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업 패터니아(주)

kimswed 2019.03.09 05:44 조회 수 :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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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세계로 날다] 패터니아(주)
 

 

 

패터니아의 연구개발 관계자가 검안용 특수 3D 디스플레이를 시연해보이고 있다. 이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는 패터니아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맞춤형 특수 3D 디스플레이’ 글로벌 강자

 

‘맞춤형 특수 3D디스플레이’를 앞세워 글로벌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회사가 있다. 검안의료용 3D 디스플레이, 홈시네마용 3D모듈레이터, 산업용 3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는 패터니아(주)다.


회사 측에 따르면 ‘특수목적 검안의료용 3D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회사는 패터니아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를 만들면 고객사들은 여기에 각자의 용도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집어넣는다. 쓰임새가 다양하기 때문에 고객 주문에 따라 맞춤으로 제작한다. 주력인 검안의료용 3D디스플레이는 안구검사와 내시경 수술 때 로봇기기에 적용되는데 고가이면서 마진이 높다. 몇 대만 팔아도 매출이 껑충 올라간다.


회사는 2015년 독일과 폴란드로 첫 선적한 이래 2018년 수출 15억 원을 달성했다. 직원 5명이 달성한 성과다. ‘대기업에 뒤통수만 맞지 않았으면’ 100억은 넘겼을 거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주장이다. 5명의 직원은 모두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 가고 있다.

 

바이어가 찾아왔는데 마음 졸인 이유

 

3D디스플레이는 선진국들의 전유물이어서 첨단기술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패터니아가 이 제품을 광학 본고장인 독일과 미국에 팔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폴란드, 오스트리아에도 수출한다. 하지만 오더가 늘어도 마냥 즐거울 수만 없다. 꼬마기업이 이를 소화하기 버겁기 때문이다. 열악한 자본력과 인프라가 원망스럽다.


소문숙 대표는 이점을 가장 속상해 한다. “예전에 납기 맞추느라 좁은 공간에서 진땀을 흘린 적이 있어요. 최근엔 오스트리아 SIE사에서 찾아왔는데 초라한 회사 모습을 보고 계약을 안 해줄까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7500달러어치의 샘플을 구매해간 뒤 바로 본계약이 이뤄졌어요. 패터니아의 가치를 알고 사인을 한 거죠. 어떨 땐 우리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주문이 올까 고민돼요. 이럴 때마다 당국이나 금융권에 도움을 요청해보는데, ‘나 몰라라’ 하더군요.”


부족할 것 없는 청순한 여교사가 중소기업 CEO 자리에 앉기까지 겪었던 초보의 설움과 사기, 냉대. 돌아보면 눈물겹다. 그는 2011년, 26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기업인이 됐다. 명예퇴직 때 받은 퇴직금과 거액의 유산이 팔자에 없는 그를 무역인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지인의 권유로 투자했다 부실회사 맡아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이 자신의 회사에 투자를 권했어요. 디스플레이 제조회사였는데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업체라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그러던 중 그가 돌연 캐나다로 이민을 가버리는 거예요. 알고 보니 재산은 다 빼돌렸고 회사는 부실덩어리였어요. 얼마나 황당하고 충격을 받았는지 분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소 대표는 졸지에 빚과 함께 회사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는 앉아서 당할 수만 없다고 생각해 모든 것을 제쳐두고 회사 살리기에 ‘올인’했다. 하지만 기업의 ‘기역’자도 모른 그에게 사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빚더미가 가장 큰 문제였다.


“100명의 직원들을 정리했습니다. 자산을 매각하고 사비를 털어 모두에게 퇴직금을 지급했어요. 정리해고라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더군요. 10명만 남겼어요.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면서 다시 5명으로 줄였고, 그 멤버와 함께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너무 가혹해서 몇 번인가 파산신청하거나 포기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다시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교직생활 때 학생들에게 ‘정직’과 ‘성실’을 가르쳤어요. 편법이나 권모술수는 나 자신이 용납하지 않았어요. 퇴직금, 부동산, 유산을 털어 모조리 회사 운영자금으로 넣었어요. 30억 원, 밑 빠진 독처럼 보인 빚이 이제 절반으로 줄었어요.”


그는 울면서도 직원을 다독이며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직원들의 두뇌를 믿었고, 성실과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에서다.

 

 

소문숙 패터니아 대표가 취재 도중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생존 몸부림

 

세계 으뜸 3D디스플레이는 패터니아 브레인들의 결정체다. 이들은 과거 현대전자 등에서 잔뼈가 굵은 고급두뇌다. 하지만 미니기업들이 그렇듯 이 회사도 구성원 각자가 1인 다역을 해야 한다. 연구개발 외에 수출·마케팅까지 수행한다. 소 대표 역시 출근하면 청소부터 경리업무·바이어 응대까지 두루 챙긴다.


하지만 부실회사를 떠안은 후유증이 남아, 고통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꼬마기업의 설움도 늘 따라다닌다.

 

“무역협회의 행사에 나가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금융기관을 쫓아다녔어요. 항상 괴롭히는 것은 자금난이었어요. 연구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돼가고 있는데 고비 때마다 자금이 발목을 잡는 거예요. 금융권을 찾아가면 기술력은 알겠는데 매출이 적다는 거예요.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어떤 중소기업이 도움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나마 어렵사리 모 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11% 금리를 적용하더라고요. 꼬마기업의 팔을 비튼 것 같아 정말이지 야속했어요.”


그는 정직하게 노력해도 누가 알아주지 않고, 정부의 도움도 체감 못해 기업인으로서 상실감을 느낀다고 했다. 심지어 대기업이 뒤통수를 친다는 말도 덧붙였다.


“보세요. 패터니아는 2011년 2월 1일 회사 설립 무렵 LG·삼성 임가공회사였어요. 티에프티 패널 프로세스(공정)에서 중국이 자꾸 따라오니까 이 대기업들이 완전 극비로 인셀(In-cell)·온셀(On-cell. 디스플레이 박막 내부·상부 증착 방식)을 시켜버린 거예요. 그리고 그 기술을 갖고 베트남·중국으로 갔잖아요. 우리같이 임가공을 하는 회사들은 그걸 몰랐죠. 대기업들이 우리에게 계속 라인을 키워라, 캐퍼를 늘려라, 하니까 신규투자를 했어요. 투자를 하고 났더니 이제는 물량을 안 주는 거예요. 그 결과 어떻게 됐나요? 2014~16년 모바일터치 사업하는 대기업 협력사들이 거의 문 닫았어요. 우리도 아슬아슬 했어요.”


그 무렵 패터니아도 연매출 89억 원에서 14억7000만 원으로 추락했다.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대출은 외면

 

“대기업은 협력사와 상생 운운하지만 언어플레이에 불과합니다. 정부나 유관기관에서는 늘 중소기업 어쩌고 하죠. 우리가 맞춤 생산을 하듯, 금융지원도 될성부른 기업에 맞춤식으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실상은 백화점식이고 형식적이에요.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일반 시중은행, 한결같이 유리벽이더군요. 직접 찾아가 저희 회사를 소개하면 기술력과 비전에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막상 지원을 요청하면 액면 실적만 가지고 평가하면서 고개를 저어요.”


소 대표는 인터뷰 도중 몇 번이나 우리나라가 중소기업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맞느냐고 반문했다. 패터니아는 특허 3개를 보유하고 있고 국책과제도 4번이나 수행했다. 이런 것들조차 은행문턱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자력갱생할 수밖에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팔아야죠.”


패터니아의 주문형 특수 3D 디스플레이는 판로가 유럽 쪽에 집중돼 있다. 독일 카이자이츠, 오스트리아 SIE, 프랑스 르노에서 계속 개발을 의뢰해온다. 바이어들이 제발로 찾아오기 때문에 시장개척에 별다른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고. 고부가가치제품을 둘러싼, 속칭 선수들끼리의 거래다.


“기술력 하나로 버텨왔습니다. 아무도 안 만든 주문형 특수 3D디스플레이를 좁은 방에서 만들어 세계 시장을 뚫었습니다. 우린 여태까지 그랬듯 외롭고, 힘들어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오윤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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