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의 원인이
운송료 부담이라면
현지 공장에 투자할 것

수출하는 제품의 특성상, 수출국이 너무 멀어 운송료가 부담되는 실정이라면 제조공장을 수출국 가까이로 이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C사는 상품 박스 포장용 플라스틱 밴드를 제조해 온 탄탄한 업체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 및 동남아산 제품이 갈수록 넘쳐나는 터라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어 국내 매출은 물론 해외 수출 역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가격 경쟁력이라는 열세 이외에도 또 하나의 문제가 있으니, 바로 운송 비용이었다. 수출하기 위해 싣고 나르는 비용이 수출 가격의 10% 이상을 차지하여, 매출이 줄어들고, 수출액도 줄어들고 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C사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류비 절감 문제를 꼭 해결해야 했다. 업체의 주요 수출 시장은 멀고도 먼 북미 지역인 미국과 캐나다였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불거져 있었고 그 뒤부터 지속적으로 회사의 주요 사안에 올라 있었다. 바이어들 역시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 국경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할 것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기업 대표의 연세가 높아 해외 투자를 위한 결단을 과감히 내리는 것이 어려웠다. 그런데 대표의 딸이 회사의 관리과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는 회사의 미래가 보이질 않는데 그대로 있을 이유도,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C사는 멕시코 국경 도시로 공장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자, 무역협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멕시코 투자를 위한 제반 비용 요소 즉 인건비, 공장 임차료 및 전기, 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비용 및 현지의 노동법규 등 정치, 사회적인 투자 환경 등에 대해 알고 싶다는 것이 상담 요청 내용이었다.

마침 자문위원이 과거에 멕시코 국경 도시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멕시코의 투자 환경에 관한 조언이 가능했다. 자문위원은 투자 검토를 위한 자료를 수집해 지속적으로 업체에 건넸고 현장 경험을 살린 현실적 조언들을 수시로 제공했다. 드디어 2015년 3월, C사의 관리과장이 대표인 부친과 협의하여멕시코 공장 설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자, 현지 출장을 계획하였다. 공장 후보지로 계획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에고에서 가까운 멕시코의 한 도시인 티후아나였다. 티후아나에는 국내 굴지 대기업의 컬러 텔레비전 공장이 있으며, 티후아나에서 120㎞ 떨어진 곳에서는 또 다른 국내 대기업의 컬러 텔레비전 공장이 있다. 떠나기 전 관리과장은 자문위원에게 현지 출장 시에 도움을 받을 만한 투자 컨설팅 업체 추천을 부탁했다.

이에 자문위원은 컨설팅 업체에 부탁하여, C사의 관리과장이 포장용 플라스틱 밴드를 생산하는 멕시코 현지 업체 공장도 방문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섭외 요청을 해 두었다. C사는 가능하다면 현지 제조업체와의 합작을 검토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투자 컨설팅 업체에 이메일을 보내어 멕시코 현지 제조업체를 만나, 합작 투자 건을 협의할 수 있도록 업체와의 미팅 주선도 요청해 두었다. 또한 회사 설립에 관한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멕시코의 법무법인 한곳도 소개해 주었다. 자문위원이 부탁한 일에 대해 멕시코의 투자 컨설팅 업체에서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일을 진행시켰다. C사의 관리과장이 멕시코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메일로 현지 투자를 위한 기본적인 검토 사항인 법률, 세무, 물류, 보세통관, 임차료, 인건비, 유틸리티 비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관리과장을 안내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외국의 공장들을 견학시켜 주었다. 관리과장이 한국으로 귀국한 이후에도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무상으로 제공해 줄 것을 약속했다.

미국에 인접한 멕시코 국경에는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조업체에서 투자한 보세 임가공 공장들이 무려 3천여 개가 넘게 진출해 있었다. 그런 만큼 C사에서 생산하는 산업용 포장재의 수요 역시 상당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치 선정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결과 C사는 보세 임가공 법인(미국, 캐나다와의 NAFTA를 활용한 수출 주력), 멕시코 법인(내수 시장 판매에 주력), 현지 업체와의 합작 투자 법인 등 3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다. 이번 멕시코 방문 시 현지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포장재를 보니, 동남아, 중국산이 대부분이라는 말을 들은 자문위원은“업체에서 현지 공장을 설립할 경우, 동남아, 중국산과 경쟁하여 가격이나 품질에서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을 수 있는지를 면밀하게 비교 검토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또한 자문위원은 C사가 현지 생산원가를 검토할 때의 중요 점검 사항으로서“멕시코는 산유국으로, 현지의 석유 화학 업체들로부터 생산용 원자재(PP, PE)를 구입할 때, C사가 국내의 석유 화학 업체들로부터 구입하는 원가보다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PEMEX) 및 현지에 진출한 종합화
학회사인 바스프 멕시코(BASF MEXICO)와 접촉하여 연간 소요량을 제시한 후 원자재 가격 견적을 입수해야만 한다.”라는 매우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자문위원은 석유 화학 업체들에 직접 이메일을 발송해 주었고, 필요시 멕시코 코트라 무역관의 도움을 요청해 주기로 했다. 이런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들은 자문위원이 멕시코 현지 사정과 투자 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가능했다. 자문위원의 과거 경험과 C사의 현재 상황이 무역업 안에서 이어져 빛을 발한 것이다. 현재 C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멕시코 현지 공장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자 자문위원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