

6,263

100.0

총계

(151개국)

6,486

100.0

  * 출처 : 관세청,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2019, 우리나라 화장품 분류 기준 적용)

 

특히 국내 제약업계의 중국 화장품 사업확대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중국현지법인 설립 및 유통망 확충 등 매우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발 국내 화장품 관련 기업들이 점차 중국시장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1만8618개의 화장품 관련 기업 중 대부분 중소·영세 규모 기업이다 보니 새롭게 생겨나는 만큼 문을 닫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다 보니 국내 매출도 급격히 떨어지고, 표면적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은 커지는데도 중국시장에서 점차 한국산 화장품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토사구팽형 사업모델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중국은 과거 K-뷰티를 수입하는 수용자 또는 소비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중국 상황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는 생산자의 역할로 변화되고 있다. 나아가 점차 K-뷰티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아예 한국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생산자+브랜드 제조자의 역할로 진화되고 있다.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관련 자료에 의하면, 중국 자본의 한국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에 투자한 중국기업 수가 2014년 9개에서 2015년 35개, 2016년은 60여 개에 이른다.


필자가 만난 중국 자본을 수혈한 국내 모 화장품 기업의 대표는 “국내 화장품 기업에 투자한 중국기업이 100개가 훨씬 넘을 거예요.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으로 팔리고 있지만, 실제 돈을 버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중국기업입니다.”라고 하소연한 바 있다.


K-뷰티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한국에서 제조하고, 중국 투자자는 유통만 전담하며 돈을 버는 구조다. 기초화장품이나 마스크팩 등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화장품의 경우 천안과 충북 오송, 경북 경산 등 화장품특화단지에 한국의 화장품 기업과 합작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필자는 이런 형태를 ‘차코스메틱’이라고 부른다. ‘차코스메틱’은 차이나+코리아+코스메틱의 합성어로서 중국 자본 중심의 한국산 화장품을 의미한다. 2018년부터 국내시장 물밑에서 차코스메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얻어야 중국유통시장에 알려지면서 인지도와 매출증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중국 자본의 화장품 브랜드인 ‘비브라스’와 ‘OMM’이 명동 한복판에 매장을 여는 것도 모두 차코스메틱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비브라스는 중국인이 한국에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이고, OMM은 중국 취엔지엔그룹의 화장품 브랜드다. 한류를 활용한 중국 왕서방들이 이제 문화콘텐츠 분야를 넘어 K-뷰티 업종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미 중국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브랜드 기업들의 실패사례에서 경험했듯이 중국 뷰티시장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토니모리와 클리오 등 국내 중소 뷰티 로드숍 브랜드도 중국에서 철수했고, 과거 중국에 130여 개의 매장이 있었던 LG 생활건강의 중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도 중국시장에서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그나마 중국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며 매장 수를 600여 개까지 늘렸던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3년 전 미국에 진출한 이니스프리 점포는 모두 문을 닫았고, 중국 내 600여 개 점포도 올 연말까지 130여 개로 줄어들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한류와 가성비를 내세워 중국시장에서 선전했던 중저가 K-뷰티 브랜드가 중국기업들에 의해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그림] 차코스메틱 사례(좌)와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사진(우)

 

 

*출처: 네이버와 바이두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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