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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중문 네이밍 4단계 프로세스의 마지막 4단계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도록 네이밍하라’다.

 

작명한 중문 브랜드 네이밍이 다른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얘기다.


중국어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한자는 다르나 같은 발음이 나는 어휘가 매우 많다. 이를 ‘해음(諧音)’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A와 B 다른 두 한자가 발음이 같거나 비슷해서 A를 의미하는 발음을 하지만, 듣는 청자가 발음이 같은 다른 B를 연상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어의 숫자놀이인 고로아와세(語呂合わせ)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중국 해음 현상의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의 춘절에는 새벽까지 동네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뜨려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다.

 

폭죽은 화재 위험이 있어 법적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춘절을 대표하는 중국 전통문화의 상징이라 강력한 제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폭죽 가격도 많이 비싸졌지만, 중국인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왜 그럴까?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나쁜 악귀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해서 폭죽을 터뜨려 악귀를 몰아내고 순조로운 한 해를 기원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이유는 폭죽을 중국어로 ‘빠오쭈(爆竹, bàozhú)’라고 하는데, 한자와 성조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복을 알리다’라는 ‘빠오쭈(报祝, bàozhù)’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춘절 관련 다른 해음의 문화적 사례를 보면, 춘절 전날인 섣달 그믐날 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앉아 만두를 빚고 자시(子時, 밤11~새벽 1시)에 맞춰 빚은 만두를 먹는 전통이 있다. 북방지역으로 갈수록 이런 관습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춘절에 먹는 만두를 중국에서는 ‘자오쯔(饺子, jiǎozi)’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교자’라고 알려져 있다.

 

‘자오쯔’ 어원의 유래는 역사와 지역 특징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간략히 정리해보면, 동한 말기 중의사인 장중경(張仲景)이 추운 북방지역의 귀가 동상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음식으로 ‘지아얼(饺耳)’ 혹은 모양이 각이 진 형태라고 해서 ‘지아오쯔(角子)’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이후 춘절 전날 자시(子時)가 묵은해와 새해의 교차점이라는 뜻인 ‘자오쯔(交子)’와 발음이 같아 중국에서 만두를 ‘자오쯔(饺子)’라고 부르게 되었다.

 

따라서 춘절 전날 중국인들이 모여 ‘자오쯔(饺子)’를 먹는 것은 지난 한 해 안 좋은 기운을 몰아내고 새해의 밝은 기운을 얻고자 하는 문화적 전통이다.


또 다른 재미있는 해음 문화를 살펴보자.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결혼 피로연 음식에 파가 들어간 음식을 기피한다는 얘기가 있다.

 

중국어로 파를 ‘총(葱, cōng)’이라고 하는데, ‘충돌하다’, ‘돌진하다’의 뜻을 가진 ‘총(冲 chōng)’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가 서로 충돌하고 돌진한다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은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해음 문화는 이처럼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마뱀을 형상화한 장식 혹은 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중국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차량 뒤쪽 번호판 주변이나 창문에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나 앞쪽에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도마뱀 인형을 아예 뒷좌석 유리 사이에 놓는 것도 유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량 부착용 도마뱀 장식 및 스티커, 인형을 제조하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났다.

 

왜 중국인들은 도마뱀 장식을 차에 붙이는 걸까?

 

 

[사진1] 도마뱀 장식이 있는 중국차량 사진

*출처: (사)중국경영연구소와 바이두

 

 

이것 또한 중국의 해음 문화를 반영한 사회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도마뱀을 중국에서는 ‘삐후(壁虎, bìhǔ)’라고 부르는데, ‘비호하다, 보호하다’라는 뜻의 ‘삐후(庇护 bìhù)와 성조는 달라도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도마뱀이 내 차를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라는 중국인들의 강력한 믿음이 지금의 현대사회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 이러한 중국의 해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본 마쓰다자동차의 회사 중문명 사례다.

 

마쓰다의 일본식 한자는 ‘松田(Matsuda)’로 창업자인 마쓰다 회장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일본식 발음인 ‘Matsuda’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비슷한 발음의 의미 있는 네이밍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라는 조로아스터교 주신(主神)의 이름을 알게 됐다.

 

아후라’는 ‘주(主)’를 의미하는 칭호이고 ‘마즈다’가 원래의 신 이름으로 ‘현자’ 혹은 ‘지혜로운 자’를 의미한다. 여기서 마쓰다 브랜드를 Mazda로 표기한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쓰다자동차의 중국시장 진출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내수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중문 네이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어차피 같은 한자이니 일본식 한자 회사명인 ‘松田’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마쓰다의 일본 한자인 ‘松田’은 중국어로 ‘쏭티엔(sōngtián)’으로 발음하는데, 한자는 달라도 발음이 같은 ‘쏭티엔(送天, sòngtiān)’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있었다.

 

‘쏭티엔(送天)’은 ‘하늘로 보낸다, 저 세상으로 보낸다’는 죽음을 상징하는 단어인데, 이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당연히 중국 소비자들은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마쓰다자동차를 선호하지 않았다.

 

중국의 부정적 해음 문화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부랴부랴 중문 회사명을 마쓰다의 음차식 표현인 ’마쯔다(马自达)‘로 변경하여 다시 중국시장을 공략해야 했다.
 
[사진2] 일본 마쓰다의 중문 네이밍 실패사례

*출처: (사)중국경영연구소


중문 네이밍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기업과 제품을 인지시키는 첫 출발이다. 중문 네이밍을 통해 중국인들이 어떠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지 아무도 모른다. 부정적 해음 문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좀 더 세심한 작업과 사전조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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