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에 인생을 건 사나이’ 하용길

kimswed 2020.06.05 08:03 조회 수 :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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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칫솔, 다 덤벼라… ‘꿈의 칫솔’에 도전
‘의료용 칫솔 특허’ 최초 획득에 이어 칫솔 자체도 ‘의료용품’으로 인가 앞둬

 

‘세상 모든 칫솔, 다 덤벼라.’
자신이 발명하고 특허를 획득한 칫솔이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하용길 아이디어컴퍼니 회장의 마음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의 칫솔은 세상 모든 칫솔이 다 덤벼도 두렵지 않다.


하 회장은 칫솔에 미쳤다. 그 앞에서 칫솔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바다 같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최근 세 번째 칫솔 특허를 받아 사업화에 본격 나선 그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났다.

 

치아건강은 치약 아닌 칫솔에 달려

 

기자가 칫솔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칫솔론, 치아건강론, 인생론이 이어졌고 3시간 넘게 그의 칫솔과 삶에 대한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는 칫솔의 역사부터 종류, 최신 기술 트렌드 등은 물론 치아와 혀, 잇몸 건강에 이르기까지 칫솔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과 철학을 뽐냈다.


“사람들은 좋은 치약을 쓰면 저절로 치아가 건강해질 것으로 믿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치아 건강의 요체는 칫솔에 있습니다.” 그의 칫솔론과 치아건강론 핵심이다.


그의 칫솔론에 따르면 칫솔은 일반적인 칫솔질만으로 치아의 세균막을 모두 제거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잇몸 건강까지 책임져야 한다. 또 칫솔 하나가 요즘 유행하는 치간 칫솔의 역할까지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혀 클리너도 따로 쓸 필요가 없어야 한다. 칫솔이 그 역할도 완벽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꿈의 칫솔’에 도전했고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획득한 특허를 적용해 제품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국제특허 획득을 위해 우선 PCT(특허협력조약) 출원을 마친 그는 연말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금형을 만들고 시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요즘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의 칫솔은 조만간 생활용품이 아닌 ‘의료용품’으로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용품 인가를 내주겠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최초다.

 

술자리 이야기가 특허로 이어져

 

그는 언제부터 칫솔 외길에 접어들었을까. 오랫동안 국내 가전 및 생활용품 대기업에 자재,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사업을 해 오던 그는 20여 년 전 납품처인 대기업의 K과장과 술자리에서 우연히 칫솔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칫솔 머리부의 솔이 있는 부분 반대쪽에도 솔을 붙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이 아이디어를 특허로 등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당시 K과장은 그 대기업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그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던 하 회장은 특허(실용신안)를 출원하면서 발명가도, 권리자도 K과장의 이름으로 했다. 이 특허를 통해 K과장이 그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또 K과장의 특허를 활용해 그 대기업에서 칫솔을 만들면 자신이 원부자재 등을 납품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K과장은 그 회사에서 밀려났다. 얼마 후 하 회장도 그 대기업에 대한 납품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후 K과장으로부터 해당 특허에 대한 모든 권리를 돌려받은 그는 칫솔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회사의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가며 어렵사리 금형을 만들고 제품화에 성공했다. 2008년 100대 우수특허제품에 선정됐고 그해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만들 줄만 알았지 팔 줄을 몰랐다. 결국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어떤 이는 몇십 만 원, 다른 이는 몇백 만 원 상당의 칫솔을 가져갔지만, 돈을 받지는 못 했다. 칫솔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렸다. 그러는 사이 회사의 땅은 경매로 날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하 회장은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친구에게 문병을 갔다. 그곳에서 그가 만들었던 칫솔을 그 친구의 아내가 쓰고 있는 것을 봤다. 수백 개의 칫솔 가져갔지만 하 회장에게 칫솔이 별로라고 타박했던 친구였다. 그날 이후 그는 다시 칫솔에 매달렸다. 그동안 여러 사람의 평가를 되짚어보니 칫솔 머리부의 두께가 너무 두꺼웠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하용길 아이디어컴퍼니 회장의 ‘잇몸 마사지 및 프라그 제거 의료용 칫솔(Massage gingiva and plaque removal medical electric tooth brush)’ 특허를 적용해 만든 칫솔. '의료용'이라고 명기된 칫솔 특허는 이 특허가 국내 처음이다. [사진=조철한 기자]

 

세상에 없는 칫솔’에 도전하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그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칫솔을 만들었다. 그리고 특허를 획득했다. 2013년 11월의 일이었다. 특허명은 ‘잇몸 마사지 및 프라그 제거 의료용 칫솔(Massage gingiva and plaque removal medical electric tooth brush)’. 칫솔 특허에 ‘의료용’이라는 표기가 들어간 것은 하 회장의 이번 특허가 국내 처음이었다.


이 특허는 “칫솔의 머리부를 PVC 재질과 실리콘 재질로 2중으로 구성하여, 칫솔모에 대한 유동성이 확보되도록 구성하여 프라그 제거 및 잇몸 마사지 효과를 향상시키고 수명을 증대시키게 되었으며, 또한, 사용 시 칫솔의 식모지지돌기가 직접 치아에 닿아도 충격이 완충되어 사용자의 치아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제공된다. 또한, 칫솔 머리부의 두께를 얇게 형성하여 사용자의 입안에서 사용이 용이하고, 치아에 세척이 우수한 효과가 제공된다.”고 특허공보에 적혀 있다.


한 마디로 의료용으로 인정받을 만큼 프라그 제거와 잇몸 마사지 효과가 뛰어나며 치아 손상도 적게 한다는 얘기다. 칫솔 몸체에 각기 다른 높이를 갖는 돌기부를 만들어 칫솔모의 길이를 다르게 하고 양치할 때 칫솔모와 치아 간 접촉에 의해 발생되는 마찰력의 크기를 접촉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함으로써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과 프라그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칫솔모의 탄성을 이용해 잇몸을 맛사지 할 수 있도록 한 원리다.

 

만들 줄은 알지만 팔 줄은 몰라

 

오랜 연구개발과 사업부진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하 회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특허를 적용한 제품 생산에 나섰다. 생산과 함께 곧 ‘대박’이 날 것이란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하 회장은 연구개발과 생산에는 소질이 있었지만 마케팅에는 재주가 없었다. 좋은 제품을 잘 만들기만 하면 저절로 팔릴 줄 알았던 것이다. 재고는 쌓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어두운 시간들은 그렇게 흘러갔고 하 회장은 판매를 제쳐둔 채 새로운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세상에 없던 특허를 내고 시중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칫솔을 만들었지만, 이는 내가 목표했던 기능의 30%까지밖에 구현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견해도 듣고 연구를 거듭해 이를 100%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특허에 도전했다.


그러는 사이 입소문을 타고 2차 특허를 적용한 칫솔도 조금씩 팔려나갔다. 최근에는 쿠팡을 통해 판매가 시작돼 한꺼번에 수천 개를 납품했으며 중간상을 통해 중국의 알리바바에서도 판매가 추진되는 등 작은 열매들이 맺기 시작했다.

 

새로운 특허로 ‘꿈의 칫솔’ 사업화

 

그리고 마침내 2020년 4월 27일 세 번째 특허가 나왔다. 이번 특허의 이름은 ‘잇몸 마사지 및 프라그 제거 향상된 칫솔’. 이전 특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었다. 하 회장은 칫솔모가 힘없이 부드럽기만 해서도 안 되고 강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강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워야 한다. 솔이 360도 동일한 힘으로 탄력 있게 작용해야 한다.’ 오랫동안 머리를 싸맨 그는 칫솔 머리부에 각각 다른 높이로 만든 돌기부 각 홀의 하단, 즉 칫솔모가 식재되는 부분을 PVC와 고무로 실핏줄처럼 구성해 칫솔모의 탄성을 크게 높여 이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그는 요즘 이번 특허를 적용한 제품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새로 나올 제품을 생각하면 머리털이 바짝 서고 소름이 돋는다. 기존 제품이 자신이 꿈꾼 완벽한 칫솔의 30% 정도만 기능을 구현한다면, 새 특허 기술이 적용될 신제품은 100% 가깝게 구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식당에 갈 때는 맛있는 밥이 차려지기만 기대하고 가는 것 같지만, 막상 식당에서는 밥을 떠먹여 주기까지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입니다. 칫솔도 마찬가지죠. 칫솔질을 평소대로 해도 음식물 찌꺼기는 물론 프라그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하고 잇몸 마사지 기능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또 혓바닥을 닦으면 혀 클리너 역할까지 구현해야 하죠.”


그는 칫솔질 몇 번으로 칫솔모의 탄력성이 줄어들거나 누워버리는 칫솔은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이런 칫솔은 치아와 잇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새 특허제품은 연말쯤 시중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말한 대로 완벽한 칫솔이라면 비싸지 않을까. “강남에 있는 고급백화점에 갔더니 일본어 좀 쓰여 있는 칫솔이 만 원에 팔리더군요. 제 칫솔은 그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의 말에 어느 정도 힌트가 숨어 있다. 그는 “신제품은 개당 5만 원짜리 이상의 만족도를 제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그렇게 비쌀 이유는 없다. 실제 가격은 설문 등을 통해 적정하게 설정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 말이다.

 


“지금 돌이켜 보니, 삶은 끊임없는 도전이더군요. 저는 완벽한 칫솔을 꿈꾸었고 그 꿈을 향해 쉬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비록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칫솔론과 치아건강론에 이은 인생론으로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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