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대마이크로

kimswed 2016.05.25 11:37 조회 수 :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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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를 받기 전의 기대는
사치일 뿐

 

현대마이크로(주) _ 이성재 과장
필터류, 플라스틱 실험실 소모품

 

2013년 1월 현대마이크로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우리 회사는 1984년 중간 유통업체로 출발한 회사다. 현재는 두 곳의 공장과 한곳의 바이오(Bio)제품 생산 디비전을 가지고 있는 견실한 제조업체이지만 내가 입사하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조를 하지 않던 회사였다. 그렇게 된 이유는 일본 회사와 십수 년 이상 독점계약을 맺고 현대마이크로에서 최선을 다해 판매를 해왔지만, 일본 회사가 일방적으로 독점계약을 해지하고 다수 대리점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마이크로는 바람에 살아남기 위해 직접 제조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국내 유통에서 수출로 변신한 회사
입사할 당시 제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많은 제품들 중 카탈로그에는 소개되지만 출시가 되지 않은 제품들이 많았다. 나의 전임자는 수입 업무만 담당했었고 나 또한 수입 업무에 대해 인계를 받았다.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던 전임자에게 10시간가량 업무 인계를 받은 뒤 정확하게 업무를 파악하기까지 6개월가량의 기간이 걸렸다. 2008년경부터 제조를 시작했지만 수출은 간접 수출이었고 직수출액은 거의 없었다. 여러 수입업체 특히 미국 업체의 제품은 특성상 소모품임에도 불구하고 선택사항이 많은 제품이었다. 이에 따라 고객의 요구조건들을 제조사에게 전달하고 조율을 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했다. 그런 와중에 이제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수출을 해야겠다고 결단을 내렸고 수입과 함께 수출업무까지 담당을 해야 했다.

 

우리 회사의 주요 생산제품은 실험실 혹은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 시린지 필터, 컬럼, 필터 페이퍼 등이다. 수출은 먼저 국내 전시회를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국내 전시회는 국내 고객들을 주된 타깃으로 하지만 해외 바이어들도 심심찮게 방문한다. 때문에 그들을 맞이하는데 회사 소개를 준비해야 했지만 영문으로 된 카탈로그가 없었다. 그래서 수출을 위해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영문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일이었다. 영문 카탈로그 제작부터 시작 2013년에 4번의 국내 전시회를 통해서 내가 만났던 해외 바이어들은 50명 이상이었다. 그 중 상당수와 전시회 부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 제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바이어들을 평가하고 예상했다. “방금 만난 바이어는 분명히 뭔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바이어는 전시회가 끝나고 난 후 몇 번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뒤에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나의 예상이나 직감은 복권을 구입한 후 ‘1등이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여지없이 빗나갔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Korea Lab’ 전시회에서 만났던 미국인(이란계)은 전시회 둘째 날에 우리 부스를 방문하고 샘플 요청을 한 뒤 다음 날 다시 부스를 찾아오겠다며 떠났다. 하지만 그가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실망이 컸다. 전시회 후에 명함을 정리하고 바이어들에게 정성스럽게 부스 방문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의 협력에 대해서 긍정적인 검토를 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미국인은 두 번의 내 메일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바이어가 준 희소식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회신이 오지 않았던 전시회 바이어들에게 전화 접촉을 시도했다. 해외 영업의 특성상 시차나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전화로 업무를 하는 것보다는 메일로 하는 일이 빈번하여 전화는 특별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몇 번의 전화 시도를 한 끝에 미국인과 연결이 되었고 나는 뜻밖의 반가운 소리를 전해 듣게 되었다. 그는 회사 오너인데 연구원 중에 한국인이 있으며 한국인이 곧 연락을 할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소개받은 연구원과 4개월간 이메일, 전화, 샘플 테스트를 통해 소액(4천 달러)이지만 첫 주문을 받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같은 금액의 추가 주문을 해왔다.


우리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시장경쟁이 치열한 제품들이다. 특히 중국의 많은 업체에서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과는 가격 경쟁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비즈니스 관계, 그 역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기에 항상 관계가 좋을 수만은 없을 것이고, 수입자 중에서는 분명히 다른 제조사의 같은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정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수백 개 C/L발송대부분 허사
내가 택한 영업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 수백 개 사를 찾아내 회사 소개서와 영문 카탈로그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3주 정도 후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을 쯤 전화 시도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 곳이 태반이었다. 카탈로그를 잘 받았다는 짤막한 메일은 여러 건 받았지만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카탈로그가 반송되어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편물을 보낸 후 2-3개월가량 지났을 때 필리핀 업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20피트 컨테이너 1개 물량에 대한 견적 문의였다. 견적을 주고, 샘플을 보내주고는 일이 빠르게 진행이 되어 2014년 2월에 첫 선적을 하게 되었다. 제품의 특성상 20피트 컨테이너라고 해도 1만 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씨앗을 뿌린 뒤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하고 뿌듯한 일이었다.

 

뿌린 씨앗에서 열매를 거둔다
2014년에는 중국 전시회에 두 차례 참가했었다. 5월에 베이징, 9월에 상해이다. 회사에서 처음 해외 전시회를 참가하는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나를 포함하여 세 명의 동료들과 3일간 ‘CISILE 2014 China’전시회를 진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카탈로그를 충분하다고 생각될 만큼 가져갔으나 하루 반나절 만에 동이 난 기억이 새롭다.


방문객이 쇄도하는 바람에 통역 한 명으로는 감당을 할 수 없어 둘째 날부터 통역을 한 명 더 섭외 해서 쓰게 되자 작은 부스에서 5명의 직원이 서로 부딪치는 일도 많았다.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지만 사람들이 몰려 ‘1,000만 관중은 거뜬하다’는 시사회 품평을 받은 영화감독처럼 뿌듯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도 우리의 제품에 관심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당장 주문을 할 것 같은 방문객이 많이 왔다.

 

요란하기만 했던 중국 전시회
현장 주문을 손에 쥔 것은 없어도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전시회에 받았던 명함들을 정리하고 감사 메일을 발송하고 전화 통화도 시도했었다. 바이어를 찾아가 ‘언제까지 주문을 기다리게 만들 작정이냐’고 애교를 떠는 일을 제외하고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었던 것 같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전시회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 그대로, 내게 적지 않은 좌절을 안겨준 전시회였다. 두 번째 중국 전시회 역시 아직까지도 주문으로 연결된 곳이 하나없는 요란한 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 개별 전시회의 국고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던 점이다.

 

회사를 더 잘 알리자… 동영상 제작
해외 마케팅을 생각하던 우리는 회사를 더욱 잘 알리기 위해서 4일간의 촬영과 수개월에 걸친 수정작업으로 홍보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영상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후에 그만큼의 값어치를 충분히 했고 또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에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2건의 독점 대리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한 곳은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는 이란인으로,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을 해온 사례다. 여러 번의 메일과 전화 통화, 샘플 테스트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갔다. 그는 이란에 있는 파트너에게 먼저 공급해주기를 원했고 우리도 그렇게 해주기로 했었다.


첫 주문 뒤 포장까지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란 파트너가 간과하고 있는 점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심하게 받는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준수해야 하기에 꽤나 복잡한 서류가 반드시 승인 되어야 했었다. 이 서류를 받아내는데 수개월이 걸렸으나 지금 이란 업체는 우리 제품을 열심히 홍보하고 판매하는 중이다. 또 한 곳은 태국업체이다, 이 업체는 2013년 국내 전시회 때 우리 부스에서 샘플을 몇 개 가지고 갔는데 현지의 고객들에게 나누어 준 뒤 품질이 좋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태국업체는 국내의 다른 기업과 독점대리점을 체결한 후 꾸준하게 물건을 공급받고 있었다. 우리 제품이 필요할 때 거래하는 국내기업에게 소매 구입을 부탁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을 알리고 있었다. 마음을 굳힌 그는 우리와 독점대리점 계약을 맺고 우리 제품을 홍보, 판매하고 있다.'

 

두바이 전시회에서 큰 인기
우리 회사의 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2014년 가을부터라 할 수 있다. 주력 제품인 시린지 필터의 출시가 이루어진 시기이기 때문이다. 2015년 3월에 두바이에서 열린 ‘Arab Lab 전시회’의 한국관에 참가했던 우리 회사는 다른 기업들로부터 부러움을 받을 정도로 많은 바이어들이 찾아왔다. 하지만 중국 전시회 경험이 악몽처럼 남아 있었기에 “오더를 받기 전의 기대는 사치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두바이 전시회 현장에서는 소량이지만 두 건의 주문을 받았고 여러 나라의 주문도 받게 되었다. 파키스탄 바이어와는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올렸다.


마지막으로 ‘Korea Lab 2015’ 전시회에서 만난 러시아 업체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는데 샘플 몇 개 들고 간 후에 일사천리로 주문을 하였다. 또한 우리 제품 홍보를 위해 2만 유로의 비용과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인증서 획득을 서두르고 있다. 첫 주문에 이어 두 번째 주문을 준비한다고 연락을 해왔다.2015년에는 신규 고객들을 5곳 이상 발굴해 냈고 매출 또한 아직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작년 대비 2배 정도 신장하였다. 해외영업은 업무 특성상 고객과 얼굴을 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수천 통의 메일을 보내도 답변은 몇 통에 불과하다. 시차가 있는데다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끼리의 언어소통도 어려운 과제라 할 수 있다.

 

바이어를 예단하면 안된다
특히 처음 만나거나 접하는 바이어에게 선입견을 가지는 일은 금물이다. 우리는 누가 진정한 바이어가 될지 미리 알기가 정말 어렵다. 바이어들이 그들의 나라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기에 우리는 바이어 한명 한명에게 최선을 다해 응대해야 하며 이럴 때 해외영업이 더 큰 결실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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