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업 세계로 날다 비엔디

kimswed 2018.12.25 05:29 조회 수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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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전시회에서 ‘안타’도 치고 ‘홈런’도 치고

 

(주)비엔디생활건강은 친환경 다목적 세제를 제조·판매하는 강소기업이다. 10년 여 동안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면서 친환경세제 대명사로 자리 잡은 ‘세제혁명’ 시리즈를 비롯해 액체세제 ‘지엘’, 드라이클리닝세제 ‘이젠드라이’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고농축 액체세제 ‘슈퍼파워 지엘’을 비롯해 표백제 ‘화이트크리스탈’, 곰팡이제거제 ‘곰팡이제로’ 등 다수의 신제품과 새로운 액체세제 브랜드인 ‘블랙’을 선보였다. TV홈쇼핑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온라인마켓과 대형쇼핑몰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 중인 이 회사는 2015년 3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비엔디생활건강의 주요 제품들. TV홈쇼핑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온라인마켓과 대형쇼핑몰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 중이다. 비엔디생활건강은 2015년 3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사진=비엔디생활건강 제공]

 

●음성 신공장 시대 열어 제2도약 = 비엔디생활건강과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바울 회장에게 2018년은 매우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충북 음성 생극산업단지에 신공장과 물류센터를 지어 제2의 도약을 시작한 해이기 때문이다.


비엔디생활건강에게 음성 신공장은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회사가 세탁세제 전문기업에서 샴푸·비누 등 종합생활용품 회사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오랫동안 화장품을 포함한 종합생활용품 회사를 꿈꿨고 준비해왔다. 신공장은 기존 인천공장의 3배 규모여서 기존 주력제품인 친환경세제는 물론 기타 생활용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터전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 비엔디생활건강의 본사와 제2공장은 인천에 있지만 원래 이 회사의 초창기 공장은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있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공장이 협소해 2015년 인천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했다. 이 회장은 신공장에 대해 “사업 확장에 따라 신규 공장이 필요했지만 인천은 땅값이 비싸 부지를 마련하기 어려웠다”며 “신공장은 면적만 해도 1만3260㎡로 기존 인천공장의 3배”라고 설명했다.


음성 신공장이 가지는 두 번째 의미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다. 비엔디생활건강은 최근 수년간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수출을 위한 물량조달을 위해 더 큰 공장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신공장이 담당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신공장을 가동하면 생산량을 최대 5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통망 확대의 걸림돌인 ‘재고보관’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음성으로 신공장의 입지를 확정한 것은 ‘귀소본능(초창기 공장이 이곳에 있었던)’ 때문이 아니라, 이곳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데 필수인 사통팔달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 전국 어디나 짧으면 한두 시간, 길어도 서너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비엔디생활건강으로선 생산한 제품이 주요 수출항에 얼마나 빨리 닿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친환경 세제 사업을 시작한 사연 = 이바울 회장은 1985년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엔지니어, 유통회사 간부, 비정부기구(NGO)인 세계문화스포츠재단의 아시아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4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출장을 왔다가 TV에서 서울의 한강으로 흘러드는 탄천의 하얗게 거품 낀 물을 봤다. 당시 일본은 환경에 관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고 하천들이 깨끗했는데, 이 회장은 엄청나게 오염된 한강을 보고 언젠가 한국에서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귀국한 이 회장은 2006년 친환경세제를 일본에서 수입해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강물의 오염이 화학세제 탓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세제혁명은 TV홈쇼핑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국에 공장을 설립해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했다. 2012년 충북 음성에 공장을 짓고 비엔디생활건강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사업은 탄탄대로였다. 그 사이 ISO 같은 제조관련 표준인증을 물론, 세제로는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인증인 로하스 인증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 미국 USDA를 획득했다. USDA는 미국 농무성이 친환경 제품에 한해 인증하는 마크다. 국내 세탁세제 업체 중 USDA 인증을 받은 사례는 비엔디생활건강이 유일하다. 한국에서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겠다던 그의 꿈이 하나씩 실현돼 갔다.

 

 

9월 6일 '하노이 충북우수상품전'에서 3년간 1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서에 서명한 후 이바울 비엔디생활건강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시종 충청북도지사(왼쪽 첫 번째), 바이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석경 기자]

 

 

●전시회 반복참가를 통한 해외마케팅 = TV홈쇼핑 중심으로 판로를 확대해오던 비엔디생활건강은 최근 수년간 백화점과 대형유통업체, 인터넷 쇼핑몰 등 다른 유통채널 구축에 힘써왔다. 그 가운데는 수출도 있었다. 원래부터 비엔디생활건강의 ‘판매채널 목록’에 수출이 들어있던 것은 아니었다. 이바울 회장은 내수가 잘 나가던 2015년 어느 날 한국무역협회충북지역본부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는다. ‘홍콩 메가쇼’에 참가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의사가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해외전시회 참가가 처음인 비엔디생활건강에게 충북도와 무역협회에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해외시장에 눈을 든 비엔디생활건강은 이 때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와 협회의 지원을 받아 해외전시회에 얼굴을 내밀었다.


해외전시회 참가는 비엔디생활건강에게 해외시장이라는 넓고 큰 선물을 줬다. 예를 들면 이런 선물이다. 2018년 9월 6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 1층. ‘베트남 충북우수상품전’에 참가한 기업들과 베트남 바이어간 업무협약(MOU)과 수출계약 체결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체결식에서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이 있었다. 비엔디생활건강이었다. 이바울 비엔디생활건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어인 베트남 G사 관계자와 연간 500만 달러어치씩 3년 동안 1500만 달러의 친환경 세제를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3년 간 1500만 달러어치의 수출이 실제로 진행되면 현지에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비엔디생활건강의 해외마케팅은 주로 전시회 참가를 통해 이뤄지는데, 대체로 성공적이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안타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타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때때로 홈런도 친다. 베트남 충북우수상품전에서처럼 말이다.


해외전시회에서의 성공 비결은 반복적이고 꾸준한 참가다. 가령 2016년 충북도와 무역협회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재박람회에서 바이어를 만나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바이어는 바로 1년 전 같은 박람회에서 처음 만났던 바이어였다.


“몇 년 전 처음 해외전시회에 참가했을 때는 곧바로 수출 계약이 성사되고 상품 선적이 이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농부가 씨앗을 뿌린 후 싹이 자라기도 전에 열매부터 따려고 하는’ 성급함과 다를 게 없었던 것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소비재박람회에서 만났던 바이어는 처음 보는 한국의 중소기업에 대해 신뢰를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2년 째 같은 제품을 들고 다시 참가했을 때 그 바이어는 비엔디생활건강이라는 회사와 그 회사의 제품을 다시 보게 된 것입니다. 제 경험상 수출이란, 꾸준한 전시회 참가를 통해 바이어의 신뢰를 얻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해외전시회 반복 참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회장의 말이다.

 

 

비엔디생활건강이 130억 원을 들여 충북 음성군에 짓고 있는 신공장.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수출될 예정이다.[사진=비엔디생활건강 제공]

 

 

●화장품 등 생활소비재 기업의 꿈 = 비엔디생활건강의 음성 신공장은 해외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해외마케팅에서 계약이 늘어나면서 이를 이행하기 위해 공장증설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이 언제부터인가 꿈꾸어 온 화장품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진출 준비도 이곳 신공장을 통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비엔디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 업체인 ‘엘에이 스플래쉬(LASplash Cosmetics)’와 한국 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세탁세제를 일본에서 들여와 판매하다 한국에서 직접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던 사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충북 음성 공장은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을 전담하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인천공장은 내수 위주의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라던가, “세제류에 머물지 않고 생활소비재로 도약할 계획”, “구체적으로는 내추럴 화장품 생산설비를 갖춰 미국과 중국 등지에 수출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그의 발언이 이를 시사한다.


2006년 단돈 30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장은 지금 3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사업체를 일궈냈다. 음성공장을 짓는 데만 무려 130억 원을 투자했다.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게 이 회장의 신념이다. 새해 음성 신공장 가동을 계기로 비엔디생활건강이 세탁세제 기업에서 생활소비재 전반을 취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일이다.

 

 

김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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