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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기기와 함께한 30년 내공으로 남다른 토너 카트리지 씰을 만듭니다”
박상현 솔테크 대표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춘의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솔테크의 작업 현장에서는 씰 생산이 한창이었다.완성된 씰 제품들은 포장 전에 단계별로 일일이 직원들의 손을 거쳐 혹 불량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되고 있었다. 박상현 솔테크 대표는 “시중에 출시된 전 기종의 레이저 프린터용 토너 카트리지 씰을 생산한다”면서 “작은 소모품이지만 10배 이상 비싼 거래 업체의 토너 카트리지에 장착되는 만큼 하자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ditor 강아름 기자 shalmy@naver.com
“씰은 언뜻 보기에는 간단하고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숨은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입니다. 카트리지에 토너를 주입한 후 품질이 좋은 ‘씰’을 잘 부착해야만 소비자에게 최상의 토너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쉽게 말해 맥주병의 뚜껑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겁니다. 맥주 회사에서 아무리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도 병뚜껑의 품질이 시원찮아 유통되는 동안 김이 다 새버린다면 소비자에게 그 효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겠지요.”
솔테크는 레이저 프린터의 토너 카트리지에 부착되는 씰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박상현 대표가
1998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씰 제품만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의 시장에 진출, 현재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바이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별화된 노하우로 소모품 틈새시장 공략
“초기에는 카트리지에 들어가는 블레이드 제품을 만들었는데, 국내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발견한 게 바로 씰이었죠. 씰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너무 작은 소모품이라 ‘돈이 되겠어?’라는 생각에 쉽게 시작하지 않는 아이템이어서 틈새시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거지요. 처음에는 주위에서 ‘이걸로 밥 먹고 살 수 있겠느냐?’고 많이들 걱정했습니다.(웃음)”
박 대표는 솔테크 설립 전에 사무기기 관련 업체의 기술개발부서에서 타자기, 도트 프린터, 잉크젯 프린터, 레이저 프린터 등 각종 프린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로 12년간 경험을 쌓았다. 당시 업계에서 ‘실력 좋은 엔지니어’로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러다 일을 맡기고 싶다는 대만 바이어의 권유로 솔테크를 창업했다. 솔테크가 올해로 창업 18주년을 맞았으니 박 대표로서는 업력 30년의 내공이 쌓인 셈이다. 그의 내공 덕에 타 업체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씰 제품이 제작됐다.
“저희는 기존 특허에 등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로 씰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기술로 제작하다 보니 바이어들이 새롭다며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박상현 대표는 “제조 공정이 까다롭지 않아 많은 업체들이 시도는 하지만 숨은 노하우를 찾지 못해 실패하고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신속한 납품, 뛰어난 품질로 바이어 사로잡아
“솔테크의 첫 번째 경쟁력은 원재료, 제품의 크기, 장착 방식 등 제작 과정 곳곳에 숨어 있는 기술력이며,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요청받은 제품을 빠르게 제작해 납품하는 생산의 신속성입니다. 거래처에서 레이저 프린터 신제품의 도면을 주고 해당 기기용 샘플을 요청하면, 담당자는 보통 2~3일 내에 솔테크의 샘플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바이어들은 저희 회사에만 샘플을 요청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좋은 품질의 샘플을 보내는 것이 계약을 따내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전략이 됩니다.”
솔테크는 각 제품의 샘플 개발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박 대표가 직접 지휘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크면 여러 단계의 개발과 보고의 단계를 거치느라 시간이 지체되지만 소기업인 솔테크는 샘플 납기일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어들은 색다른 기술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면서 제작 속도도 빠르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거래 업체들이 ‘참 신기하다’, ‘어떻게 만들었느냐’며 많이들 궁금해 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다르기 때문이지요. 씰은 프린터에 카트리지를 장착하기 직전에 제거하는 소모품인데 이물감 없이 깨끗이 제거돼야 인쇄할 때 지저분하게 묻어나지 않습니다. 저희 제품은 토너가 새나오지 않도록 완벽하게 막아줄 뿐 아니라 깨끗하게 제거되기 때문에 바이어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아 은연중에 해외시장에도 많이 알려졌어요. 전시회 등에서 처음 보는 바이어에게 명함을 줬는데 저희 회사 이름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해외 진출의 어려움, 협회 도움으로 극복
솔테크 제품의 95%는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2001년에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 그때 박 대표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바로 ‘언어’였다.
“업체 미팅을 위해 직원과 둘이 처음 라스베이거스에 갔을 때, 현지에서 통역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영어만 할 줄 안다고 통역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기술적인 용어나 회사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다보니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그에게 주변에서는 ‘무역협회에 한번 알아보라’고 이야기해줬고, 박 대표는 그 길로 무역협회에 가입해 ‘통번역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솔테크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통번역 서비스 외에도 협회의 유익한 서비스로 FTA 활용에 도움이 되었던 ‘FTA 상담’을 꼽았다.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되었을 무렵, 유럽의 한 거래 업체가 FTA 인증번호 없이는 거래를 할 수 없다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무척 당혹스러웠지만, 무역협회의 FTA 서비스 덕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며 준비할 수 있었지요. 협회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관세사의 도움으로 저희 제품의 정확한 HS CODE를 부여받았고 이것을 토대로 인증서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인증을 획득하자 매출이 10~20% 정도 늘어 그간의 고생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되었을 때는 한·EU FTA 때의 경험을 토대로 협회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무역협회의 여러 유익한 서비스들이 솔테크의 성장에 많은 힘이 되어줬습니다. 망망한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저희에게 마치 등대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최근에는 갈수록 복사기나 프린터 사용이 줄면서 씰 시장도 축소되고 있어, 솔테크는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필름 블레이드를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고, 추후 화장품 팩 등 다른 분야로도 확장을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