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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마로 K뷰티 열풍 이끈다

(주)서치라이트 에이치앤비_양성영 대표

화장품

 

 

“신장을 보호하고 생식 기능을 높이며, 기의 순환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
본초와 동의보감에서 해마(海馬)의 효능을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해마는 중국에서 연간 8조원 규모로 소비되는 진귀한 약재로 600여 년 전부터 발기부전과 난산에 사용되던 황실 진상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주로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항산화와 혈액 순환용 약재와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마의 뛰어난 효능으로 인해 이를 무분별하게 남획하는 폐해가 있어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희귀 어류입니다.

 

대량 양식에 성공한 제주 해마
해마의 소비는 여전히 활발하지만 그 수요를 채우지 못하여 밀수출이 되고 있습니다. 남획의 대안으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극소수의 국가에서만 해마의 대량 양식을 통해 공급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 소재의 (주)해천마(대표 노섬)는 2007년부터 해마 연구에 착수하여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해마 종묘 180만 마리 이상의 대량양식에 성공하였고, 2015년 식약처로부터 해마를 식품으로 인증을 받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제주 해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해마를 최고가 화장품 원료로
화장품 업계는 신기술, 신소재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홍삼, 달팽이, 제비집, 마유 등 해마다 내수와 해외 시장을 겨냥하여 독특하고 새로운 원료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 트렌드를 이끄는 가장 선봉에 서 있습니다. 먹어서 좋은 것이 발라도 좋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동의보감에 수재된 약재와 같이 검증된 전통 약재를 화장품 원료화하는 기술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회사의 신규 사업으로 새로운 원료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2015년 초, 언론을 통해 제주 해마 양식의 성공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화장품 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그 즉시 해마의 효능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한의학, 중의학 서적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해외 학술 논문들에서도 해마의 항산화,항노화 효능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자체적인 사업성 평가를 마친 후, 한국 유일의 해마 양식 회사인 (주)해천마의 노섬 사장님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사업 지향점과 중장기 계획을 설명을 드렸습니다. 몇 차례의 논의 끝에 제주 해마의 화장품 사업에 관한 독점권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2015년 하반기부터 기능성 크림을 시작으로 마스크팩 등의 기초 화장품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내수와 수출 모두를 고민하는 화장품 회사의 입장이 대개 비슷하겠지만, 해외 시장을 염두한 제품을 출시하고 나면 주요 면세점, 서울 명동,가로수길, 제주 바오젠거리 등 이른바 관광 상권에 입점하는 것을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의 딜레마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관광상권의 매장들에서는 해외에서 유명해야 판매가 가능하다’와 ‘해외 바이어들은 면세점이나 한국에서 유명해야 현지 판매가 가능하다’는 다른 두 입장의 대립입니다.

 

‘수출이 살길이다’
제주 해마라는 명확한 컨셉, 제품의 독창성, 검증된 품질로 짧은 시간 안에 주요 면세점과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은 가능했으나 내수 시장은 장기간 얼어 있었고,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판매 현장의 분위기는 대기업 제품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부 제품들로만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수출이 시장 확대의 개념이 아닌 절실한 대안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내수 시장을 공고히 다지고 수출로 이어 나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기본적인 접근법일 것입니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자원이 한정된 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의 모든 역량을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연간 8조원 규모의 중국 해마 시장을 고려하여 초기 역량을 모두 중국 시장 진출에 쏟아 붓자고 판단을 했습니다. 이 선택이 당장은 옳은 듯 보였습니다. 중국 방송사의 취재, 대형 도매상들의 연이은 방문, 중국에서의 좋은 평판 등은 대박의 신호처럼 보였습니다.

 

중국은 대박의 지름길인가 신기루인가
컨테이너 단위의 수억 원 규모의 계약 건에 관한 문의를 받고, 하루에 수십 건의 견적 문의를 받고, 중국 총판 계약 체결 요청에 시달리면서 생각보다 쉽게 이 사업을 안착시킬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상담과 협상 건 중에 실제로 진행된 건은 극히 일부였으며, 심지어 사기 계약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다른 제품으로 이미 여러 국가에 수출 경험이 있어, 해마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특화된 아이템이라 생각했습니다. 바이어들로부터 이례적인 관심을 받아 그것이 당장 현실화될 것이라 방심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저희는 중국 수출 경험이 많지 않았고, 그간 다른 나라들과 거래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서툴게 대응했습니다. ‘내수냐, 수출이냐’의 선택지에서 수출을 택했지만, 답을 풀어 나가는 과정이 완전히 잘못됐던 것입니다.

 

사드 사태와 대체 시장
사드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저희 역시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고 업계 전체의 문제라고 하여 위안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드 사태와 관련하여 중국 바이어들과 벌어졌던 문제들은 저희 회사로서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었고 회사 침체로 이어졌습니다.
사드 사태 이후 저희는 언론을 참고하여 중국의 대체 시장, 혹은 대안 시장에 관한 논의도 계속했지만, 방향을 한 순간에 바꾼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급작스런 선회는 자칫 마케팅과 영업의 낭비와 손실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저희는 사드 사태로 냉각된 중국 바이어에게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대응했고, 대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은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두 개의 트랙으로 접근하자면 당연히 계획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한국무역협회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바이어들에게 당장의 적극적인 구매를 요구하기보다는, 저희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차분하고 꾸준하게 알리기 위해 중국어 통번역,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쟁사 제품 동향 파악 등은 필수적인 사항이었습니다.

무역협회의 외국인 유학생 무역도우미, 수출지원 바우처, 통번역 서비스 등의 사업은 이러한 저희의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고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간 만나온 수백 명의 중국 바이어 명단을 실제 성사 가능성에 따라 재분류하고, 의사 타진을 다시 시도하고, 빠른 응대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원 사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티몰, 쑤닝, 쥐메이요우핀 등 주요 대형 플랫폼을 통한 판매가 재개되었고, 바이어들과의 협상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의 분위기 전환으로 중국 바이어들의 구매 의사는 다시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고, 그간의 시행착오로 얻어진 방법과 꾸준한 노력은 곧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FTA 활용 대체시장 개발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의 대체 시장 개발을 위해서는 ‘한아세안 FTA’, ‘한EU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 등이 바이어와의 공급가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역협회의 OK FTA 컨설팅 사업은 ‘원산지 인증수출자’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원이었습니다.
저희는 대체시장 개척을 위해 공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무역협회의 도움을 받아 전략을 짰는데, ‘가격협상력 상승’이나 ‘시장의 확대’와 같은 세세하고 직접적인 조언을 들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바이어 발굴을 위해서는 뷰티 전문 박람회, 한류 박람회는 물론 무역협회의 주관 전시회 등 해외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동남아시아의 기후, 타깃 가격대에 맞는 신제품 개발도 병행하여 바이어의 요청 사항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인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지역이지만, 한번 특정 국가에서 EU의 CPNP(화장품 인증)을 받게 되면 EU 전역의 수출에 추가적인 인증이 필요가 없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EU는 아마존(Amazon)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테스트 판매,현지 바이어 발굴을 통한 오프라인 시장으로의 확장 역시 가능한 지역이며 최근 한국 마스크팩의 수요가 높아져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은 중국 시장의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체 시장으로 발굴하기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이 시장의 대체 시장이 아닌 그 자체의 거대 시장으로 인식하여 중국 시장 못지않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 전통의 약재이자 화장품 신 원료인 제주 해마가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뷰티(KBeauty) 열풍을 함께 이끌 것을기대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지금 우리 회사가 거래하는 나라는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영국, 폴란드, 루마니아, 키르키즈스탄 등 10여 개국이 됩니다. 대도시에서부터 중소 도시까지, 제품 수출을 통해 알게 된 각국,각 지역의 바이어들과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지명조차 생소했던 지역을 찾아가 거래가 성사된 경우도 있고, 그들을 통해 또 다른 잠재 고객들을 만나게 되기도합니다.
가장 반가운 일은 거래처에서 휴가 기간에 가족을 대동하고 한국을 방문하여 저를 만나러 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의 가격으로 계약하기 위해 치열하게 협상하던 관계가 이제는 저녁 한 끼 정도 기꺼운 마음으로 서로 대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거래를 위해 고급 홍삼세트를 선물로 준비하는 대신 한국의 딸기 한 팩을 사서 선물하면 더 없이 감사해 하는 바이어를 친구로 두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제품으로 이어지고, 제품에 대한 신뢰가 개인적 신뢰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수출과 더불어 좋은 친구도 얻는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생전 본 적도 없는 지구 다른 편의 바이어에게 오퍼 메일을 보내고, 전화로 혹은 직접 만나 협상을 하고, 계약에 이르는 긴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인 수출에서 사적인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늘 기분 좋은 기대를 동반합니다. 실적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으나 수출의 과정에는 숫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외성이 있어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글로벌 강소회사를 꿈꾸며
아직은 성공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작은 회사이지만, 그 길로 가는데 수출이 여러 가지 힌트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회사들이 무리하지 않고 탄탄하게, 또 빠르게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무역협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주 해마를 활용한 화장품 사업의 유망성에 크게 관심을 보인 유수기업들의 많은 제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성만을 믿고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게 기회를 주신 (주)해천마 사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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