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월국(大越國) 이용상(李龍祥) 왕자의 고려 망명
한국 화산이씨(花山李氏)의 시조

                                                                          글: 전,호치민한국총영사관 이철희 영사

베트남 민족이 홍강델타에 정착한 이후 역사상 2대과제는 강대한 이웃인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남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베트남 민족으로서 ‘자존(自存)’과 ‘남진(南進)’은 역사적 숙명이었다. 베트남은 기원전 111년 한나라 무제의 남 비엣(Nam Vieat, 南越) 정벌로 938년까지 장장 1천년이 넘는 북속시대(北屬時代) 즉, 중국의 식민통치시대를 거쳐야 했다. 938년 응오 꾸엔(Ngoa Quyean , 吳權)이 중국 남한의 수군을 박당(Baich Naeng)강 어귀에서 물리침으로서 기나긴 북속시대를 마감하고 독립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독립 후 세워진 응오(Ngoa, 吳), 딘(Ninh, 丁), 띠엔 레(Tiean Lea, 前黎) 등의 왕조는 대중국 투쟁의 힘을 내치와 행정으로 전환시키데 실패, 단명하고 말았다.

베트남 역사에서 장기간 존속하면서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했던 최초의 왕조는, 1009년부터 1225년간 통치했던 리(Lyu, 李)왕조였다. 리왕조시대에 베트남의 국호는 ‘다이 비엣(Naii Vieat, 大越)이었다. 베트남 역사학자들은 중세문화의 기틀을 다진 리왕조에 대해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리왕조가 수립된 뒤 첫 사업으로, 1010년 수도를 현재의 하노이인 탕 롱(Thaeng Long, 昇龍)으로 옮겨 국가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1070년에는 반 미에우(Vaen Mieau, 文廟)를 세우고, 1075년에는 과거를 실시하여 유교를 제도화하고 실용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최초의 성문법서인 ‘형서(刑書)’를 편찬했고 홍강의 범람을 막기 위한 대규모 제방도 쌓았다. 1075년에는 중국 송나라의 침입을 물리쳤으며, 베트남 학계에서 최초의 ‘독립선언서’로 간주하는 ‘남국산하 남제거(南國山河 南帝居)’라는 시구절도 지었다. 그리고 역사적 숙명인 남진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참파(Champa)왕국의 북변을 영토로 획득하였다. 이외에도 리왕조는 농업생산력 제고, 가족제도 정비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리왕조 제 8대 왕인 후에 똥(Huea Toang, 惠宗)이 태자로 있던 1208년 반란이 일어나 수도 탄 롱이 점령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태자는 오늘날 타이 빈(Thaui Binh, 太平)지방으로 피신하여 그 지방의 세력가인 쩐 리(Tran Ly, 陳李)의 집에 머물렀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태자는 미인으로 소문난 쩐 리의 딸을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쩐 리의 딸인 쩐 티 중(Traan Tho Dung, 陳氏蓉)은 요즘으로 치면 최고의 ‘얼짱’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장인이 된 쩐 리와 그의 형에게도 관작이 주어졌다. 태자가 ‘타이 빈(太平)’에 머물렀던 덕분인지는 몰라도 1209년 쩐 리 형제의 가병(家兵) 동원에 힘입어 탕 롱을 탈환하고 반란군을 진압, 수도는 말 그대로 태평(太平)하게 되었다. 1210년에 왕위에 오른 후에 똥은 병약해서 정사를 돌볼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얼마 후에는 정신까지 이상해졌다. 1224년 후에 똥은 병세가 심해지자 차녀 리 펏 낌(Lyu Phaat Kim, 李佛金)에게 양위하고 탕 롱성 안에 있는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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