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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획득하는 방법 
 
 
무역이란 무엇인가. ‘나라 간에 상품, 서비스, 기술, 자본 등을 거래하는 경제활동’이라는 개념에만 가두는 건 무역(인)이 만드는 가치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 그 이상의 관계와 연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정무역은 그것을 알려주는 여러 진술 중 하나다. 물론 공정무역을 단순하게 생산지의 빈곤만 해결하는 시혜 수단으로 봐서도 곤란하다. 공정무역에는 단순 거래 이상의 관계, 삶과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의 요소가 있다.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지금, 공정무역은 또 다른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은 세계공정무역의 날(World Fair Trade Day)이다. 한국에도 매년 많은 공정무역 단체·기업들이 모여 행사를 치른다. 올해는 코로나 이후 모처럼 다시 모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 공정무역이 처음 알려졌고, 아름다운가게는 국내 최초 공정무역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수공예품으로 시작한 사업은 커피로 옮아갔고, 아름다운커피는 이 과정에서 독립해 국내 공정무역 맏이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한수정 아름다운커피 대표를 만났다. 아름다운커피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심화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커피’를 새 어젠다로 내세웠다. 
 
전염병, 기후위기, 보호무역주의 등 지구를 둘러싼 숱한 문제가 불거지는 지금, 일찍이 무역이 멀리 떨어져 있는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솔루션이었음을 생각하면 공정무역은 무역이 지금 마주한 문제들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까? 
 
한 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 치트키는 없지만, 아름다운커피는 무역의 진면목과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도전에 나섰다. 더불어 생산지를 넘어 소비자, 생명과 지구 등과 행복한 동행을 꿈꾼다. 무역이 꿈꿀 수 있는 최상의 가치다.
 
▲한수정 아름다운커피 대표
- 지난 13일 세계공정무역의 날,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있었다. 어떻게 보냈나.
 
올해는 서울 성동구에서 세계공정무역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의 첫 행사는 2004년이었다. 당시는 공정무역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활동하는 기업·단체도 많지 않아서 아름다운커피 홀로 서울시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시청광장, 덕수궁 돌담길, 대학로 등에서 연합행사를 치렀다. 올해는 코로나 이후 3년 만의 행사라 간소하게 진행했다. 
 
아름다운커피는 커피의 미래라는 콘셉트로 탄소 저감 커피,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용기 커피 등을 선보였다. 또 공력을 많이 들였던 르완다의 개발사업 성과물인 스페셜티커피 시음 행사도 가졌다. 특히 이를 다회용 컵으로 제공했는데, 시음에 참여한 시민 모두가 행사를 돌고 나서 컵을 반납해줬다. 많은 시민이 행사 취지 등을 잘 이해하고 동참해 준 덕분에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다.
 
- 현재 국내 공정무역 업계 동향과 함께 해외 공정무역 동향이나 트렌드도 궁금하다.
 
코로나를 거치며 다들 어려움이 있었다. 코로나 직후, 커피 가격이나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에 어려움을 겪거나 물류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마케팅에 비용을 지출할 수 없어 사업이 위축되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에 원두커피 시장이 열리면서 공정무역이 새 어젠다를 제시했던 것처럼, 코로나 이후 ‘커피의 미래’, ‘지속 가능한 커피’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것 같다. 
 
해외는 우리보다 일찍 시장이 열린 까닭에 변화의 정도도 우리보다 앞서간다. 공정무역의 가치를 지키면서 품질과 고객 만족을 놓치지 않는 곳은 계속 성장세다. 이런 성장세가 있는 곳들은 큰 식품기업이 인수합병을 하기도 한다. 외국은 이런 인수합병에 관대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공정무역이 주류화됐다고 자평한다. 
 
한국에선 이런 흐름이 없지만, 일부 대기업이 공정무역에 실험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나 시장을 생각하면, 해외와 같은 주류화도 필요하다. 물론 공정무역 기업·단체들이 인수·합병될 만큼 매력적으로 보여야겠지만.
 
- 코로나 시국에 아름다운커피는 어땠으며, 포스트 코로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코로나 때 너무 힘들었다. (웃음) 운영하던 매장들을 쉽게 접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온라인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기도 어려웠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해외에서 진행하던 국제개발 사업은 일시적으로 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 미래의 시장 방향을 놓고 내부에서 깊게 고민했고, ‘공유 로스터리’와 ‘용기 커피’라는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다. 공유 로스터리는 로스팅 장비를 고객들과 공유해 비용을 줄이고, 우리의 로스팅 암묵지(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노하우나 지식)를 나눠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를 통해 공정무역 생두를 더 많은 로스터에게 소개하고 물량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용기 커피는 탄소를 줄이고 택배 쓰레기를 줄이려는 공동구매 플랫폼이다. 공동으로 택배를 받고 커피를 자기 용기에 나눠간다. 2021년부터 시작했는데 로열티가 높다. 이를 경험하면서 소비생활이 바뀌었다는 분들을 보고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 역시 ESG를 실천하는 한국의 대표 공정무역 기업이자, 사회적기업답다. 자랑 한번 해달라.
 
아쉬운 게 있다면, 사업 초창기 공정무역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커피 기업들과 벽을 쌓는 등 윤리 의식이 지나치게 철저했었다. 외려 그들에게 참여 방법을 알리고 우리가 공정무역 허브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래도 공정무역 비즈니스를 통해 커피 생산지 개발사업에 힘을 쏟아 함께 한 커피 농가들이 스페셜티 커피도 생산해 우리 외에 세계 많은 거래처를 발굴해낸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커피나 탄소 저감 커피와 같이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는 커피 SOLVE’를 개념화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자랑스럽다.
 
- 공정무역 사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례나 스토리가 있다면.
 
첫사랑 네팔을 잊을 수 없다. 네팔 커피는 우리가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 희귀하고 맑고 깨끗한 이미지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품질개발과 협동조합 강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15년 네팔에 큰 지진이 났다. 특히 우리 커피마을이 있던 신두팔촉이 진앙지였다. 
 
이때 ‘커피 없이 어떻게 사업을 하지?’라는 생각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이들은 거래처라기보다 끈끈한 친구들이었다. 토요일 오전에 지진이 났고, 임직원 모두 네팔 친구들 안위를 걱정하며 월요일에 출근했는데, 난리가 났다. 
 
- 왜, 무슨 일이 있었나.
 
고객들 전화로 불이 났다. 네팔 사람들은 괜찮냐? 아름다운커피는 어떠냐? 등등을 비롯해 말하지도 않았는데 성금을 보내더라. 무역의 진면목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친구의 농사가 잘될 때는 좋은 커피를 마시게 돼 감사하고, 친구가 어려울 땐 좋은 커피에 대한 답례로 마음과 성의를 표현하는 것 말이다. 
 
당시 지진으로 창고가 무너져 우리에게 수출하려던 커피가 파묻혔는데, 나중에 이걸 꺼내 손질해 수출했다. 품질이 좋을 리 없었지만, 고객들이 그 상황을 이해하면서 이 커피를 사주고 다시 일어서려는 네팔을 응원했다.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 올해는 어떤 계획들이 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 시국에 매출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수익률이 약간 낮아져 올해는 다소 보수적인 운영으로 가닥을 잡았다. 환율이나 생두값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은 상태라 수익성 낮은 채널은 잠정적으로 닫고 수익률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이에 우리를 사랑해주는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면서 공유 로스터리 캠페인과 탄소 저감 커피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보호무역주의가 꿈틀대고 기후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커피 재배나 판매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문제를 해결하는 커피’가 이런 지점에서 대안이 되고 싶다. 탄소 저감 커피는 생산지부터 탄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재배되고 공유 로스터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이에 더해 무포장·무택배를 콘셉트로 한 용기 커피로 탄소 저감의 정점을 찍는다. 소비자에겐 불편한 캠페인이다. 2주에 한 번 용기를 가져와 커피를 받아 가는 게 어디 쉽겠나. 
 
그러나 그런 사람이 늘어나면서 변화가 일어난다고 믿는다. 어려운 시절에 진짜 혁신이 일어나는 법이니 이 과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곧 인도네시아 출장을 통해 탄소 발생을 추적하고 어떻게 개입해야 탄소가 줄어드는지 프로그램화하고자 한다. 이에 ‘키자미테이블’이라는 소셜벤처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인도네시아 커피가 눈 밝은 바이어들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
 
- 현재 여러 측면에서 공정무역과 사회적 경제는 쉽지 않은 환경에 처해 있는 것 같다. 이런 시기를 돌파해야 하는 동료 기업들과 공정무역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큰 파도에 쪽배를 타고 있든, 난파선의 판자를 잡고 있든, 시간이 흐르면 어딘가에 당도해 있겠지. 그때 너무 지치면 일어날 수 없을 테고, 배고프다며 바닷물을 먹으면 어딘가 당도하기 전에 죽겠지. 
 
배고프더라도 짠물을 먹기보다 가치를 포기하지 말고 지난한 일에 성과가 없어도 견뎌냈으면 좋겠다. 실력을 쌓고 차분하게 벼리면 새로운 시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데, 난세가 왔으니 영웅이 되어야지. 모두 조금씩 힘내면서 연대와 협력의 끈을 놓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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