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의 돌파구, 야간경제

kimswed 2022.10.08 07:05 조회 수 : 7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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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춘절(우리의 설날), 5월 1월 노동절, 그리고 10월 1일 국경절 연휴가 3대 공휴일 특수 시즌이다. 일반적으로 7일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수많은 중국인들이 해외 및 국내 여행을 하고 그에 따른 엄청난 소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최대 성수기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7일간의 법정 국경절 연휴는 ‘제로 코로나’ 방역 대책이 장기화하면서 악화한 소비심리에다가, 10월 16일 20차 당 대회 준비로 인한 더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시행되면서 기존 중국의 국경절 연휴 특수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교통운수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에는 도로, 철도, 항공 등을 이용한 여행객이 연휴 전날인 30일 약 3400만 명, 연휴 첫 날인 1일은 3100만 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32.5% 및 33.5%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여행을 최소화하고, 여행을 가더라도 해당 도시를 벗어나지 말고 근교로 가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소비가 중국 GDP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경절 소비특수 시즌을 제한적으로 막아야 하는 중국 지방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의 대관식을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혼란에 빠질 경우 큰 오점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도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20차 당 대회가 끝나면 조금 완화된 코로나 방역정책이 나올 것으로 대부분 기대하는 분위기인 듯하다. 
 
중국 정부도 지속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인들의 반발이 한계에 도달했고, 또한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20차 당 대회 이후 소비경제 부양 및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각 지방도시별로 진행되고 있는 소비확대 정책이 좀 더 전국 차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야간경제(夜经济)와 노점경제(地摊经济) 활성화 정책이다. 
 
최근 들어 각 지방정부의 고위관리들이 야시장을 찾아 직접 돈을 내고 꼬치구이 등 길거리 음식을 사 먹거나 과일을 사면서 노점상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중국 지방TV 및 관영언론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예전에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다. 그 만큼 지방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직접 공산당 간부가 현장으로 나가 야간경제 및 노점경제를 살리라는 중앙정부의 무언의 지침이 있었을 것이다. 
 
▲2021년 8월 우한의 한 야시장 전경. [사진=신화/뉴시스]
노점경제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하던 2020년 5월 양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총리가 청년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점 및 소규모 상점 활성화를 언급하며 부각되었다. 
 
그러나 혁신 및 신흥산업 육성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추구하는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의 경우 노점경제 용어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공산당 내부에서도 대두되었다. 
 
또한 공산당 중앙선전부, 일부 관영 매체들은 노점경제가 경기회복에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도시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되며 국가의 이미지도 떨어뜨린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표명, 충돌이 있기도 했다. 그에 따라 베이징과 상하이는 위생과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점에 대한 철저한 단속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상하이시는 개정된 ‘상하이시 환경위생관리 조례’를 통해 오는 12월부터 부분적으로 노점 영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하이시 야간경제 공간배치 및 발전행동지침(2022-2025)’을 발표해 관광지 및 상업시설 밀집지역, 교통 요충지 등 구역별로 야간경제를 위한 공간을 재배치하여 야간경제와 체험 경제를 더욱 활성화 한다는 방침이다. 그만큼 중국 서민경제가 힘들고,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과거 리커창 총리는 쓰촨성 청두의 경우 노점경제를 통해 10만 명이 취업했다고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노점경제를 통해 서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부분적으로 해소하고, 실업자들이 노점경제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적인 것이다.
 
결국 노점경제의 규제완화는 자연스럽게 야간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및 미중간 탈동조화로 인해 침체된 내수 소비시장 진작을 위해 적극적으로 ’야간경제‘를 지원해 오고 있다. 야간경제란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이루어지는 여행, 쇼핑, 헬스, 문화, 요식업 중심의 현대화된 소비 서비스 확대 정책을 의미한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도시주민 소비습관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기준 하루 소비 중 60%가 야간에 발생하고, 대형 쇼핑몰의 경우 저녁 6시-밤 10시 사이 판매액이 하루 판매액의 50%를 초과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미디어 리서치(艾媒咨询)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중국 야간경제 시장 규모는 30조 위안(약 6000조 원) → 2021년 36조 위안(약 7200조 원) → 2022년 40조 위안(약 8000조 원)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매일 저녁 약 1000억 위안의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 도시 야간경제 영향력 보고서(2021)>에 의하면 충칭, 창사, 칭다오, 청두, 상하이, 베이징, 우한, 선전, 광저우, 천진 등 도시가 중국 10대 야간경제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비록 2022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영향을 받긴 했지만 대도시 중심으로 점차 24시간 오픈경제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성장공간을 모색하고 야간경제의 영역도 확산되며 소비를 활성화 할 것으로 보인다. 
 
야간경제는 온오프라인 통합된 개념으로 크게 4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쇼핑 활성화로 온오프라인 쇼핑 확대, 배달음식 증가, 라이브커머스 활성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알리바바 <야간경제 보고서> 자료에 의하면, 인터넷 쇼핑, 배달음식 등 중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야간 소비가 확산되고 있으며, 타오바오의 경우 저녁 9~10시 거래량이 가장 많으며, 거래량의 경우 하루 전체 거래량 대비 40.3%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모바일 동영상, 쇼트클립 시청이다. 
 
셋째, 야식 배달 서비스 영역으로 배달업체 ’어러머‘ 자료에 의하면 심야 시간대 음식 배달 주문량이 2020년 35%, 2021년 42%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넷째, 야간문화 서비스 영역으로 콘서트, 음악회, 연극영화, 박물관, 미술관, 관광지 야간 개장을 통해 주변 소비상권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야간경제 소비 주체가 20~30대로 중국 내수시장의 가장 주력군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도 정부의 야간경제 활성화에 동참하며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야간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향후 중국 지역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야간경제 시장이 형성되며 변화되고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여 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미국 듀크대학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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