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이노베이션

kimswed 2016.05.27 08:26 조회 수 :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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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이노베이션 _ 박동명 이사  

의료기기 및 용품  


2012년 어느 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특별자치주 반다아체(Banda Aceh). 아체 공항에 도착했을 때 경찰차들이 우리 일동을 호위하여 지역 내 특급호텔이라는 곳까지 에스코트 해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특별자치주인 이곳 아체에서 대통령이라 불리는 주지사와 양해각서(MOU)에 사인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또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시아쿠알라(Syiah Kuala University)의 대학 총장, 부총장 그리고 우리 사업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의과대학장과 MOU를 맺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주 차원에서 추진하는 지역발전 계획에 한 부분을 담당하기로 하고 시아쿠알라 국립대학교 교수진, 주 투자청 인사들과 자주 만나 여러 가지 업무를 실제로 진행했었다. 이쯤 되면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기에 현지에서 경찰차가 호위까지 해주고 그렇게 많은 고위 인사들과 교류를 하는지 궁금해 할 것 같다.

 

직장 생활 접고 떠난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나는 그저 그런 상장회사에 다니던 팀장급 의료 종사자였다. 아는 지인이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의료 파트가 필요하니 와서 해 볼 생각이 없냐고 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인생의 세 가지 기회 중 하나’가 찾아온 것이라 판단하여 나름 사업을 시작하기 전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조건들과 사업 타당성을 체크하고 심지어 직접 현지에 가서 실제 진행될 수 있는 일인지의 여부 그리고 약속사항까지 확인 후에 과감하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노선이 없고 연결 비행기 시간이 맞지 않아 수도인 자카르타에 있는 수카르노-하타(Soekarno-Hatta) 국제공항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에나 갈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10년 전 중앙 정부와 전쟁 중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로 인해 10만여 명이 사망했고 아직도 그 잔해가 남아있는 곳으로 세계에 알려진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90%가 믿고 있는 이슬람이지만 특히 그 믿음이 가장 강하여 여성들에게 있어서는 히잡(Hijab)이라 불리는 그들의 두건을 쓰지 않거나 남녀가 지역 내에서 연애를 하는 것이 적발되면 사람들이 보는 앞 길거리에서 태형을 가하는 이슬람법이 헌법보다 더 우선시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자면 마치 내가 착하게 동화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순박하기 그지없다.

 

구호에 익숙한 공무원들의 오케이, 오케이

문제는 고하를 막론하고 이곳의 대부분 공무원들은 해외에서 온 기업들을 ‘봉’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쓰나미 재해 이래로 전 세계 구호기금과 많은 단체로부터 많은 물자 지원과 후원을 받아왔고 이들은 이러한 시간들을 거치면서 상호간 윈윈(Win-Win)을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개념이 아닌 일방적 지원, 다시 말해 지원받는 것을 당연시 하거나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너희가 원해서 여기에 온 것이니 너희가 자본을 투자하면 되는 것이며 원하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는 있지만 비용 및 수익은 언제라고 확실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식이다.


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이에 관련한 주변 기반을 구축하는데 있어 지원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수익을 얻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일은 주 정부 차원이 아닌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의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식 절차에 따라 등록 및 통관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공무원들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 그냥 여기서도 가능하다고만 한다. 무조건 오케이(OK)-. 심지어 본인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오케이이며 이후 일이 더 이상 진행 안 되는 상황에 도달해서야 그나마도 현실에 근접한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여태껏 합의했던 모든 양해각서, 합작투자계약 등은 아무 의미 없는 종이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법적 조치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더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일은 안하는 것이 낫다’이다. 설령 승소하면 어떻게 될까. 손실에 대해 보전 받고 계약사항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아니다’이다. 시간만 손해 볼 뿐 아니라 관계만 악화돼 더 이상의 거래조차도 불가능하게 될 일이 불 보듯 뻔하다.

 

양해각서-합작투자 계약 휴지로 변해
더욱이 이곳은 추방이라는 것도 가능한 곳이다. 영어 교재를 판매하는 미국인들이 왔다가 교재 내용 중 기독교 교리와 관련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투자된 모든 것을 빼앗기고 본국으로 추방 되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1년가량이 지나서야 나는 이런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나름 조사를 많이 하고 사업에 뛰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나는 해외사업의 ‘해’자도 모르는 그야말로 초짜도 안 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물건이 어떻게 수출될 수 있고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지 그리고 결재는 어떻게 되는지 이러한 아주 기초적인 부분들도 나는 완전히 간과한 채 오로지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맞아 큰 프레임만 보고 뜬구름을 쫓았던 바보였다.


얼마나 여기 사람들은 우리가 고맙게 느껴졌을까.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와서 지역발전을 위해 도와주고 협력하겠다니 이들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필요하다고 하면 환율 차이가 있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겠지만 그들에게 만만치 않은 돈도 쥐어 주었으니 말이다. 

 

자카르타에서 새로운 도전
눈앞이 캄캄했다. 잘 다니던 그리고 월급도 남부럽지 않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곳에서 사업을 하겠다 생각하고 왔는지 지난날들을 되새겨보며 후회하고 담담한 마음에 가슴을 치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이렇게 시간만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반다아체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집으로 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얼마나 힘들게 보낸 시간들인데 어떻게든 성공하여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나는 작은 의료기기 판매상을 하고 있는 반다아체 현지 친구의 소개를 받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한 중견 의료기기 및 장비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업체 대표를 만났고 진짜 무역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은 등록 중에 있는 의료기기가 1개이고, 등록을 마치고 한 차례 선적하여 수출을 하는 의료소모품이 1개인 정도이지만 자카르타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막막한 상황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어느 나라를 목표로 하든지 수출을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발생 시키려면 그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알아야만 한다. 인도네시아에선 우선 현지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즉, 바이어가 있어야 한다. 외국인이 마음대로 인도네시아에 와서 자유롭게 스스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나 신뢰할 만한 바이어를 만났는지, 그들이 시장에서 얼마나 잘 판매할 수 있는지, 동일 업종 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크게 좌우되기 마련이다.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인도네시아 행정 업무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관심이 없는 제품, 자신들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절대 ‘노(No)’라고 하지 않는다. 법령에 따라 수출이 가능한 제품인지를 파악해야 하며 등록기관에 제품 확인절차를 거쳐 등록이 되어야만 수출 및 판매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등록 업무도 현지 바이어와의 계약서를 비롯한 많은 자료들을 한국에 있는 인도네시아 영사관에 등록한 뒤 다시 인도네시아 현지 등록기관을 통하여 진행해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하다. 등록제품은 오직 한 개 바이어를 통해서 거래가 가능하다. 하나의 공급망 체제(Only One Distributor System)은 인도네시아 의료기기, 의료소모품 수입에서 철저히 지켜져야 하는 기본 원칙이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확인하고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 많지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그들의 문화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앞서 얘기한 의료기기, 소모품을 판매하기 위한 등록기관의 프로세스는 크게 3가지로 등록 기간이 나눠진다. 이는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인데, 위험도에 따라 3개월, 6개월, 9개월로 정해져 있다. 


과연 이러한 규정대로 등록과정이 진행되는 것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수와 함께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여러 분야의 시스템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다. 모든 진행 과정에는 하급부터 상급까지 프로세스 범주 내에 나와 있는 기본비용 외에도 많은 로비 자금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추가 자료 요청과 기간 연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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