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지역감정이 있을까?

kimswed 2020.05.01 08:41 조회 수 :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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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3~36회에서 소개한 중국 남방과 북방 비즈니스의 차이점에 대해 계속 설명을 이어가 보자.


넷째, 언어가 전혀 다르다. 중국 방언은 크게 북방방언과 남방방언으로 구분된다.


북방방언은 수도 베이징을 포함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의 동북3성 지역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북방지역 한족의 60~70%가 사용했던 언어로 현재 중국 표준어의 근간이 되었다.


남방방언은 산악과 구릉지대 그리고 산과 강이 많아서 교류가 불편한 자연적인 원인으로 인해 다양한 지역 방언이 존재한다. 크게 ‘오(吳-상하이, 저장성)’ 방언, ‘상(湘-후난성)’ 방언, ‘감(贛-장시성 일부, 후베이성)’ 방언, ‘객가(客家-장시성, 광둥성 일부지역)’ 방언, ‘민(閩-푸젠성)’ 방언, ‘월(粵-광둥성, 홍콩)’ 방언 등 6대 방언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중국 남방지역은 외부적으로는 표준어를 사용하지만, 그들만의 지역방언 커뮤니티를 통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하고 공유한다.


특히, 월방언인 광둥어의 경우는 비즈니스 사용 범위가 방대해 활용도가 높다. 홍콩을 포함 동남아 화교권에서 광둥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중국본토 비즈니스를 넘어 홍콩 및 동남아 화교권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광둥어는 과거 춘추전국시대 패망한 월나라 사람들이 남쪽으로 이주해 오면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언어로 중국 본토 비즈니스를 위해 홍콩을 활용할 경우 광둥어를 할 줄 아는 것은 비즈니스의 윤활제가 될 수 있다. 홍콩인들은 표준어보다 ‘캔토니스(cantonese)’라고 불리는 광동어 커뮤니티를 매우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기에 광둥어를 할 수 있다면 사업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중국 남방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해당 지역 방언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지역 방언을 할 줄 안다는 개념은 유창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식사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 정도의 멘트만 할 수 있어도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중국사업 미팅에서 사전에 미팅 상대의 출신 지역을 체크하고 몇 마디 그 지역 방언을 습득하고 만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섯째, ‘우슈(武術)’ 혹은 ‘쿵푸(功夫)’라고 불리는 중국 무술도 남방과 북방에 따라 다르게 형성 발전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양쯔강 이남 지역은 남방무술, 이북지역은 북방무술로 구분된다.


중국무술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한족이 주로 거주했던 중원지역, 즉 북방무술을 의미한다. 중국무술의 역사와 특징을 잘 살펴보면, 남방무술은 주로 주먹을 쓰는 동작이 많고, 북방무술은 반대로 발과 다리를 쓰는 동작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신체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방민족은 체격이 장대하여 손과 발이 길고, 말을 타고 다니는 기마문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남방민족은 체격이 왜소하여 발보다는 빠른 손동작을 통한 권법을 연마하게 됐다. 중국본토 및 홍콩에서 ‘남방은 주먹, 북방은 다리’라는 뜻의 ‘남권북퇴(南拳北腿)’ 제목으로 무술 액션 영화 및 TV드라마로 여러 차례 제작된 바 있다.

 

남권북퇴 제목의 영화 및 TV드라마 포스터. 출처=바이두. 필자 제공.

 

 

 

만약 ‘주먹’과 ‘다리’가 싸우면 어느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을까? 당연히 파워가 있는 긴 다리가 이길 확률이 높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중원을 장악한 북방민족이 지배계층으로 대부분 권력을 잡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힘의 권력이 대부분 북방에 집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남방민족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장사’를 통해 부(富)를 축적하는 것이었다. 돈을 벌어 관직을 사고, 권력을 옆에 두는 것이다.


중국에서 유명한 지역상인이 대부분 남방지역에 분포되어 있음을 봐도 알 수 있다. 상하이, 저장, 광둥의 상인과 같은 남방상인들이 지금까지 그 영향력‧응집력과 규모 면에서 북방상인들보다 높게 평가받는 이유이다.


돈 버는 장사수단도 남방계가 북방계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예를 들어 저장성 원저우 상인의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중국의 유대인’,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원저우 상인이 있다.’ 등 원저우 상인들을 일컫는 다양한 표현들이 이를 웅변한다.


900만 명이 넘는 원저우 사람 중 약 300만 명이 자기사업을 하며, 해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원저우 중심가에서 ‘왕(王) 사장님’이라고 크게 부르면, 지나가는 성(姓)이 왕(王)씨인 사람의 3분의 2가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뒤돌아 쳐다본다고 한다. 규모가 크고 작을 뿐이지 모두 자기사업을 하는 사장들이다.


중국서점에 가보면 원저우 상인들의 성공철학을 다룬 경영·인문 도서들이 한 칸을 채울 정도다. 책 제목을 보면, ‘원저우 상인들은 왜 돈을 버는가?’, ‘원저우인들이 생각하는 것은 당신과 다르다’, ‘원저우 상인 따라 하기’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원저우 상인들의 사업 성공 및 창업경영철학을 소재로 다룬 TV 드라마도 여러 편 제작되어 방송된 바 있다.

 

 

원저우 상인을 소재로 한 TV드라마와 관련 도서. 출처=바이두. 필자 제공.


지난 5차례 칼럼을 통해 다양한 중국 남방과 북방 비즈니스의 특징과 차이점을 설명했다. 중국은 지역적 방대함으로 인해 각기 다른 지역적 비즈니스 특징을 가지고 있고, 56개의 다양한 민족들이 어우러진 다민족 국가임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당연히 중국도 지역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도 존재하는 지역감정이 중국처럼 크고 다양한 국가에서 없을 수 없다. 단지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 사회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각 지역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지역 사람들은 어떤 특징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지역상인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에 있어 기술적인 접근법보다 중국지역 비즈니스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제 말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중국 친구가 있다’는 표현보다는 ‘상하이 친구 혹은 산둥 칭다오 친구가 있다’라는 식의 구체적인 표현이 향후 중국 사업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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