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 리스크를 보는 방법(2)

kimswed 2020.05.23 06:48 조회 수 :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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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지난 41회 칼럼 CJ홈쇼핑 사례를 계속해서 설명해보자.

 


2004년 설립부터 2014년 거의 10년 동안 연매출 5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첫해 2004년 1억5000만 위안(약 260억 원) 매출액이 10년 만에 약 90억 위안(약 1조5500억 원)으로 성장하여 매출액이 10년 만에 약 6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급격한 중국시장 및 소비자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홈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중국 로컬 홈쇼핑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하이미디어그룹(SMG)이 유상증자를 통해 합자법인의 의결권을 늘리기 시작했다.


매출이 급속히 떨어지다 보니 합자법인 자금이 점차 부족해졌고, 의결권을 가진 상하이미디어그룹이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하게 되었다. 중국 <회사법> 규정상 주주총회 의결권이 자본 출자비율에 비례하기 때문에 증자가 반복될수록 CJ홈쇼핑이 주요 의결사항에서 배제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초창기 49% 지분이 26.8%까지 줄어들게 되었고, 2012년 지분 11%를 시세보다 낮은 금액인 약 500억 원에 팔면서 사실상 중국 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한때 국내 홈쇼핑기업의 대표적인 중국진출 성공사례로 불리었던 동방CJ가 중국시장 리스크와 신용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실패사례로 전락한 것이다. 그래도 대기업의 경우는 자체 법률 전문가 및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사전에 계약서 검토 및 중국법인 설립에 대한 전략적 비즈니스 접근을 진행할 수 있어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편이다. 자체 중국 전문가 부재 및 비용적인 측면에서 외부전문 컨설팅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저렴한 비용 혹은 정부 바우처 제도를 활용해 중국 사업에 대한 법적 검토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전반적인 중국 비즈니스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 및 컨설팅 조직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러한 기본적인 비용도 지불할 역량이 안 된다면 우선 정부 유관기관을 통해 기초적인 도움을 받고 좀 더 사전준비를 해야 한다. 중국 비즈니스는 전문성·리스크 대처능력과 시간적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괜히 섣불리 진행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중국 비즈니스 리스크(China Business Risk) 유형이다. 비즈니스 리스크는 다시 제어 가능한 사업리스크(Controllable Risk)와 제어 불가능한 사업리스크(Uncontrollable Risk)로 구분되어 진다.

 

제어 가능한 비즈니스 리스크(Controllable Business Risk)는 중국 내 관련 산업의 기술적 변화와 중국 로컬기업의 급격한 성장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중국 사업 리스크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쉽게 빠져드는 함정이기도 하다. 중국 특유의 비즈니스 관행이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리스크도 이 유형에 포함된다.


아직도 많은 국내기업들은 중국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기술 스케일업(scale-up)을 했는지를 불문하고, 그들의 성장속도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항상 빨랐다.


예를 들어,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P20 프로 후면에 카메라 렌즈 3개를 넣는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을 삼성 및 LG보다 먼저 출시했고, 최근 2020년 1분기 인도 13억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1위는 샤오미)에 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는 비보(ViVo)는 세계 최초로 별도 센서 없이 스마트폰 화면이 지문을 읽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한국보다 먼저 적용해 출시했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향후 이어지는 칼럼에서 자세히 애기할 예정이다.


미국, 독일 및 일본 등 IT 선진국의 우수한 제품을 모방해서 ‘짝퉁천국’이라 불리였던 중국이 높은 가성비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작금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진정한 중국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기업과 그들의 기술경쟁력을 과소평가하고 중국이란 부정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결코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내 착각과 좁은 편견 속에서 중국시장을 보지 말아야 한다.


2015년 4월 ‘중국산 소재장비의 국산화 및 국제화’ 라는 주제로 진행된 산관학 좌담회에 리커창 총리가 참석한 적이 있다. 리 총리는 “중국 대외무역 성장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대진대출(大进大出)’에서 ‘우진우출(优进优出)’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라고 강조한바 있다. 여기서 ‘대진대출(大进大出)’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부터 진행해온 이른바 ‘Made in China(中国制造)’ 전략으로 외국의 기술, 관리방법, 자금 등을 대량으로 유치하고, 생산된 완제품은 대량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는 경제발전전략을 의미한다.


리 총리는 R&D, 디자인과 판매는 외국에서 일어나고, 중국에서는 단순히 조립가공만 해서 대량으로 수출하는 전형적인 개도국식 발전모델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기업들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진우출(优进优出)’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선진기술, 선진우수 장비 및 소재부품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동시에 고품질·고부가가치 중국제품을 수출해야 한다는 ‘Intelligent Manufacturing in China(中国智造)’ 전략을 의미한다.


중국이 제조업 역량을 키우고 자국 브랜드 육성을 통해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진기술과 소재부품, 서비스를 적극 도입할 수밖에 없다. 중국시장의 함정이 리스크가 아니라 우리가 중국의 변화를 인식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리스크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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