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러시아 화장품 시장

kimswed 2019.10.21 06:12 조회 수 :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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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와 폴란드 바르샤바로 ‘유라시아 무역사절단’을 파견했다. 사절단에는 국내 수출기업 18개사가 참가했다. 그중 15개사는 화장품 업체였다.

러시아에서는 현지 바이어 50여 업체와 국내 기업 간 135건의 1대1 상담을 진행하고, 현지에서 활동 중인 법률·회계·물류·뷰티 등 분야별 전문가 9명을 초청해 사절단 참가 기업들과 네트워킹 만찬을 개최하며 러시아 시장 진출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중 전명수 블라디보스토크 국립 경제서비스대학교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전 교수의 말에 따르면 2014년부터 러시아 시장은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소득의 10%를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소득수준 대비 화장품 구매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한 전체 시장의 70%를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는데, 보통 유럽산 화장품이 고급제품으로, 아시아산이 중고가 제품으로 포지셔닝돼있다. 그러나 서방의 대러제재가 지속되며 유럽산의 지명도가 낮아지는 추세며, 대체 제품으로 대만, 일본, 한국산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업계의 꾸준한 마케팅 활동 전개로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한국 화장품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진출한 업체에겐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신규 진출 업체에게는 틈새시장을 노려 진출할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러시아에서 화장품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연평균 5~10%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 색조화장품 중심으로 형성되던 시장은 점차 건강한 피부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고객이 직접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킨케어 제품 위주로 변화했다. 피부과 화장품 등 전문화장품군의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보급형 고급 상품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유통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수입상과 도소매상이 별도로 존재했다면, 최근에는 수입상이 소비자 니즈에 따라 소매유통까지 팔을 뻗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전 교수는 향후 러시아 화장품 시장이 수입상이 직접 수입 및 도소매까지 아우르는 시장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개유통보다는 해외 직수입·온라인 거래가 확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러시아는 국내 화장품 업계의 주요 5대 수출국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다. 주요 5대 수출국은 중국, 홍콩, 미국, 대만, 일본이다. 러시아는 최근 들어 10대 수출국으로 진입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교수는 제조와 유통마케팅이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러시아 사업에 적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 트레이딩만을 통한 대러 사업은 한계 국면에 달해 더 이상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이 온다면 현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현지 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단독 출자 법인 형태로 현지에 회사를 세워야 한다. 그러나 이를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제조과정 첫 단계부터 사업 마지막 단계까지 러시아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반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한 후,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임가공만 거치면 된다. 이럴 경우 관세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자사만의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어 제조와 서비스를 연계하는 데에 있다. 제품을 ‘메이드 인 러시아’로 만드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주도적인 유통마케팅 전개로 고객 니즈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트렌드를 읽고, CS나 연락사무소 등의 역할을 수행할 현지 회사가 필요하다.

전 교수는 “먼저 소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했다. 러시아에서의 통관, 세무, 마케팅 등은 한국과 또 달라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후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도 늦지 않다.

한편, 현재 러시아의 유통 트렌드는 크게 ▷대형화 ▷전자상거래 활성화 ▷PB 등 저가 유통시장 활황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구매력 감소로 인해 하향 소비가 확산되고 저가제품이 유입되면서 생겨난 트렌드다.

먼저, 소규모 상점이 감소하고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을 파괴할 수 있는 대형 유통체인이 많아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아 온라인 쇼핑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 유통사들도 저가시장을 노린 PB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경우 물류, 전자 결제 등 인프라가 발달함에 따라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된다. 비싼 물류비용과 배송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도로 인프라 확충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우체국도 서비스 품질 강화 등 물류여건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민간 택배서비스도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다.

아직까지는 전자결제 시스템이 미흡해 상품인도결제(Cash on Delivery) 방식이 권장되지만 최근 전자결제서비스가 출시되며 직불 및 신용카드 사용도 확대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8.5%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3년에는 시장규모가 2조6000억 루블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이 초기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민유정 기자 wtrade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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