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여성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국가로 분류된다. 남녀 성비 불균형, 평균수명의 차이로 카자흐스탄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도 강력한 편이라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 국민의 구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여성과 관련된 제품은 고부가가치 상품의 매출증대를 가져올 수 있어 마케팅도 치열해지고 있다.현지에서 카자흐스탄 여심을 잡을 수 있는 한국 제품으로는 화장품 등 뷰티산업 관련 제품, 쥬얼리 관련 제품, 여성복 제품들이 꼽히는 데 특히 뷰티 관련 제품은 한류 열풍에 맞춰 붐을 이루고 있다. 이에 한국무역협회 e거래알선센터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에 능통한 매칭 담당자가 중소기업의 마케팅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2014년 6월, 매칭 담당자는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성형외과 및 뷰티 관련 용품을 유통하는 최대 규모의 전문 토탈서비스 기업의 바이어가 보내온 성형외과 시술용 ‘리프팅 스레드(lifting thread)’에 대한 인콰이어리를 접수했다.
리프팅 스레드는 특수하게 제작된 스레드(봉합사)를 안면 피부 및 피하층에 주사기로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 봉합사는 피부를 당겨주는 역할을 하면서 피하층 내 콜라겐 분비를 촉진시켜 피부탄력을 유도한다. 통증이 없고, 30분~1시간 정도 시술하면 끝이며 효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형업계에서 대중화되고 있는 시술이다.
 

바이어의 회사는 카자흐스탄에서 리프팅 스레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관련 산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한국 업체 중 봉합사 독점 공급이 가능한 제조사를 찾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 e거래알선센터는 바이어의 요구 내용을 확인한 후 미용성형 관련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 제품이 강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매칭담당자는 트레이드코리아 가입 회원사와 국내 관련 업계 조사 끝에 자가 공장과 자동생산 설비를 갖춘 오브이월드를 적합업체로 바이어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바이어는 오브이월드 측 해외영업 담당자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음을 협회에 알려왔다. 이에 e거래알선센터는 매칭담당자를 통해 양측간 협상을 중재하는 한편, 필요한 전문자료의 경우 협회에서 제공하는 통번역 서비스를 활용토록 주선했다.
 

현직 의사인 카자흐스탄 바이어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에 대해 꼼꼼히 살피기 위해 많은 수량의 샘플을 요청했다. 이에 무역협회 매칭 담당자와 오브이월드는 좋은 가격을 책정해 샘플을 발송했다.
제품 테스트 결과 바이어는 품질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오브이월드 측에 아예 독점 계약을 하자는 뜻을 전했다.
독점 계약은 중소기업이 큰 비용과 시간 부담 없이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진다면 다양한 채널로 판매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바이어와의 계약에 묶여 기회를 잃을 수도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건은 바이어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에 독점 계약이 오브이월드에게도 긍정적인 면이 더 컸다.

협상이 진행됐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계약금에 대한 논의 중 바이어 측에서 계획한 연간 판매량과 오브이월드 측에서 기대한 수량이 맞지 않았고, 이를 관철하려는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못해 협상이 결렬될 상황까지 몰렸다. 제품을 생산해서 공급해야 하는 오브이월드의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 물량이 확보돼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매칭 담당자는 바이어로부터 카자흐스탄 현지 시장의 현황과 의료제품 인증 및 등록 절차의 어려움에 대한 정보를 접수하고 이를 토대로 오브이월드 측에 설명했다. 리프팅 스레드 시장은 아직 초보 단계라 대량의 제품 판매는 어렵고, 바이어가 제품 판매를 위한 모든 수입·통관 절차를 진행하는 등 초기 투자비를 부담하는 방식이니, 오브이월드 측이 조금만 양보해서 거래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득했다.

무역협회 매칭 담당자의 설명을 들은 오브이월드는 바이어와 협상을 다시 진행했다. 양측 간 대화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매칭 담당자도 관련 업무 지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양측은 1년 독점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1차로 의미 있는 금액 규모의 수출을 완료했다.

오브이월드는 제품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와 시술 교육을 위해 대표가 직접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으며, 바이어 측에서도 제품시술 방법 연수를 위해 한국을 찾아왔다. 당장은 1년 계약이지만 바이어와 셀러는 협업을 통해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어와 셀러 모두 첫 매칭부터 수출 성약의 마지막 단계까지 어려운 과정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무역협회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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