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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을 저가에 공급해 드릴 게요. 정품 및 모조품 종류별로 모두 가능합니다. 혹시 한국 화장품을 유통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위챗으로 연락하세요.” 중국 광둥성 선전 동문(东门) 뷰티미용 도매시장에서 만난 현지 도매업자가 필자한테 한 말이다.


선전 동문 화장품 도매시장 3분의 1 이상이 한국산 모조품을 팔고 있었다. 중국 일부 내륙시장의 경우 이미 원조가 짝퉁이 되어 가고 있었고,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조차도 짝퉁제품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필자는 틈나는 대로 중국 전역에서 짝퉁 한국산 뷰티 미용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현지 도매시장을 찾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한다. 대표적인 중국 뷰티미용 오프라인 도매시장은 크게 3개 도시 지역권으로 구분된다. 광둥성 광저우 싱파(兴发) 도매시장과 메이보청(美博城) 뷰티미용 도매시장, 선전 동문(东门) 뷰티미용 도매시장과 화창베이(华强北) 화장품 시장 그리고 허난성 정조우시에 있는 중원제일성이다.


광저우와 선전의 경우 정식으로 홍콩으로 수출된 제품이 보따리상(일명 ‘따이공’)에 의해 중국 본토에 유입되어 모조품과 혼합되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내륙도시인 정저우의 경우 모조품이 진품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 여러 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이다.


허난성 정조우시는 지리적으로 중국의 허리이자 내수 물류의 거점역할을 하고 있는 중부내륙의 주요 핵심 시장이다. 또한 정저우는 중국 최초로 지정된 국경간 전자상거래(跨境电商) 시범 지역으로, 수천 개에 달하는 중소형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활동하는 지역이다. 우리 소비재(B2C) 기업들이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주요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바로 이곳에 중국 내륙 최대의 화장품 및 생활용품 도매시장인 중원제일성(中原第一城)이 있다.


중원제일성은 2014년 설립된 이래로 2800개가 넘는 도매 유통점포들이 성업 중이다. 이 중 약 400~500 점포가 뷰티미용 관련 도매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점포 중 대부분이 한국 뷰티미용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정품이 아닌 이른바 ‘산짜이(모조품, 유사품의 별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설화수를 설화수의 후속 제품이라고 하며 설화수 산짜이 제품을 팔고 있었고, 정품 메디힐 마스크 팩과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 모조품을 팔고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중국 기업이 생산한, 한국과는 전혀 무관한 제품인데 버젓이 한국어로 표기하여 한국산 화장품으로 둔갑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어떤 화장품의 경우는 비록 한국어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맞춤법이 전혀 맞지 않았는데 이런 경우는 허다하다.


과거 중국에서 한국 마유크림이 인기가 있을 때 마유크림 정품을 유통했던 중국 유통상의 말을 들어 보자. “한국 마유크림의 중국 매출액 규모가 지난 5~6년간 대략 2조 원 이상 되는데, 그 중 70% 이상이 모조품일 겁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모조품을 만드는 공장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조금만 인기 있는 제품이 되면 바로 짝퉁 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화장품에서 시작된 중국 짝퉁시장이 이제 가공식품, 영유아 제품 등 기타 소비재 군으로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짝퉁시장을 막지 못하면 단순히 기업매출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 및 경제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매우 자명한 일이다.


한국산 모조품이 중국에서 불법 유통 판매는 대략 다음의 7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방식과 유통채널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①정품 화장품과 똑같이 제조한 브랜드 짝퉁 위조상품

②정품과 혼동될 수 있도록 비슷한 디자인 및 브랜드명으로 만들어진 산짜이 제품을 유통하는 형태 
③광둥 광저우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유통되는 저가 위조 한국상품 
④중국 내 매출 확대를 위해서 수입산 한국 화장품을 정품과 모조품을 섞어서 혼합 유통하는 형태 
⑤유통기한이 지난 수입 화장품을 중간 도매상들이 저가 판매하는 형태로, 유통기간을 불법적으로 수정하여 재유통하는 형태 
⑥짝퉁 화장품 판매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가격도 저렴하고 발각하기 어려운 짝퉁 샘플을 판매 유통하는 형태 
⑦한국에서 제조한 모조품을 밀수로 반입하여 중국에서 유통하는 형태

 

중국에서 유통되는 모조품 채널의 경우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형태의 짝퉁시장이 이제 타오바오를 중심으로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기업의 대응방안도 다양해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오프라인 짝퉁 도매유통시장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접근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모조품 단속 방법은 오프라인보다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단속이다. 따라서 단순히 모조품을 유통하는 현지 도매상을 단속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을 우리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흡수시키는 일종의 ‘역발상 비즈니스 방법론’이 필요하다. 이는 중국 모조품 판매 기업에 경고장을 발송해 우선 모조품 취급을 못하게 한 다음, 이들로 하여금 정품 유통을 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한국 브랜드사 모조품을 팔고 있는 유통상들을 정품 판매를 하도록 유도하여 새로운 중국 유통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근 국내 몇 개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이러한 역발상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온라인 대리상 및 경소상들을 흡수하고 있다. 화장품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국 소비재의 중국 수출은 이제 가공식품, 영유아제품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단기매출에 집중해 더 큰 시장을 읽어 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중국 시장에서 모조품 유통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수 있다. 그것은 중국 정부가 짝퉁 도매시장을 방관해서가 아니라 그 만큼 짝퉁 유통시장이 너무 방대하고 점조직화 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해결도구를 활용함과 동시에 우리기업 차원의 짝퉁시장을 활용한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사고 전환의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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