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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끝난 드라마 ‘남자친구’를 보다가 낯익은 장면을 만났다. 바로 드라마 속 호텔을 통해 PPL을 하는 곳이 트립이라는 여행 사이트였기 때문이다. 트립은 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중국을 의미하는 알파벳 C를 빼고, 해외에서 쓰는 브랜드다. 
 
중국에서 거주할 때부터 씨트립은 필자에게도 익숙한 브랜드다. 필자는 아마 말 그대로 이 사이트의 원조 이용자일 것이다. 이 회사의 중국 명은 쉐청(携程)이다. 이 회사가 창립한 해가 1999년이니 필자가 중국으로 건너간 시간과 일치한다. 우연히 만난 이 회사는 중국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금과옥조였다. 처음에 서비스한 것은 호텔과 항공권 할인이었다. 
 
일반인이 항공권을 구매하기 쉽지 않던 당시에 이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할인가의 항공권을 만날 수 있었다. 게다가 호텔 역시 여행사들이 받는 할인가를 개인이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상세한 정보는 물론이고, 이용자들의 평을 볼 수 있어서 여행자가 맞춤한 호텔을 선택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롱 등 유사한 사이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씨트립은 더 안정적으로 서비스망을 갖추면서 역량을 키워갔다. 2003년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미래 잠재력을 키웠고, 지난해까지 중국내 17개 지역에 자회사를 차렸으며 2만5000명을 고용하는 대기업이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미래기업 50강 중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2017년 매출이 4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성장해 탄탄한 앞날을 예고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기업이 알려진 것은 사드 이후다. 사드 사태가 본격화된 2017년 3월부터 씨트립은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관련된 것들을 지웠다. 우선 롯데 계열의 호텔은 모두 홈페이지에서 누락시켰다. 이후 한국 단체 여행은 물론이고 호텔, 항공권에서 한국을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전세기나 크루즈의 한국 취항을 금지시키면서 씨트립에서 한국은 더 빠르게 삭제됐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선 해외여행 카테고리를 차지하는 것은 홍콩·마카오, 일본, 동남아, 유럽, 미주와 호주·중동·아프리카로 한국은 없다. 해외여행 핫 여행지에도 태국, 일본, 홍콩, 푸켓 등 10여개가 있지만 한국이나 서울, 제주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핫 호텔 지역에 서울이 가장 앞에 있어, 유커들의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을 말해준다. 다만 ‘롯데’는 여전히 등록에서 사라진 상태다. 
 
사드 이전만 해도 한국으로 오는 자유여행객(산커)의 60% 이상이 씨트립을 통해 호텔, 항공권을 예약했다. 그러니 씨트립 역시 사드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씨트립은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들의 주된 마케팅 회사였다. 그런데 사드로 인해 중국 정부가 한국의 크루즈 정박을 불허하자 크루즈 여행 자체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현재 씨트립 크루즈에서 판매되는 3월 여행의 경우 22편은 대부분 일본 후쿠오카나 나가사키가 중심이다. 더러 오키나와로 가는 배가 있다. 통상 중국에서 출항하는 배는 출항 후 첫 정박지를 한국으로 잡고, 돌아오는 길에도 다른 한국 항구 하나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사드로 인해 일체 한국 정박이 금지되면서 출항 후 3일째 일본의 도시에 도착해 육상 여행을 한다. 오는 길도 마찬가지다. 역시 일본을 출발하면 다시 하루를 더 선상에서 잔 후 귀국한다. 당연히 여행객들의 만족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트립이 PPL 광고를 한 것이 신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씨트립은 한국에 자회사를 세워서 본격적인 한국 여행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으니, 이해할 수 있지만 본사 사이트에서 여전히 한국이 지워진 상태에서 마케팅을 한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 여행사들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여전히 사드로 인한 한국 금지를 풀지 않고 있다. 물론 개인이 움직이는 한국 여행은 강제적으로 금지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 지하철에서 중국어가 들리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국에 대한 통제는 크루즈와 전세기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별다른 의미가 없다. 특히 제주나 양양, 부산, 무안 등은 전세기를 통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을 유커가 차지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은 아마 가장 가깝게는 춘지에 이후일 것이고, 늦어지면 올 6월 정도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의 방한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역시 확실하지 않다. 

 
어떻든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적지 않은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자국의 안전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 사드를 내세우기보다 한국을 우방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인 것도 사드 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하는 이유다. 
 
다만 사드 제재가 풀린다고 할지라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년간 한국 드라마나 공연 등이 중국에서 금지되면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지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별그대’ 등 한국 드라마에 대한 환상을 갖고 한국을 찾던 이들이 다시 그런 흐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송혜교가 출연한 드라마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가 간접광고를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안과 밖이 다른 행동을 하는 이 회사의 고통도 이해되는 부분이 이 지점에서 생긴다. 
 
이제 업무 출장으로 인해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를 방문하는 일만 있는 나이지만, 씨트립은 여전히 가슴 뛰는 사이트다. 이곳을 통해 수많은 도시의 호텔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 가슴 뛰는 여행의 추억이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자들에게도 비슷하게 있을 것이다. 부디 사드 이전으로 하루 빨리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조창완

서남해안도시개발  투자유치본부 상무. ㈜한양 등이 추진하는 솔라시도 프로젝트의 홍보, 스마트시티 저널,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관광 투자유치,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문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중국여행지 50 등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changw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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