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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인도 뭄바이 무역관 _ 이규진 인턴
시장개척 지원
KOTRA 뭄바이 무역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영업을 현지에서 지원해주는 일을 약 6개월 가까이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지만 실패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뭄바이에서 내 역할은 KOTRA의 ‘무역사절단’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위해 우리 기업과 현지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주선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무역사절단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판매 가능성을 조사하고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지도록 사전에 준비해 준다. 무역사절단에 참가하는 업체는 주로 해외수출 경험이 없는 내수기업이다. 이들에게 바이어와의 상담을 주선하는 일은 중소업체들이 해외시장에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첫 미팅에선 주로 카탈로그와 가격정보 교환
지금까지 많은 무역사절단을 진행하였지만 2014년 9월 충남-세종시의 ‘인도 - 파키스탄 무역사절단’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수출업체와 바이어들은 대개 첫 미팅에서 제품 카탈로그와 가격정보 제공 등 서로간의 정보교환에 주력하기 마련이다. 상담을 한 뒤 본사로 돌아가 내부 논의를 하고 전화 혹은 이메일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는 식이다. 충남-세종시 사절단의 경우는 국내 참가업체와 현지 바이어가 처음 만난 당일에 수출 계약이 이루어졌다.
국내 기업의 수출품은 샤워 헤드였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인도의 욕실용품 시장은 값싼 중국산 제품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회사 제품은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는 기능이 있었다. 샤워 헤드 내에 특수기술로 제작된 비타민 캡슐을 넣어서, 샤워를 할 때 음이온과 비타민C가 방출되는 고급화 제품이었다. 이처럼 고급화된 샤워 헤드는 인도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었다. 따라서 참가한 바이어들의 관심도가 높았고, 샘플을 구매하여 재검토하겠다는 바이어 또한 상당히 많았다.
샤워 헤드 이례적인 수출계약
인도에는 수많은 인구에다, 다양한 계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체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의 새로운 제품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서는 바이어를 설득하는 일 역시 쉬워 중국, 인도의 값싼 제품과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지 시장에 없는 신제품을 갖고 있으면 수출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특히 그러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가격이다. 한창 수출상담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 바이어가 가격인하를 요구하면서 한 말이 무척 인상적이다.
“인도 시장은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다. 한국제품은 높은 기술력을 이용하여 제조한 높은 품질의 중·고가제품인 경우가 많은데, 인도 로컬 제품 가격의 1.5~3배까지 비싼 편이다. 따라서 이들과는 다른 타깃 층을 설정하여, 중산층과 부유층을 목표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이미 인도에서 자리를 잡은 일본, 독일 등의 유명 브랜드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한다. 한국제품은 이들 경쟁자들과 가격 및 기능은 엇비슷하지만 인도 내 인지도가 없고 브랜드 가치가 제로에 가깝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다.”
우리 제품 브랜드 인지도 낮아 가격에 민감
국내업체는 OEM 방식 등 피상적인 계획을 제시하였으나 바이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국제품은 품질이 뛰어나지만 한국산 제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인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도 진출 시도를 하기에 앞서 가격 전략, 브랜드 인지도를 어떻게 조합하여 마케팅을 벌일지 곰곰이 따져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 다른 업체의 사례를 보자. 바이어는 뭄바이 건축업자로서 뭄바이 인근에 쇼룸(제품전시장)과 유통창고까지 보유한 중견기업의 사장이었다. 국내기업의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제품 사양과 가격을 자세하게 물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남은 샘플 전부에다 8천 달러어치를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 업체로서는 흥분되는 순간이었고 쌍방이 구체적인 협상을 마친 뒤 그 자리에서 즉시 의향서(MOU)를 체결하였다.
인도 바이어는 만족하는 모습이었고 한국기업이 자신의 쇼룸에 방문할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 업체 담당자는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바이어의 쇼룸을 방문했다. 통역원으로써 따라가게 된 나는 인도 상관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바이어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하였다. 무역관 현지 직원들을 통하여 바이어의 신뢰도를 확인은 했지만, 바이어의 옷차림이 남루하고, 차도 꼬질꼬질한 트럭이어서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반신반의하면서 이동하던 중 바이어가 갑자기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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