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활용해 문구·교재시장 돌풍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문구류 D사는 크레파스, 물감, 사인펜, 매직, 마카 등 각종 화구류 및 마카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우리나라 문구 산업의 독보적인 명문 장수기업으로 손꼽히는 D연필(1946년 12월 설립)이 문구 상품의 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D사는 품질 향상 및 신제품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내수시장에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매년 꾸준히 내놓은 신상품 개발능력과 고품질 제품 생산 능력은 이미 해외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인정받는다.
 
해마다 수출 신장… FTA 활용 큰 몫

이 회사는 요즘 수출기업으로 변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과 또한 톡톡하다. 2016년 매출액은 약 600억 원 규모이며 수출은 1250만 달러를 넘어섰고 해를 거듭할수록 수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시장은 세계 70여 개국에 달한다. 미국,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중국, 폴란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을 비롯하여 선진국, 후진국을 망라하고 있다.

D사의 수출이 호조세를 탄 것은 크레파스, 물감, 마커(싸인펜, 형광펜, 매직, 보드펜 등) 등을 그간의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사업의 형태에서 탈피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자동화를 이룬 데에서 비롯된다. 수출에 큰 역할을 해낸 또 한 가지는 FTA 활용이었다.

D사는 크레파스, 물감, 마카를 비롯한 제품의 고급화를 추구해왔다. 국내는 물론 선진국에서 화구류와 마커 등에 요구하는 안전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디자인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가 수출한 제품 대부분이 유럽의 안전 인증제도인 CE마크, 미국 미술재료협회(ACME)가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독성 제품임을 공인하는 AP 마크를 획득하고 있다.

이러한 고품질 전략은 그러나 수출에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었다. 후발 개도국의 저가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 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무엇보다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맞지 않다’며 망설이는 해외 바이어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D사는 FTA를 적극 활용하여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함으로써 수출 확대와 시장 다변화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D사의 FTA 활용 수출액은 2016년 기준으로 673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는 2015년의 444만 달러에 비해 52%가 증가된 것으로 2016년 수출 증가액은 회사 설립이후 최대 규모다.

수출에 FTA를 활용한 지역은 미국, 아세안, EU, 터키 등을 우선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우선 대미 수출은 지난 2015년 276만1000달러 규모이며 2016년에는 475만6000달러 규모로 무려 72.2%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터키에 대한 수출은 2015년 8만4000달러 규모였으나 2016년 13만 달러로 역시 55.3%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은 2015년 129만2000달러에서 2016년 159만 달러로 23.3%가 증가했다. EU시장은 2015년 수출이 30만 달러 규모이나 2016년 25만5000달러 규모로 수출이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들어서면서 EU지역에 대한 수출이 다시 가파르게 늘어나 상반기에만 2016년 연간 수출에 맞먹는 24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선진국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 본격화

D사의 이 같은 수출 증가는 FTA 발효에 따라 현지 수입업자의 관세부담액이 줄어든 것을 계기로 적극적인 수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새로운 거래선을 대거 발굴한 것이 주효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연필에 끼우는 손잡이로 유명한 P사, 마커 분야 최대 유통업체중 하나인 O사 등과 거래를 개시했다.

유럽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프랑스 A사와의 거래를 시작하게 된 원동력은 한-EU FTA이었다. D사는 이 회사를 통해 프랑스는 물론 포르투갈, 스페인, 폴란드 등 EU 회원국 여러 나라에 크레용, 색연필, 마카 등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D사는 FTA 활용에 있어 수입국에서 낮아진 관세, 즉 FTA 특혜관세를 이용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다. FTA를 활용해 수입 원자재의 관세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의 라인을 확충하여 기존의 바이어 및 신규 바이어에게 소개했다. D사가 원자재 수입에서 활용하는 것은 한-중 FTA이다. 이 회사는 마커 제작에 소요되는 원자재 펜촉 등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함으로써 수입관세 부담을 절감하고 있다.

D사는 FTA 체결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개선된 것을 계기로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 수출을 강화했다. D사 관계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을 위한 화구류 통합 브랜드 구축과 함께 수출을 위한 전략상품 개발에 주력했다”면서 FTA 활용을 통한 수출을 위해 개발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캘리그라피 마카펜(마커), 크레용 도우, 네온·메탈릭 오일 파스텔, 5.6mm 색연필 등을 손꼽았다.

이 중 캘리그라피 마카펜은 캘리그라피 전용 제품으로 펜 끝이 치즐형과 붓형, 두 가지이며 각각 양쪽에 굵기가 다른 심을 가진 제품이다. 크레용 도우는 크레용과 클레이(점토)를 결합한 신개념의 멀티 크레용으로 어린이들이 점토처럼 만들고, 크레용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제품이다.

트위스터블 색연필은 12가지의 다양한 컬러 색연필 세트제품이다. 돌리면 안쪽의 심이 나온다는 의미로 트위스터블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발색이 좋고 부드럽게 잘 그려지는 우수한 제품이라고 한다. 또 네온·메탈릭 오일 파스텔은 기존 오일 파스텔에서 금속처럼 반짝이는 색상 및 네온 색상을 개발한 것으로서 미국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있다.

[협정별 FTA 활용]

유관기관 FTA 교육 주기적으로 참여

이 회사는 FTA 활용을 위해 무역부 및 경리부 직원이 FTA 실무교육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2014년 6월에는 FTA 활용 업종별 전문인력 양성사업(KOTRA)에 참여하여 고무 및 화학업종의 FTA 활용 기법을 수료했다. 2015년 5월에는 FTA 원산지증명서 사후검증 과정(대전상의)에서 FTA 협정문 원산지 조사 규정 및 원산지 증빙서류 보관 규정에 대한 교육을 받은데 이어 9월에는 원산지 결정 기준, 원산지증명서 작성 실무, FTA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 등 중심의 FTA 활용 실무교육을 거쳤다.

2017년 5월에 2명의 직원이 3일 20시간에 걸친 FTA 활용 업종전문인력 양성과정(KOTRA) 및 2일 12시간 과정의 YES FTA 전문교육 업종별 맞춤과정(관세청)을 이수케 했다. 이를 통해 무역 및 경리부서에서 FTA 원산지증명서에 대한 제도와 규정, 실무를 숙지함으로써 만전을 기하고 있다.

D사의 수출은 다품종 소량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수출품은 연필(HS 9609.10), 포스터 컬러(HS 3213.10), 크레용과 오일 파스텔(HS 9609.90), 마커(HS 9608.20), 물감(HS 3213.10), 볼펜(HS 9608.10), 리필용 볼펨심(HS 9606.60) 등의 HS코드를 가지며 거의 모든 FTA 협정에서 세번변경 기준으로 CTH(Change of Tariff Heading, 4단위의 변경)이 적용된다. 이 회사의 수출품은 모두 CTH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어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어려움은 없었다.

D사는 원산지증명서 발급의 효율화를 위해 현재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에서 업체별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또, FTA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제품개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특허를 상품화 해나갈 계획이다.

2015년 특허청,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대전테크노파크,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IP(지식재산) 스타기업에 최종 선정되었고 유리에 그리는 크레용, 가느다란 라인타입의 클레이, 촉감 놀이용 늘어나는 물감 등 차별화된 컨셉의 어린이 교재 브랜드 ‘TORU’(토루)를 출시한 여세를 몰아갈 계획이다.

문구·교재 분야에 한류 붐 앞장

현지시장 진출 여지가 큰 중국, 아랍, 남미, 러시아, 일본 등 비영어권에 대한 진출을 강화함으로써 세계시장에 문구, 교재 분야의 한류를 일으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D사 관계자는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으나 FTA를 활용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갖춘 안전한 문구제품으로 인정받았으며, 이를 통해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면서 향후 거대한 인구를 가진 인도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보다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 시장도 문구류 및 교재 수출 잠재력이 크다면서 향후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FTA 체결이 앞당겨질 것을 기대했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