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CEPA’ 활용 인도 호일시장 돌풍

1987년 설립된 알루미늄 호일 H사는 알루알루 호일(ALU ALU FOIL)을 개발, 주력 수출품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알루알루 호일은 습기, 산소 및 햇빛에 대한 높은 보호 차단성을 갖추어 알약과 캡슐을 포함하는 약품의 포장용으로 쓰이는 제품이다.

H사는 치열해지는 수출 경쟁 속에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약 6년간 FTA 활용을 기반으로 꾸준히 해외시장을 넓혀 왔다. 인도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FTA를 활용하여 거래를 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 회사 제품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발효 후 얻을 수 있었던 관세 혜택이 큰 역할을 해냈다.

H사가 2010년 1월 1일 발효된 한-인도 CEPA 활용을 시작한 것은 2011년 6월부터다. 그 후 지금까지 인도에 대한 수출에 한-인도 CEPA를 적용하여 인도 바이어가 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인도의 알루알루 호일 수입 기본관세는 5%이지만 한-인도 CEPA에 따른 특혜세율은 0%였다. 이 회사는 특히 2016년에 인도 현지법인, ‘H사 인도’를 설립하여 현지 바이어에 대한 수출과 병행하여 현지판매에도 나서 한-인도 CEPA 혜택을 직접 수혜 받기 시작했다.

한–인도 CEPA 활용위해 현지법인 설립

이 회사는 “인도 현지법인 설립은 현지법인에서 직접 수입하여 판매를 할 경우 관세 혜택을 직접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다. 인구는 약 12억여 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및 일본 인구를 합한 규모다. 인도는 전 세계 인구 중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 금융자산의 유입과 부동산 및 증시 상승으로상당한 부가 축적되었고, IT 서비스의 수출로도 막대한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도의 매거진, 비즈니스 월드는 지난 2013년 12월 인도의 중산층이 약 2억50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H사는 인도 현지법인 설립에 따라 한-인도 CEPA에 따른 관세 혜택을 현지법인이 직접 누리고 동시에 관세 혜택을 기반으로 인도의 현지 창고에 재고를 보유하면서 납기를 단축시킨다. 또 바이어와의 주기적인 미팅을 가지면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FTA 활용 체계화 겨냥 OK FTA 컨설팅

이 회사 FTA 담당자는 정확한 FTA 적용과 활용을 위해 2014년 국제원산지정보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FTA 원산지 관리 실무기본 과정을 이수했다. 2017년에는 무역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OK FTA 컨설팅에 지원하여 보다 전문적인 컨설팅 지원받아 FTA 업무 프로세스를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FTA 컨설팅은 전문가의 맞춤형 1대1 컨설팅 및 FTA 교육으로 이뤄지는데 이를 통해 알루알루 호일의 정확한 품목분류, FTA BOM 작성, 원산지소명서 작성, 원산지결정 기준 및 원산지 판정 방법에 관한 집중적인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컨설팅을 계기로 FTA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각 협정에 따라 원산지를 판정한 뒤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게 되었다. 특히,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하여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 혜택을 누리고 보다 신속하게 증명서를 발급받게 되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서류 또는 엑셀 파일로 보관하고 있던 원산지 증빙 서류를 시스템으로 보관·관리하게 됨에 따라 사후 검증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하게 되었다.

원자재 바꾸어 FTA 활용 애로 해결

이 회사는 OK FTA 컨설팅을 통해 FTA 업무를 하면서 발생된 애로를 해결하기도 했다. 주력 수출품 알루알루 호일은 플라스틱 필름에 알루미늄 호일을 겹층하여 생산된 제품으로 주재료는 플라스틱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그간 이 제품을 HS 3926.90(플라스틱으로 만든 그 밖의 제품, 기타)로 분류했으나 거래 바이어의 요청을 고려하여 HS 7607.20(알루미늄의 박, 뒷면을 붙인 것)으로 고쳐야 했다.

여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알루알루 호일을 HS 7607.20로 분류하여 원산지를 판정할 경우 원재료인 알루미늄 박 HS 7607과 4단위 세 번이 동일하기 때문에 ‘역내산’ 판정이 불가능하고, 수입 원재료이기 때문에 원산지증명서 발급도 불가능한 상황이 생겨난 것이다.

[H사 FTA 관세 혜택 (2017년 5월~10월 기준)]

진퇴양난의 상황에 대해 OK FTA 컨설팅은 좋은 해결방안을 만들어주었다. 기존 수입 원재료인 알루미늄 박(HS 7607)을 알루미늄 스트립(HS 7606)으로 대체하여 투입 원재료의 HS코드 4단위를 바꾸는 것이었다. 이렇게 수입 원재료를 대체하면서 역외산이던 알루알루 호일을 역내산으로 판정할 수 있었다.

한-인도 CEPA에 따른 품목별 원산지 결정 기준은 대부분 ‘세번변경 기준+부가가치 기준’의 조합 기준이 충족되어야 역내산 판정과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가능하지만, 알루알루 호일의 경우 4단위 세번변경기준으로 ‘역내산’ 충족이 가능한 경우여서 적용이 쉬운 편이었다.

FTA 관세 혜택 연간 1.6억 원

H사는 한-인도 CEPA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시장으로 알루알루 호일을 수출하면서 한-아세안 FTA를 적극 활용하여 해외 바이어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2017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한-인도 CEPA에 의해 발급된 원산지증명서는 40여건에 이른다. 또 태국, 필리핀과의 거래에서도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기간 중 이 회사가 인도, 태국, 필리핀 등과 거래하며 받은 관세 혜택은 6개월 기준으로 약 1억6,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루알루 호일 포장재의 주재료는 플라스틱이지만, 플라스틱 필름에 알루미늄 호일을 겹층해 생산되는 제품이다. 알루미늄 호일은 햇빛과 습기를 차단해 내용물인 알약 형태를 유지할 수 있고 내용물의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알약을 포장하는 용도로 쓰이는 알루알루 호일은 기온이 고온 다습한 지역인 인도 및 아세안 지역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은 포장재다.

H사는 이에 따라 앞으로 인도 및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을 적극 강화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한-인도 CEPA, 한-아세안 FTA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필리핀, 태국 등에 대한 수출에 한-아세안 협정을 활용하는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기온이 비슷한 국가를 선정해 더 넓은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도 중요하지만 발급 후 사후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므로 FTA 원산지 시스템을 활용해 원산지 사후관리 체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지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