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1

kimswed 2009.05.03 03:21 조회 수 : 3217 추천: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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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집중력은 세상 살아가는데 가장 강한 무기 중에 하나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가 아닌가는 어쩌면 집중력으로 결판이 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어떠한 조사나 연구도 하지 않고 그냥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느낌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 대로 아무런 연구나 조사도하지 않았는데 그런 확신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믿을 만 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엉터리 논증이지만 골프카페 글이니 딴지 걸지 말고 넘어가자) 
학창시절 맨날 애들하고 자주 어울리면서도 별로 공부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시험만 보면 1-2등을 놓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짧은 시간에 최고의 효과를 거두는 집중력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조직에서든지 항상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내며 분위기를 리드하는 친구가 있다. 이런 친구가 남보다 앞서서 진급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인정할 만하다. 과연 그 친구의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 역시 집중력이다. 어떤 과제나 이벤트가 생기면 같은 시간에 깊은 몰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남들이 생각 못하는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세기의 업적을 남긴 과학자나 예술가들의 장점이 바로 자신의 일에 대한 몰입 즉 집중력에 있다. 이들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행동은 거의 정신병자 수준이다. 그 일 외에는 다른 세상사는 존재하지 않는 듯 그 일에만 몰입한다. 실제로 이들의 대부분은 정신 질환을 앓은 병력을 지니고 있다. 정신 병자라 집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집중으로 인해 정신적 질환이 왔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무튼 세기의 천재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은 그들의 집중과 몰입을 도구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성이다. 누구든지 그들이 보여주었던 만큼 집중을 할 수 있다면 세기의 영웅으로 등장할 수 있다.
집중력의 힘에 대하여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다각도로 입증되어 사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집중력만 높일 수 있다면 누구든지 천재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절대 헛소리가 아니다.
천재가 되고 싶으신가? 그렇다면 몰입해 보시라. 자신이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그 일로 이루고자 하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만사를 제치고 몰입한다면 당신도 세계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참고로 이것, 몰입에 관한 글을 읽고 싶다면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의식혁명>, 투트 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그리고 황농문 박사라는 한국인이 쓴 <Think hard(몰입)>이라는 책을 읽어 보시라. 찬란한 성공의 무기를 취득 할 것이다.  

골프 카페에서 뭔 딴 소리를 하냐며 꾸중 하실까 바, 더 말을 돌리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골프에서의 집중력에 관한 얘기다. 집중력이 골프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웬만큼 경력이 있는 골퍼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집중하는 경기와 산만한 경기는 비록 같은 사람이 경기를 치른다 해도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분명하게 드러난다.

회사나 집안에 작은 문제라도 있거나 감기라도 걸려 약 한 봉지라도 먹은 사람의 골프 스코어는 평소보다 저조하게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집중력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효과다.  
그런데 골프 경기는 무려 4-5시간을 계속한다. 우리처럼 평범한 인간에게는 그 시간 내내 집중을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니 몇 홀은 정신 차려 잘 나가다가 또 몇 홀은 전혀 다른 사람이 치듯 널뛰기를 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바로 집중력이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는 유난히 변덕이 심한 인성이라 스코어 관리가 남들보다 훨씬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경기 초반에 산만한 정신이 정리되지 않아 초반 3-4홀에서 자신의 핸디를 반 이상 허비하는 멍청한 짓거리를 잘하는 편이다. 단지 순간 집중력은 나쁘지 않아 숲 속 깊이 떨어진 트러블 상황에서 작은 구멍으로 공을 기적처럼 빼낸다던가, 의도한 슬라이스나 훅 볼을 쳐서 위기를 벗어난다던가, 벙커 샷을 핀에 붙인다던가, 꼭 넣어야 할 퍼팅을 넣는 깜짝 플레이는 잘하지만 평소에는 대충대충 치다가 스코어를 망치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골퍼다.

어느 날 김 모라는 싱글 골퍼와 라운딩을 하다가 그 친구가 지나며 하는 소리에 정신이 화들짝 들었다. 그 친구 하는 말, “쓸데없이 숲 속에서 잘 치려고 집중하지 말고 티 박스나 페어웨이에서나 잘 치지” 하는 것이 아닌가?

뭐라고? 집중을 페어웨이에서 해? 아하! 그렇구나. 아예 티샷이나 페어웨이에서 집중을 더해서 트러블 샷을 만들지 않으면 더욱 좋은 일 아닌가? 페어웨이에 잘 안착된 공은 쉬운 라이라고 대충 치다가 숲 속이나 벙커로 보내 고생하지 말고 페어웨이에서 집중을 더해 트러블 샷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공략법 아닌가?

아니 이 뻔한 이론이 새삼스러운 것은 어찌된 일인가? 그 동안 필자는 공이 숲 속이나 벙커를 찾아들 때 비로서 정신을 집중하며 생애최고의 샷을 날리곤 했는데 정말 바보 같은 골프를 친 것이다.

그렇다.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 우리 같은 아마추어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니 중요한 샷을 할 때 집중해야 하는데 과연 중요한 샷이란 어떤 것인가?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공이 떨어졌다고 하자. 그때 우리는 온 몸에 비상 경계령을 발효하고 모래를 건드리기 전에 공을 먼저 깨끗하게 걷어 내는 고난도의 샷을 실행하기 위해 모든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곤 가끔 멋진 샷을 날리지만 사실 아무리 멋진 페어웨이 벙커 샷을 날린다 해도 핀 근처에 공을 보내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잘해봐야 그린 구석에 공을 올려 제주도 퍼팅을 하던가 아니면 보통 그린 근처에 떨어지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 그런 집중력을 페어웨이에서 발휘했다고 하면 어찌 될까? 충분한 스핀을 먹은 공이 그린을 찢어놓듯 요동치는 멋진 샷이 나오지 않을 까?


트러블 상황에서 아무리 잘 쳐도 최선의 결과가 파를 기록하는 것이지만 페어웨이에서 잘 치는 샷은 버디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집중을 해도 결과가 더 좋은 집중을 해야 하지 않는가?
즉 쉬운 샷에 집중하는 것이 골프 스코어를 좋게 만드는 비결이다. 홀에 가까워질수록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이 올바른 선택이다. 먼 퍼팅보다는 짧은 퍼팅에 집중해야 하고 150 야드 샷보다는 30 야드 어프로치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골프의 참 맛을 느끼는 방법이다. 골프를 20여 년이나 치고서야 이제 이렇게 당연한 진리를 깨닫다니, 참 둔한 골퍼다.

그 말을 들은 그날, 필자는 정말 집중을 해봤다. 이미 전반 9홀을 무려 13개 오버를 치고 나서 마음으로 경기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정신을 다잡고 집중했더니 후반 나인 홀은 이븐 파로 마쳤다. 집중이라는 요소의 여부가 전혀 차원이 다른 골프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집에 돌아온 후에 일어났다. 너무 피곤하다는 것이다.

페어웨이나 쉬운 상태의 샷을 집중하라고 했는데 아마도 후반 9홀을 온통 집중한 모양이다. 그 피로도는 일반적으로 골프 한 라운드를 하고 난 후 느끼는 피로의 3-4배는 됨직했다. 집중도 함부로 할 일이 아니다.

이제야 이해가 간다. 바비존스가 왜 28살에 은퇴를 하고 바이런 낼슨이 11연승을 이룬 이듬해 34살의 한창 나이에 은퇴했는지를. 강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소진되는 체력 소모가 힘겨웠던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골프는 어려운 운동이다.
그런데, 다음에는 집중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