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비즈니스(7)] 중국 숫자문화

kimswed 2018.12.28 05:44 조회 수 : 235

extra_vars1  
extra_vars2  

좋아하는 숫자 2, 6, 8, 9

싫어하는 숫자 3, 4, 7

 

 

중국인들의 숫자에 대한 집착은 남다르다. 특히, 중국인들이 8을 좋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8은 ‘빠(八)’라고 읽는데, ‘돈을 벌다’는 뜻의 ‘빠차이(发财)’와 발음(광동식)이 비슷해서다.

 


역사적으로도 1988년 8월 8일이 길일이라고 하여 결혼식을 제일 많이 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도 8이 연속적으로 들어간 8월 8일 저녁 8시 8분 8초에 시작했다. 중국은 큰 행사를 개최할 때 가능한 8이 들어간 날짜에 맞추려고 한다.


이와 같이 중국숫자와 비즈니스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와 싫어하는 숫자에 대한 이해는 중국 비즈니스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2, 6, 8, 9이고, 싫어하는 숫자는 3, 4, 7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좋아하는 숫자부터 어떠한 비즈니스 의미를 가지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2(二)는 ‘짝을 이루고 서로 화합하고 함께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쌍(双)이 들어간 단어들은 대부분 좋은 의미를 가진다. 원래 중국의 원시종교와 도교에서는 짝수를 길한 숫자로 여겼는데 2가 가장 먼저 나온 짝수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선물도 짝수로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짝수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리우’로 발음되는 6(六)은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숫자로 ‘순조롭게 잘 풀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루순펑(一路順風)’의 ‘루(路)’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좋아한다. 주의할 점은 후베이성이나 동북지역의 경우 6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동북지역의 경우 ‘리우(溜; 뺑소니 치다)’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손님을 접대할 때도 음식 수를 6이 되지 않게 준비한다.

 

자동차보다 번호판이 더 비싼 이유


8(八)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제품 마케팅에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면 88 위안, 888 위안 등 8로 끝나는 가격표를 흔히 볼 수 있다. 가격을 이렇게 붙여놓으면 깎기 좋아하는 중국인이라도 흥정을 하지 않고 그냥 물건을 사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쓰촨성 청두시 전화국에서 실시한 경매에서 888-8888이라는 전화번호가 한화로 약 4억 원에 항공회사에 낙찰된 사례도 있다. 중국은 자동차보다 번호판이 더 비싼 경우가 많다. 자동차 번호판이 8888일 경우는 대부분 경매로 몇 억 원에 낙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9(九)는 완벽함을 상징하는 숫자로 ‘오래가다, 장수하다’는 뜻을 가진 ‘지우(久)’와 발음이 같다. 때문에 9는 남녀의 사랑과 임금을 상징한다. 예를 들어,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 내 방 개수는 9999개이다. 자금성 입구 대문에 박혀있는 못의 개수도 가로 세로 모두 9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베이징 천단공원 계단도 9계단이다. 다시 말해, 왕은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왕이 있는 곳과 가는 곳은 모두 9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편 푸젠성 일대 및 동남아에 많이 살고 있는 화교들 대부분은 객가인인데 객가인들의 경우 결혼할 때 젓가락 아홉 쌍, 밥그릇과 찻잔 각각 아홉 개 등 일부 혼수 제품들은 9개로 맞추는 경향이 있다.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는 객가인들의 전통문화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좋아하지 않는 숫자인 3, 4, 7을 살펴보자.


우선 3(三)은 ‘싼’으로 발음되는데 ‘흩어지다, 헤어지다’의 ‘싼’(散)과 발음이 같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결혼 및 생일선물로 금기시 하고, 물건가격을 책정할 때도 3이 들어가는 숫자를 가능한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73세가 되는 어르신의 경우 고의로 나이를 한 살 줄여 애기하곤 한다. 이는 공자가 죽은 나이가 73세인데 과거 문화대혁명 시절 공자에 대한 예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기 두려움의 정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4(四)는 우리나라와 같이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가장 꺼려하는 숫자이다. 중국 SNS 상에서 상대방을 폄하할 때도 이런 숫자를 이용해 에둘러서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4(야오쓰)=要死(죽겠다)’, ‘714(치야오쓰)=去要死(나가 죽어라)’ 등 매우 다양하다. 84세가 된 어르신의 경우도 나이를 한 살 줄여 애기하는데 84세는 맹자가 죽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7은 중국에서 장례나 제사 연상


7(七)은 한국이나 서양에서는 행운의 숫자이지만 중국에서는 장례나 제사와 연관이 많은 숫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국에서는 ‘49제를 지낸다’라고 애기하는데, 중국에서는 ‘칠칠제(七七祭)를 지낸다’라는 표현을 쓴다. 7X7=49 결국 같은 개념인데, 여기에 7이 두 번이나 들어가 있다.


이처럼 중국 숫자에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중국 비즈니스는 이런 역사와 문화로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모 분유회사는 중국의 숫자문자에 담겨 있는 금기사항을 이해하지 못해 중국시장에서 실패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분유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하여 6개월이 지나도록 매출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회사 분유제품이 왜 중국에서 실패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분유의 제조일자와 유통기한 일자에 있었다. 제조일자의 경우 5월 24일이고, 유통기한은 11월 24일이었다. 5월 24일의 경우 중국어 발음이 ‘우얼쓰(五二四)’인데, ‘내 아들 죽는다’라는 뜻의 ‘우얼쓰(吾儿死)’와 발음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분유를 사는 부모입장에서는 꺼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유통일자 11월 24일의 경우 중국어 발음이 ‘야오야오얼쓰(一一二四)’ 인데, ‘아들아 죽어라(要要儿死)’와 발음이 비슷해 ‘이 분유 먹고 죽어라’라는 부정적 의미를 연상시킨다. 중국어에서 1(一)은 ‘이’와 ‘야오’ 두 가지로 발음할 수 있다. 결국 이 회사는 방출된 모든 분유를 수거했고, 그 사건 이후 가능한 부정적 의미가 없는 날짜를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으로 설정했다.


이문화에 대한 이해는 중국사업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기업들이 기억해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264 중국 유통시장 함정에 주의하라③ kimswed 440 2019.08.31
263 손세정제 등 의료용품, 북미시장 진출 기회 kimswed 411 2020.03.27
262 우리 기업과 맞는 포워더·운송 루트·선사 kimswed 389 2019.04.28
261 (주)키카 file kimswed 353 2017.09.23
260 쫑차오 경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kimswed 343 2022.01.13
259 화장품 상품 등록 베트남 kimswed 342 2019.06.20
258 성공하는 식당과 실패하는 식당, 그 차이는? file kimswed 333 2018.06.06
257 충북기업, 세계로 날다(11) 동일제약 kimswed 331 2018.12.14
256 베트남 진출 3년 차, ‘세관 조사’가 최대 걸림돌 kimswed 315 2019.05.27
255 코스웰코리아 북미시장 발판 K-뷰티 글로벌 kimswed 312 2019.04.25
254 ㈜엑스컴퍼니 kimswed 308 2019.03.14
253 농심의 ‘현지화 경영’ 사례에서 배우다 kimswed 307 2021.01.18
252 충북제품, 베트남 바이어의 마음을 훔치다 kimswed 284 2018.09.08
251 (주)글로리빈치] 수출은 비용과의 싸움 kimswed 284 2019.05.04
250 올해 선방한 태양광시장 kimswed 283 2018.10.24
249 (주)지오택] 이제는 B2C가 소비재 수출의 출발점 kimswed 282 2019.05.20
248 베트남 중가 여성 핸드백 시장 kimswed 280 2018.11.18
247 차이나 MOT를 잡아라 kimswed 277 2019.01.26
246 해외 기술이전 때 로열티 kimswed 277 2019.05.07
245 고헌정영농조합법인 kimswed 275 2020.12.11
244 OEM 기업도 ‘아마존 비즈니스’로 직접 B2B 거래 kimswed 274 2019.10.05
243 안전한 먹을거리에 눈뜨는 중국 kimswed 270 2019.07.13
242 인생도 투자도 직관과 사고를 통한 판단의 문제 file kimswed 267 2018.05.28
241 코스본 전자무역으로 신뢰를 쌓는 8가지 비결 kimswed 266 2019.04.10
240 탈선하는 베트남 신부들 kimswed 263 2018.10.23
239 ㈜유혜림디자인플레이하우스 한글과 캐릭터 결합한 ‘이응이’ kimswed 260 2019.04.22
238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동향 kimswed 259 2018.11.11
237 알렌 정의 마케팅 강의(51)] 가격 산정의 중요성 kimswed 256 2019.10.25
236 중국시장을 가위질하라(1) kimswed 248 2019.09.11
235 베트남 기업정보 쉽게 확인하기 kimswed 248 2020.07.18
234 중국 비즈니스 인사이트 임시정부 수립 100년, 후손들의 숙제 kimswed 245 2019.01.06
233 충북 기업 세계로 날다(9)] 넥스켐 kimswed 245 2018.12.03
232 분공사 vs 자공사의 차이를 아시나요? kimswed 244 2019.07.20
231 성진에스앤에프㈜] 100만 불 수출 kimswed 242 2019.03.26
230 파키스탄, 성분 좋은 한국화장품 인기 kimswed 239 2019.03.29
229 더테스트키친 수출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kimswed 238 2019.03.30
228 (주)서치라이트 에이치앤비 제주 해마로 K뷰티 열풍 이끈다 kimswed 236 2019.04.19
» 차이나 비즈니스(7)] 중국 숫자문화 kimswed 235 2018.12.28
226 충북기업 세계로 날다 비엔디 kimswed 235 2018.12.25
225 FTA 활용 성공 사례 자동차 부품 kimswed 235 2018.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