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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 이어 타징지 비즈니스 이야기를 더 해 보자.

 

작년 8월 27일 미중 무역 전쟁의 포화 속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상하이에 중국 1호 매장을 열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1300대가량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에 진입하는 데에 세 시간 이상 걸리고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데에도 한두 시간 이상이 걸리자 결국 상하이 코스트코는 시민 안전을 위해 개장 5시간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우수한 제품을 할인된 비용으로 살 수 있다는 소문에 상하이의 아줌마 부대가 총출동한 것이다. 신선한 식료품과 온라인보다 저렴한 술, 화장품, 영유아 제품, 명품 패션제품과 가방들이 순식간에 모두 팔려 나갔다. 우리가 그동안 흔히 보고 들어왔던 중국 대륙의 소비 파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아줌마 부대’는 도대체 누구인가? 중국의 아줌마 부대는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젊은 아줌마 부대인 ‘라마족(辣妈族, Hot Mom)’ 두 번째는 중년 아줌마 부대인 ‘따마족(大妈族, DAMA)이다.

 

우선 젊은 아줌마 부대인 ‘라마족’은 누구인가? 라마족은 ‘맵다’는 뜻의 라(辣)와 ‘엄마’라는 뜻의 마(妈)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신조어로서 이른바, ‘매운 엄마’라는 뜻이다. 80~90년대 출생의 신세대 엄마들로서 일정한 경제력을 갖추고 패셔너블해 겉보기에는 엄마 같지 않은 젊은 엄마들을 의미한다. 결혼하고 자녀가 있는 젊은 신세대 엄마, 일종의 ‘미시족(Missy)’이라고 볼 수 있는 소비계층이다. 
 

중국 내 라마를 소재로 한 드라마 및 관련 쇼 프로그램. [이미지=박승찬 제공]


라마족은 홍콩 및 캐나다 등 지역에서 분유를 집단으로 사재기했던 소비군으로 유명하다. 당시 사재기로 인해 정작 현지 거주 젊은 엄마들은 영유아 자녀를 위한 분유 등 유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해서 화제가 됐다. 라마족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매우 핫한 유행어로 드라마 및 쇼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중국 라마족의 소비파워를 알 수 있는 국내 유제품의 중국 수출사례를 들어보자. 중국의 대형 온라인 식품 오픈마켓 중 하나인 ‘이하오뎬(1号店, Yihaodian)’이 가지고 있는 세계 기네스 기록이다. 본래 중국본토기업인 이하오뎬은 2015년 월마트에 의해 인수되었다가, 다시 2016년 6월 징둥(JD.com)에 의해 인수된 식음료(H&B) 수입 전문온라인 오픈마켓이다.

 

이하오뎬은 2014년 3월 8일 중국 부녀자의 날을 기념하여 30개 컨테이너에 담긴 60만 개의 수입 신선 우유 판촉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정확히 52분 25초 만에 60만 개의 신선 우유를 완판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신선 우유를 판 기록으로 기네스 기록에 올라갔다. 자신감을 얻은 이하오뎬은 또 60만 개의 신선 우유를 수입했고, 대대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4분 48초 만에 60만 개를 모두 팔아치웠다. 새로운 기네스 기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하오뎬의 수입 신선 우유 판매를 위한 프로모션 행사 홍보물. [이미지=박승찬 제공]

 

 

 

 

여기서 2가지 궁금점이 생긴다. 첫째, 60만 개의 신선 우유가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수입되었는지다. 놀랍게도 서울우유, 매일우유, 연세우유, 남양우유 등 대부분 한국산 신선 우유였다. 중국에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우유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새벽에 국내공장에서 출하되어 인천 및 평택항만을 통해 산둥성 칭다오를 통해 수출된 한국산 신선 우유는 바로 중국 전역의 오프라인 유통매장으로 배달된다. 양국 간 지리적 근접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 등 외국계 신선 우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둘째, 도대체 누가 세계 기네스 기록을 세울 정도로 수입된 신선 우유를 구매하는가? 그 주인공이 바로 젊은 신세대 엄마인 ‘라마족’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과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라마족들이 자기 자녀에게는 수입 신선 우유를 마시게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원래 7-14일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 우유보다 3개월 이상 보관해도 마실 수 있는 멸균우유가 발달한 시장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웰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신선 우유를 마시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붐을 타고 매일‧서울‧남양‧연세 등 많은 국내 유제품 기업들이 신선 우유를 지속해서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유제품 기업들의 성공사례에서 보았듯이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경쟁력이 기술이든 거리의 근접성이든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이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핵심을 정확히 타게팅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우리 제품을 누구에게 팔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학습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자, 이제 두 번째 아줌마 부대인 ‘따마족’에 대해 알아보자. ‘크다’라는 뜻의 따(大)와 ‘엄마’를 뜻하는 마(妈)가 합쳐진 용어다. 중국의 큰손 아줌마라 불리는 소비계층으로 40-50대의 중년여성들을 말한다. 이른바, ‘따마 경제’는 78년 개혁개방 이후 축적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부동산, 황금, 주얼리 및 핸드백 등과 같은 사치품을 사들이는 중국 중년 아줌마들의 소비 파워를 의미한다.

 

이러한 따마 경제는 글로벌 소비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중국 소비시장에서 ‘따마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는 비즈니스 격언이 있을 정도다. 2010년 영국 타임지는 미국의 스미스 부인, 유럽의 소피아 부인,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 한국의 강남 아줌마가 있다면, 중국에는 따마가 있고 따마에 의해 글로벌 소비시장이 변화하리라고 전망한 바 있다.

 

따마족은 집단적인 사고와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고, 합리적이면서 체면 문화에 익숙한 소비계층이다. 따마족은 과거 제주도 부동산 투자의 주요 구매자 및 가상화폐 비트코인 주요 투자자로 빠른 재테크 정보력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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