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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수출입기업들은 물류기업(포워더)을 ‘쥐어짜서’ 물류비를 절감하려고 든다. 화주기업에게 득이 되고 포워더에게 실이 된다면, 이것은 참된 물류비 절감이라고 볼 수 없다. 수출입기업이 ‘스스로’ 수출입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4월 23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수출입 물류비 절감 방안 설명회’에서 영원NCS컨설팅 대표 정일환 교수가 한 말이다. 정 교수는 강연을 통해 ▷최적의 루트 ▷바이어와의 성공적인 협상 ▷포워더(forwarder)와 계약 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허튼’ 물류비 지출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수출입 물류비 절감에 대한 재해석, 인코텀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사례를 통해 전달하겠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2018년 11월 B사는 최적의 ‘SEA&RAIL’ 운송경로를 찾아 물류비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B사는 오스트리아 소재 바이어에게 CIP 비엔나 조건으로 악기를 보내야 했다. 오스트리아는 항구가 없는 내륙국가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나라의 항구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해당 항구가 위치한 나라가 오스트리아와의 외교 관계는 물론이고, 경제·무역 관계에 있어서도 운송 중에 중단될 일이 없는 ‘안전한 국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후보는 함부르크, 로테르담, 트리에스테, 코페르(KOPER) 항구였다. 이 중 다시 운송 기일과 선사의 서비스, 운임 등을 고려해 바이어와 B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코페르항을 도착항으로 최종 결정했다. 복합운송인은 비엔나 레일 야적장(Vienna Rail CY)까지만 운송하고, 바이어가 수입통관 후 바이어의 창고까지 직접 픽업해가는 조건이었다. 
 
CIP나 CPT 조건으로 수출 물량이 잡혔을 때, 대부분의 화주기업은 포워더에게 “어디어디까지 CIP·CPT 조건인데 얼마냐”고만 묻는다. 그럼 포워더는 단순히 “얼마”라고만 답한다.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루트를 사용하느냐’인데 많은 수출기업들이 루트에는 관심이 없다. 들어도 잘 모르는 기업도 많을 것이고, 같은 곳에 가는데 차이가 나봤자 얼마나 나겠냐는 생각을 가진 기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엔트리 포트(entry port)’는 아주 중요하다. 어떤 항구에 도착해서, 어떤 루트로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느냐는 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정 교수는 “이런 루트에 대한 사실을 포워더를 통해 알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기업 내부적으로도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덴버로 가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항을 거치는 방법도 있고, 시애틀항을 통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로스앤젤레스는 미국의 수많은 항구 중 노동자의 파업이 심하다고 손꼽히는 항구다. 거의 연례행사처럼 매년 파업이 일어난다. 항구가 일 년에 단 한 번 파업할지라도 그 기간에 우리 기업의 물건이 실렸다고 하면, 그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물론 시애틀보다 로스앤젤레스에 더 빨리 도착하는 선사들도 존재하지만, 이런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위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복합운송은 ‘SEA&RAIL’뿐만 아니라 ‘SEA&AIR’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현재 가장 적합한 루트는 부산항에서 출발해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제3국으로 가는 것이다. 또한 중국발일 경우에는 호찌민에서 인천항으로 들여온 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해 제3국으로 운송하는 것이 적합하다.
 
포워더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루트 말고도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작업을 수행하게 될 선사와 그 금액이 적용되는 기간, 그리고 제시하는 금액이 기본 운임인지, 할증료가 포함된 운임인지, 부대비용까지 다 더해진 금액인지 하는 것이다. 특히 해상운송의 경우 운임 구조가 복잡하다. 기본 운임 외에도 추가적으로 부과하는 할증료나 기타요금이 많다. 심지어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선사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포워더와 거래할 때는 반드시 여러 선사에 대해 물어보고, 여러 포워더를 통해 정보를 얻고 비교한 후 가격 면에서, 서비스 면에서 우리와 가장 맞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특히 기타 요금, 즉 작업비용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창고에 맡길 때 ‘콘테이너 작업료(CFS)’ 개념으로 붙는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다”며 “하역 지역을 잘 선정하는 것도 물류비 절감의 비결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화학업체 J사는 인코텀스 변경을 통해 수출 물류비를 절감했다. 1936년부터 현재까지 국제상업회의소는 FOB 조건을 ‘~in the named port of shipment’, 즉 지정선적항으로 정해왔다. 그런데 그 지정선적항은 안타깝게도 현지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수입자가 지정한다. J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For BUSAN’으로 수출계약이 진행됐으나, 공장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운송비 부담이 증가했다. J사는 바이어에게 “제품을 부산항과 광양항 두 곳으로 나누어 선적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후 바이어는 도착지 운송인과 운임 계약 조건을 확인한 후, 부산항과 광양항에서만 선적한다는 조건 하에 ‘FOB KOREAN ANY PORT’로 과감히 선적항 조건을 변경해줬다. 
 
수출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FOB 선적항을 우리기업(수출자)이 지정하는 것이 좋다. 물론 수출기업이 “우리가 수출항을 지정하겠다”고 했을 때, 바로 동의하는 바이어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선적항을 두 곳 이상 지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FOB 계약을 맺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시도조차 안 해보는 기업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바이어를 얼마나 설득하느냐다. 무역은 ‘당사자 간의 거래’기 때문에 바이어만 ‘OK’한다면 우리 기업이 유리하도록 수출항을 지정할 수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좋은 포워더를 가려낼 수 있는 기준에 대해 질문했다. 정 교수는 “모두에게 적합한 물류기업은 없다”며 답변을 이어갔다. 우리나라에는 4000개사가 넘는 포워더가 존재한다. 동일한 수출입 조건을 가지고도 각각 다른 정보와 서류들을 제공한다. 만약 포워더가 “우리는 어떤 제품에 대해 아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거나 “어떤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면 이것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어디든, 어떤 제품이든 좋은 운임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면 이 주장이 100% 진실이라고 할 수 없다. 
 
포워더를 가려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복수 거래를 해보는 것이다. 포워더마다 ‘필살기’가 있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 이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우리 업체와 잘 맞는 필살기를 가진 업체를 찾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 물량이 적어 하나의 포워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인가 하는 것이다. 여러 핑계를 대며 소홀하게 거래하지는 않았나, 처음 이야기했던 가격과 청구가격이 다르지는 않았나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참가자는 CNF·CIF 조건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바이어가 도착지에서의 프리타임을 길게 요구해 물류비 부담이 늘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다. 정 교수는 단호하게 “그런 경우 해당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고 했다. 예를 들어 바이어가 “14Days가 불가능한 선사에는 물건을 싣지 말라”고 요구한다면, 수출자는 고민할 필요 없이 “그 문제는 도착지에서 바이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단정지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거래하고 있는 포워더의 도착지 파트너를 바이어에게 알려주고, 바이어 스스로 조율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대처다.
 
한편, 무역협회는 이런 중소 무역업계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지원코자 ‘수출입 물류 현장 컨설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방문해 맞춤형 컨설팅으로 수출입 물류 효율화 방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컨설턴트는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창고 운영사, 화재보험사, 관세사로 구성됐다. 사업을 통해 화주기업은 수출입 운송비 절감은 물론 FTA 활용 및 관세, 기업 보험 최적화, 창고 이용 효율화 및 부대비용 절감 등에 대해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화주기업이 컨설팅을 신청하면, 무역협회는 신청기업의 분야별 상담 수요에 따라 적절한 컨설팅 업체와 매칭해준다. 이후 컨설팅사는 화주기업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기초자료를 검토하고, 현장실사·맞춤형 컨설팅이 이뤄진다.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kita.net)에서 보다 자세한 정보 확인과 신청이 가능하다. 2019년 1차 접수는 4월 마감되며, 하반기에 참가자 모집이 한차례 더 예정돼있다. 



민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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