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헌정영농조합법인

kimswed 2020.12.11 07:57 조회 수 :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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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들이 제 발로 찾아와 수입해 간 술

 

천둥산 박달재아래 충주시 샛강영길에 자리잡은 고헌정영농조합법인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포장되어 나오고 있다. [사진=김석경 기자]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이라는 회사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대개 ‘고헌정’이 무슨 뜻이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유명 여배우의 이름과 점 하나 차이여서 그 분의 회사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고헌(高軒)’은 김동학 고헌정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의 호(號)다. 그리고 ‘정(井)’은 우물이니 ‘고헌의 우물’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은 옛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바로 그 천등산 박달재 아래, 충청북도 충주시 샛강영길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이곳에서 천등산 자락의 맑고 깨끗한 물로 여러 종류의 술을 빚어 판매한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되는 모든 주류는 천등산의 미네랄이 풍부하며 맑고 깨끗한 지하 100m의 맥반암반수로 현대적인 양조기술과 시설을 통해 청주, 약주, 과실주, 일반증류주, 기타주류 등 여러 유형의 주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 김성열 이사는 고헌정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술의 경쟁력이 ‘맑고 깊은 맛’에서 나온다며 그 맛의 원천인 ‘미네랄이 풍부한 맑고 깨끗한 지하 100m의 맥반암반수’를 특히 강조했다.


술을 빚을 때 주정부터 양조기술까지 술맛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는데, 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래서 고헌정의 술은 맛이 깊고 술을 마신 후 뒤끝이 없다는 주장이다.

 

천등산 박달재 맑은 물로 빚은 술

 

김 이사는 이 같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사 제품의 술맛이 얼마나 좋은지를 증명하는 사례를 두 가지 소개했다.


하나는 호주로의 수출 사례. 2016년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은 호주의 한 바이어로부터 과실주를 수입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바이어가 우연히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의 과실주를 마셨는데, 그 맛에 반했으며 그래서 이 제품을 호주에 수입해 유통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수출을 해 본 적이 없는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은 수출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답답했던 바이어는 직접 필요한 인증 등을 진행하며 주도적으로 수입절차, 다시 말해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의 수출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시작한 수출이 지금까지 이 바이어에게만 매년 10만 달러 이상 이어지고 있다.


다른 사례 역시 해외 바이어다. 그는 미국에서 와인 유통을 하는 교포 사업가였는데 그 역시 우연히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의 술맛을 접하고 반했다며, 지난해 회사로 찾아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종(청주)을 좋아하는데 고헌정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동학’과 ‘차례주’를 마셔봤으며 맛이 좋아 수입을 하겠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해외 바이어들이 제 발로 찾아와 수입을 간청할 정도로 술맛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 하나. 김동학 대표는 2016년 자신의 호를 회사명으로 삼았고 지난해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청주 ‘동학’을 내놨다.

 

자신의 호와 이름을 회사명과 상표로 내세우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동학 대표는 주류업체의 대표이면서도 술을 못한다. 아예 못 하는 것은 아니고 한 잔 맛을 보면서 품평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술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희귀한 술들을 수집하는 게 취미일 정도다. 이 취미는 점차 술에 대한 갈망으로 변해 어느 날 ‘나만의 술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주류제품들. [사진=고헌정영농조합법인 제공]

 

매년 신제품 선보이고 이젠 마케팅

 

김 대표는 2012년 ‘봉쥬르영농조합법인’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해 생막걸리를 생산했다. 이 회사는 2014년 백주(증류주, 35도)와 청주 생산에 나섰고, 이듬해 ‘알밤막걸리’, ‘사과 먹은 아침이슬(과실주)’, ‘아침이슬 머금은 블루베리(과실주)’를 잇달아 내놨다.


2016년에 법인명을 지금의 고헌정영농조합법인으로 바꿨고 호주에 ‘사과 먹은 아침이슬’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해에 ‘망고바나나 막걸리’, ‘아침이슬 머금은 복분자(과실주)’, ‘로제드마틴 G20(와인)’, 비수리를 직접 달여 빚은 ‘천등산박달재야관문주(약주)’의 생산을 시작했다. 2018년 이 회사의 청주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판매주에 선정됐으며 호주 수출품에 ‘정인(情人·청주)’을 추가했다. 또 ‘동학1957(청주)’과 ‘요리하는 맛술’을 개발했다.


이때까지가 거의 매년 신제품을 쏟아낸 ‘개발의 시대’였다면 이후부터는 ‘사업 확장의 시대’다. 2019년 신제품 동학1957의 시판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2020년 기존의 백주를 ‘충주백주’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해 내놨다. 이와 함께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하고 농협하나로마트에 납품하는 등 국내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동학1957을 미 동부지역에 수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또 국내 한 업체와 과실주의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수출협약과 증류소주의 ODM 생산협약을 체결했다. ODM 방식 수출은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매달 1컨테이너 이상 진행되다가 최근 유럽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일시적으로 주춤한 상태다.

 

해외전시회에 참가한 고헌정영농조합법인 부스 전경. [사진=고헌정영농조합법인 제공]

 

첫 발 뗀 해외마케팅 “배우면서 시장 개척”

 

사업 확장과 함께 조금씩 자체 해외마케팅에도 나섰다. 2019년 중순 충청북도의 지원을 받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재박람회에 참가했다. 해외전시회 첫 참가였다. 이곳에서 제법 많은 바이어를 만나 상담을 했고 그 중 한 바이어와 청주, 일반증류주, 맛술 등을 수출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수출에 필요한 인증을 미리 획득해 놓지 않아 당장 수출은 어려웠다. 수출을 염두에 두고 미리 인증을 획득해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해외마케팅 전문가가 없던 초보 수출업체에게 해외인증은 너무나 어려운 장벽이었다. 이후 한국무역협회와(KITA) 코트라(KOTRA) 등에 문의해 해외인증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렵사리 미국 현지의 인증대행업체를 찾아내 이를 준비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미국의 인증기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수출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후 베트남 수출상담회에도 참가했으나 단가 등의 문제로 별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해외전시회나 상담회 참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와 디스플레이와 상담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배웠고 해외마케팅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점도 깨달았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은 현재 충북도청에서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 참여해 해외마케팅 ‘근육’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충북도 물류비 지원 사업도 활용하고, 외국어 카탈로그 제작이나 시장정보 제공사업 등도 이용하고 있다.


김성열 이사는 “주로 충북글로벌마케팅시스템(cbgms.net)으로부터 수출지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 모집 공고가 뜨면 우리 회사와 맞는 지원인지 확인한 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충청북도에서 배정한 수출자문관으로부터 수출에 필요한 기본 준비부터 실무까지 지원받고 있는데, 수출자문관은 초보기업에 정말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고헌정영농조합법인의 해외마케팅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창립 이후 주로 제품 개발에 주력했고 지난해부터 마케팅에 힘을 쏟으면서 해외에도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김동학 대표는 “현대적인 양조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천등산 박달재 자락의 맑은 물로 깨끗하고 맛 좋은 술을 만들고 있다”며 “세계 유명 고급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맛과 품질의 주류를 연구개발해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술을 제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석경 kskiss@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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